대균열을 향한 유저들의 끊임없는 도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주에는 세계 최초로 1인 플레이에서 50단계의 대균열을 돌파한 유저가 등장하였습니다.

한국에서 최초로 등장한 50단계 돌파 직업은 악마 사냥꾼이었습니다. 그로부터 불과 하루 만에, 현재 입지가 다소 좋지 않은 직업으로 평가받는 야만용사가 1인 대균열에서 50단계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해냈습니다.

이러한 대균열 신기록 수립과 함께 4인 대균열 파티 기록 단축에 쓸 수 있는 치명적인 버그가 발견되어 유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는데요, 상위 랭킹 돌파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이 버그를 두고 많은 유저들이 설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대균열과 관련된 소식으로 시끄러웠던 한 주,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지금부터 함께 확인해보겠습니다!



▣ 대균열 50단계 돌파 용사 등장!

지난 10월 17일,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1인 대균열 50단 돌파 기록이 탄생했습니다.

최초로 50단계의 대균열을 돌파한 유저는 '너에게난' 이라는 배틀태그를 사용하는 악마 사냥꾼 유저였습니다. 이 소식은 한국은 물론, 해외 커뮤니티에서도 소개할 만큼 화제가 되었습니다.



▲ 10월 17일 50단 대균열을 돌파한 '너에게난' 유저의 순위표



최초로 대균열 50단계를 정복한 너에게난 유저는 이미 4인 파티에서도 52단계를 돌파하여 월드 랭킹 1위를 놓고 세계 각지의 플레이어와 경쟁하는 악마 사냥꾼 유저입니다.

세팅을 보면 습격자 세트를 기반으로 덫 지옥 등 일반적인 구상 번개 악마 사냥꾼의 졸업 세트를 갖추고 있으며, 지속 기술은 맞춤 개조와 매복, 침착한 조준, 약자 도태를 조합하였습니다.

전설 보석은 모두 50등급 이상의 갇힌 자의 파멸과 태극, 강제자를 착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현재 저장된 세팅이 기반이 되는 만큼 50단 돌파 당시의 스킬 세팅은 다소 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 너에게난 유저의 아이템 세팅

▲ 너에게난 유저의 기술 세팅



그러나 1인 대균열 50단 돌파 소식이 들린 지 단 하루 만에 월드 랭킹 1위가 바뀌게 되었습니다.

10월 18일 50단계를 두 번째로 정복한 유저는 한국 서버에서 '치타맨' 이라는 배틀태그의 야만용사 유저였습니다. 이 유저는 종전의 기록을 2분가량 단축시킨 12분대에 50단을 돌파하였으며, 50단 돌파까지의 과정을 인벤의 영상관에 올려 많은 유저들의 축하를 받았습니다.



▲ 치타맨 유저의 야만용사 50단계 돌파 영상 (Kalitz 유저의 게시글)



세팅을 살펴보면 래코르 세트를 중심으로 용광로와 악의 감시자, 카시우스의 자긍심 등을 갖추면서 재사용 대기시간 감소를 42.3%까지 확보한 '돌진 야만'의 졸업 세팅을 갖추고 있습니다.

싸움꾼-격노한 광전사-불카토스의 은총-광란의 지속 기술과 맹렬한 돌진을 중심으로 하는 기술 세팅을 보여주고 있으며, 신속의 곡옥과 유예, 갇힌 자의 파멸을 조합하여 생존력과 피해량을 모두 안배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메시급 컨트롤이라는 찬사와 함께 치타맨 유저가 세운 12분 29초의 기록은 10월 21일 현재까지 월드 랭킹 1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아직 유럽 및 북미 서버에서는 50단계 돌파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확장팩 적용 이후 전보다 다소 암울한 시기를 걷고 있었던 야만용사 유저들에게 이번 월드 랭킹 1위 등극은 자존심을 크게 고무시켜주는 소식이 되고 있으며, 다소 입지가 약한 파티 플레이에서의 세팅 연구도 함께 진행되고 있는 만큼, 파티 플레이 조합에서도 좋은 성과가 나오길 기대해보겠습니다.



▲ 치타맨 유저의 아이템 세팅

▲ 치타맨 유저의 기술 세팅



▣ 4인 대균열에 치명적 결함이 있다? 파티 플레이 버그 발생

1인 대균열 50단계 돌파 유저가 2명이나 탄생한 것과 달리, 4인 파티 플레이에서는 버그를 이용한 기록 단축 방법이 공개되며 유저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가 되었습니다.

이 버그는 4인 파티원으로 진행도를 99%에 가깝게 채운 이후 1명을 제외한 나머지 파티원들이 방을 나가고, 남은 1명의 파티원이(보통은 처치가 빠른 악마 사냥꾼) 균열 수호자를 생성하면 1인 기준으로 생성된 균열 수호자가 생성되는 것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균열 수호자 이외의 경우에는 해당 단계를 그대로 플레이하지만, 고단에서는 길면 1~2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거나 클리어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알려진 특정 균열 수호자도 생각보다 쉽게 처치할 수 있게 됩니다.



▲ 몇몇 보스의 경우 고단에서 만나면 비명을 자아내게 한다.
이런 수호자의 생명력이 1인 기준이 되면 수월하게 돌파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이 버그가 공개된 이후 유저들 사이에서 고랭크에 위치한 타 플레이어들에 대한 불신감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이 버그를 이용하면 균열 수호자의 처치에 필요한 최대 1~2분가량의 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되며, 이와 같은 방법을 통해서 랭킹에 오른 유저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많은 파티 플레이어들이 의심의 눈초리를 받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와 같은 방법을 이용한다고 해도, 대균열 완료에 필요한 99%까지는 플레이어들의 스펙과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다만 마지막 1%를 버그를 통해 기록을 단축시킬 여지가 있다는 것도 분명하며, 상위 랭커 중에서도 실제 이러한 방법을 이용한 유저가 있었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러한 플레이의 여지로 인해, 또 실제 플레이 사례로 인해 그들이 플레이 한 나머지 99%가, 그리고 정당한 루트를 통해서 랭킹을 달성한 다른 유저들의 노고가 의심을 사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 고단 대균열 돌파를 위해 플레이어들의 노력이 의심을 사게 되었다.



사실 이 버그 이전에도 대균열에 대한 불신이나 불만은 상당히 많았습니다.

'순위표'를 통해서 공식적인 기록과 순위를 산정함에도 불구하고 기록 달성에 맵의 우연성과 신단의 우연성(특히 도관)이 크게 개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록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와 관련된 사항은 실제 블루 포스트를 통해서 향후 이러한 영향력을 줄여갈 것이라 개발자가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패치로 급변하는 직업 밸런스로 직업 간 대균열 돌파 가능 한계치가 크게 차이 나는 것은 물론, 파티 플레이상에서 특정 직업만이 구성되는 점도 유저들의 주요 불만 사항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대균열은 '순위표' 시스템과 결합해 유저들 간의 경쟁을 장려하는 일종의 '엔드 콘텐츠'로 제공된 시스템입니다. 그런 곳에서 다양한 버그와 우연성이 공존하고, 또 일부 직업에 편중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은 '순위를 통한 공식 집계'라는 의미를 크게 실추시키는 부분이라 하겠습니다.



▲ incgamers에서 조사한 10월 7일 기준 US서버의 직업별 상위 1000위 기록 그래프
벌어진 직업 차가 점차 심화되고 있는 것도 대균열에 대한 주요 불만 중 하나이다. (클릭 시 확대)



사실 이 버그는 이용 방법이 그렇게 복잡하지 않은 만큼, 수정도 빠르게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위에서 말한 맵의 우연성과 신단의 우연성도 현재 일부 조정된 상태이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수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터지는 것을 막고 악용되는 것을 없애는 형태의 근시안적 수정보다는, '엔드 콘텐츠'와 '공식 순위'라는 격을 상실한 대균열의 근본 시스템 수정에 초첨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대균열은 거의 한계점에 도달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획기적인 아이템이 도입되거나 기술 변화가 있지 않는 한 현재 수치 이상의 대균열은 점점 돌파하기 어려워질 것이고, 현재 벌어진 직업간 격차도 점차 굳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임시적으로 유저의 불만을 '막는' 것이 아니라, 유저의 불만을 '해소' 할 수 있는 대균열의 조정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