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가 혼잡하기로 소문난 커츠 서버는 바포메트, 오크 서버의 주요 전투 혈맹이 대거 이주해오면서 50개의 서버 중 가장 치열한 전투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타 서버의 크고 작은 여러 전투 혈맹이 커츠 서버로 이주할 것'이라는 무성한 소문이 들릴 정도. 게다가 '전투 축 서버'라 불리면서 많은 유저들이 몰리고 있다.

이번 커츠 서버 공성전의 관전 포인트는 똘끼 연합의 기란 성 수성과 낭랑 연합의 성 탈환 여부. 붉은 기사단의 공격이 똘끼 연합을 향한 가운데, 낭랑 연합은 어디로 향할 것인지 공성 시작 전부터 치열한 정보전이 계속되었다.

발라카스 서버의 붉은 기사단은 기란 성을 공격할 차례였다. 이미 수차례 붉은 기사단을 막아낸 성과가 있는 발라카스 서버의 라인 연합은 여유로운 모습으로 붉은 기사단을 맞이했다.


▲ 세월호 실종자들의 무사 기원을 소망하는 유저들의 호칭들.




■ 약점을 파고든 전략, 붉은 기사단의 무력함을 보여주다. - 발라카스 서버

발라카스 서버의 성 라인은 발센의빛, 최강영웅천하, 조선천하, 스카이제국 혈맹 등이 대표적이다. 성 라인의 강세 서버중 하나로 오랫동안 3성을 점령하여 그 위치를 굳건히 했다. 이따금 붉은 기사단에게 성을 내주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완벽한 수성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의 주요 수성 전략은 인해전술을 동반한 붉은 기사단의 위장 가입이다. 수성 측은 성문 안쪽에서 내부 바리케이드를 굳건히 하고, 붉은 기사단에 가입한 동맹 혈맹은 외부 바리케이드를 구축한다. 남은 동맹 혈맹은 별동대 역할로 메스 텔레포트를 이용, 붉은 기사단의 측면을 공격하는 전략이다.


▲ 스카이제국 혈맹의 붉은 기사단 바리케이드.


이러한 전략의 이점은 크게 2가지가 있다. 붉은 기사단에 위장 가입하여 첩자 역할을 하는 혈맹의 바리케이드는 무적이라는 것. 붉은 기사단의 일원 효과와 수호성의 버프까지 챙겨 아군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한다. 게다가 표면적으로는 붉은 기사단에 소속이기에 수호성과 활피단 NPC의 공격을 받지 않는다.

즉, 오로지 일반 유저만 이들을 격퇴할 수 있는 것. 이렇게 되면 수호성과 활피단 NPC는 공격할 대상을 찾지 못하고, 자연스레 성문 안쪽으로 진입해 버리게 된다.


▲ 다수의 붉은 기사단 NPC가 소환.

▲ 스카이제국 혈맹을 뚫고 외성으로 진입. 그러나 외성 안에서 몰살 당한다.


수호성을 비롯한 활피단 NPC가 외성 안쪽으로 진입하면, 수성 혈맹이 일반 유저의 방해 없이 안정적으로 NPC들을 처리할 수 있다. 붉은 기사단에 위장 가입한 첩자들이 외성 문을 막고, 동맹 혈맹의 별동대가 외성 밖에서 난전을 유도하기 때문. 이쯤 되면 세금 분배를 포기하고, 공성 지역을 이탈하는 유저들이 대거 등장한다.

이 전략의 가장 위험한 순간은 공성 종료 10분 전, 약 60여 마리의 활피단 NPC가 소환될 타이밍이다. 이때는 수성 측이 외성 문 안쪽에 바리케이드를 쌓고, NPC들의 공격을 받아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붉은 기사단의 첩자 역할을 한 동맹 혈맹과 별동대를 이용하여 한 마리씩 일점사하여 처리하면 완벽한 수성이 가능하다.


▲ 조선천하 혈맹이 외성 밖에서 붉은 기사단과 대치하는 모습.

▲ 최강영웅천하의 소수 병력이 투석기를 파괴하고 있다.


이런 전략으로 기란 성 수성에 성공한 발센의빛과 조선, 최강영웅천하, 조선천하, 스카이제국 혈맹은 자신들의 굳건한 위치를 지켜내는 데 성공했으며, NPC가 소환 대기 중일 때 오크 요새를 급습, 3성을 통일하여 라인의 명성을 되찾았다.


▲ 최후의 붉은 기사단 공격. 하지만 성 라인에게 전멸 당하고 만다.




■ 똘끼 연합의 파죽지세, 3성을 통일하다. - 커츠 서버

커츠 서버의 붉은 기사단이 드디어 기란 성으로 향했다. 그동안 낭랑 연합이 보여줬던 기란 수성의 모습을 똘끼 연합이 보여줄 차례. 기란 성을 점령중인 파란 똘끼 혈맹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로즈, 강인, 만만 혈맹의 이갑으로 1선부터 6선까지의 단단한 바리케이드를 구축했다.

켄트 성은 지난주 똘끼 연합의 수성 포기로 붉은 기사단이 소유한 상태였고, 오크 요새는 똘끼 연합의 삼국 혈맹이 수성하는 상황이었다. 똘끼 연합은 기란 성이 더 중요하기에 주요 병력을 기란 성에 배치, 켄트 성은 빨간 똘끼 혈맹만 공격하기로 했다. 즉, 켄트 성은 낭랑 연합에 내줄 생각이었던 것이다.


▲ 3중 바리케이드로 수성을 대비한 파란 똘끼 혈맹 - BJ 성태


공성 시작 전부터 무수히 많은 유저들이 기란 외성 바리케이드를 향해 화살을 퍼부었다. 일반 유저들의 기세가 매우 높았다. 하지만 공성전이 시작되자마자 똘끼 연합이 일점사로 수호성 크리스터를 무력하게 만들며, 붉은 기사단의 기세를 단칼에 꺾어버렸다.

수호성과 활피단 NPC의 도움 없이 순수 일반 유저들 만으로 외성 바리케이드를 뚫는 건 달걀로 바위치기나 마찬가지. 파란 똘끼 혈맹의 활피단과 지원조는 군주 BJ 성태의 지휘로 일사불란한 모습을 보였다. 수 없이 공격해 들어오는 유저들을 빠르게 일점사하여 격퇴했다.


▲ 크리스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전선을 이탈하게 된다. - BJ 성태


파란 똘끼 활피단의 화력은 명불허전이라 불릴만했다. 외성 문 입구에는 진입을 시도하다 실패한 유저들의 시체가 수북히 쌓이고, 또 쌓였다. 결국, 파란 똘끼 혈맹이 50분 동안 붉은 기사단의 공세를 막아내며, 기란 성을 지켜냈다.

켄트 성은 빨간 똘끼 혈맹이 낭랑 연합을 물리치고, 켄트 성을 먼저 점령하는 공을 세웠다. 오크 요새를 완벽하게 막아낸 삼국 혈맹의 빠른 지원이 낭랑 연합의 외성 진입을 더디게 했기 때문. 결국, 똘끼 연합이 기란 성과 오크 요새 수성에 성공하고, 켄트 성까지 탈환함으로써 3성을 통일하는 쾌거를 이뤘다.


▲ 외성 밖 무수히 많은 시체들. - BJ 성태




■ 더 이상 변수는 없다. 우세한 전력과 기발한 전략으로 이뤄낸 3성 통일.

커츠 서버와 발라카스 서버 모두 한 라인이 3성을 통일하는 쾌거를 이루면서 자신들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반대 세력은 성을 잃고서 급격히 세력이 약화하는 등 열세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이네 서버도 마찬가지. 배트맨 혈맹이 켄트 성 수성에 성공하고, 무극 혈맹이 오크 요새를 점령하면서 자존심을 회복했다. 특히, 배트맨 혈맹은 그동안 붉은 기사단 수성에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으나, 명품 혈맹의 도움으로 수성에 성공. 본래 켄트 성의 성주임을 각인시켰다.


▲ 외성 밖 공격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붉은 기사단. 배트맨 혈맹은 켄트 성 수성에 성공했다.


각 서버의 공성 흐름이 성 혈맹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성 혈맹의 위장 가입으로 인해 붉은 기사단의 약점이 적나라하게 노출되어 버렸다. 반왕의 최대 무기였던 붉은 기사단은 오히려 독이 돼버렸다. 다음 공성전도 이번과 같은 양상일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성 혈맹의 전략을 파훼하려면 일반 유저들의 적극적인 참여밖에 없다. 사소한 행동이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여러 변수가 존재하는 만큼, 공성전이라는 거대한 판이 어떻게 뒤집어질지는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

다음 주에 있을 공성전. 저렴한 사냥꾼의 활이라도 좋으니 바리케이드에 활시위를 당겨보는 건 어떨까. 공성전의 판을 만드는 건 NPC가 아닌, 일반 유저들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