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 아니 얼음의 신 시바와 신규 잡 닌자 등이 추가되는 2.4 업데이트가 약 4일 남은 가운데, 그간 오랜 기다림에 지친 유저들에게 이상증세가 나타나고 있음을 포착했습니다. 콕 찝어 말하자면 사보텐더 서버 유저들의 상태가 좀 이상합니다!

발단은 어제인 12월 10일, 오후 6시 경에 자유게시판을 통해 게재된 글이었습니다. "오늘 22시에 OME(오 마이 아이즈) 콘테스트가 개최됩니다." 라는 제목의 이 게시물은 무려 총상금 400만 길을 걸고 '눈갱'에 소질있는 사람들을 모집하고 있었습니다.

익명의 모험가들과 낚시클럽 링크쉘의 후원까지 받아 개최된 게릴라 콘테스트! 하지만 현장에 직접 가보기 전까진 호기심과 동시에 의구심이 들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유저가 개인적으로, 그리고 당일 갑자기 공고를 올린 콘테스트에 과연 사람들이 모일까? 참가자는 제대로 구할 수나 있을까?

매우 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 어쩌면 깜짝 놀랄만한 풍경을 한가득 담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떨리는 두 손으로 안구세척제를 주머니에 챙겨넣고 사보텐더 서버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 [사보텐더] OME 콘테스트 공고 및 포스터 보기




OME 콘테스트가 열리는 장소는 그리다니아 구시가지의 야외음악당이라고 합니다. 취재용으로 미리 만들어둔 사보텐더 캐릭터로 접속을 했습니다. 마침 캐릭터 직업이 궁술사라서 그리다니아에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이야기지만, 이때 사보텐더 서버는 캐릭터 생성 제한 상태라 다른 서버 유저들은 콘테스트를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었다고 하네요.

두근대는 마음을 가다듬으며 천천히 야외음악당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리다니아 신시가지에서 구시가지로 옮겨오면서부터 채팅창을 통해 콘테스트 현장 상황을 알 수 있었습니다. 참가팀이 모자라 콘테스트 시작을 15분 연기한 상태인 것 같았습니다.

야외음악당에 도착하자 예상보다 훨씬 많은 관람객들이 현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음악당 가장 끝의 무대 위에서는 콘테스트 주최자인 'Namenlos' 유저를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콘테스트 취지와 전혀 다르게 본인은 아주 상식적인 옷차림을 하고 있어 충격이었습니다.


▲ 무대 위에서 콘테스트 준비 중인 Namenlos 유저


콘테스트 진행 방식은 간단했습니다. 행사 시작 시간인 오후 10시 15분까지 개인, 혹은 팀을 이루어 참가자 등록을 한 뒤, 주최자의 호명에 따라 무대에 나와서 관객들의 눈을 공격하면 되는 것이죠.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단순히 괴상한 복장을 한 유저들이 나와서 춤이나 추다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지만, 참가자들의 실력은 상상을 뛰어넘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상대할 관람객들의 내공 역시 만만치 않아 보였습니다. 참가 신청 안 하고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싶을 정도의 뷰티 게이지를 보유한 유저들이 상당수 있었거든요. 본격적인 OME 콘테스트를 즐기기 전에, 당시 안구 테러를 당해야만 했던 관람객들의 모습부터 감상하시죠!


▲ 콘테스트 시작을 기다리고 있는 관객들

▲ 음? 이미 우승자 나온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 멋진 기린이야... 엘레젠도 커마를 잘 하면 이렇게 된다

▲ 무대 앞에서는 참가 신청 중인 루가딘들을 볼 수 있다..

▲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고 봉춤을 추기 시작한 관객

▲ S급 마물인가...? 녹색의 크고 아름다운 뭔가가 보인다

▲ 여유롭게 가장 뒷좌석에 앉아 있는 모그리 가족


정신없이 관객들 모습을 구경하고 있다보니 어느새 10시 30분이 되어 본격적인 OME 콘테스트가 시작됐습니다. 상금은 총 400만 길로, 1위에게 200만, 2위에게 100만, 3위에게 50만, 마지막으로 인기상을 받은 유저에게는 50만 길이 수여된다고 합니다.

주최자가 호명한 참가자가 무대에 나와서 한바탕 무언가를 보여주고 나면, 관객 중에서 임의로 뽑힌 세 명의 심사위원이 각각 10점 만점 기준으로 점수를 매깁니다. 그리고 이 세 명의 점수를 합한 수치가 가장 높은 참가자가 1위가 되는 방식이었습니다.

다만 심사위원들마저 예능 분위기에 취하다보니 심사 기준이 수시로 바뀌거나, 자신에게 키스를 시도했다는 이유로 점수를 낮게 주는 등, 여러 우스운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 무대에 오른 루가딘 유저 피잉크. 엄청난 안무로 인기상을 받게 된다


참가자 중에는 자신의 캐릭터 겨드랑이가 까만 것을 자랑하거나,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전화는?" 등의 부장님 개그를 선보인 유저들도 있었는데요,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아, 참고로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전화는 무선전화라고 합니다.


▲ 박수 칠 때마다 까만 겨드랑이가 드러나는 기며니 참가자

▲ 그렇다고 합니다. 무려 정답자도 있네요


콘테스트가 밤 12시가 넘어서까지 진행됐기 때문에 정말 많은 해프닝이 있었는데요, 지면 관계상 주요 우승자들과, 간발의 차이로 수상에 실패했지만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준 참가자들을 일부 선별해서 영상으로 직접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아래는 OME 콘테스트의 하이라이트입니다.


■ 만장일치로 인기상! '피잉크'

뷰티 게이지 넘치는 피잉크 유저는 헐벗은 루가딘으로, 뭇사람의 눈을 찌푸리게 하였으며 과감하고 세련된 안무로 인기상을 받았습니다. 다만 무대를 마친 뒤, 평소 마음에 두고 있던 '홍블리' 유저에게 영원의 언약식 고백을 했지만 차이고 말았죠.

아래 영상은 콘테스트가 끝난 뒤, 슬픔에 잠겨 쓸쓸히 앉아 있던 피잉크 유저를 일으켜 세워 촬영한 것입니다. 마음의 상처를 내색하지 않고 안무에 열중하는 그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 엘레젠의 희망, '코클레아'

유일한 엘레젠 참가자였던 코클레아 유저는 엘레젠이 아니면 보여줄 수 없는 매끄러운 육체미를 과시했습니다. 특히 벗은 몸 위에 모그리 부츠를 매치해서, 겨울이니 춥지 않도록 건강에 신경 쓰는 디테일도 보여줬습니다.





■ 부두교에 너무 심취하지는 말게, '둠바'

휴런이라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는 커스터마이징의 소유자 '둠바' 유저입니다. 그는 부족원을 모집하러 나왔다면서, 휴런 부족 의식에 쓰이는 춤사위를 보여줬습니다. 특히 이날 보여준 무빙 댄스는 그에게 OME 콘테스트 2위 수상의 영광을 안겨주게 됐죠.





■ 예술의 경지에 오른 시선 처리, '푸른탬버린'

멋진 무대 매너는 물론, 기발한 도구 사용으로 좌중을 감탄하게 만들었던 참가자입니다. 특히 아이템 사용 후 시선 처리는 예술의 경지였습니다. 다만 폭죽이 몸을 관통하는 것 같던데, 아직 살아계신지는 모르겠네요.





■ 부대원을 잃고 200만 길을 얻다! 'Sword'

AV 부대장인 'Sword' 유저는 최초에 '쿠키앤크림'이라는 팀명으로 부대원인 '중간보스' 유저와 함께 합동 공연을 펼쳤는데요, 공연이 끝난 뒤 점수 획득을 위해 무엇을 더 보여주겠느냐는 주최자의 질문에 "옆에 있는 중간보스 님을 추방시켜보겠다." 라면서 즉시 실행에 옮겨 OME 콘테스트 1위의 영광을 가져갔습니다.

물론 이날의 결정 때문에 중간보스 유저의 부대 하우징 개인방이 사라져 30만 길 정도의 손해를 봤지만, 상금으로 충당했다고 합니다! 콘테스트를 마친 뒤 Sword 유저를 따로 초빙해 멋진 춤사위를 촬영해봤습니다.

추방의 충격으로 에오르제아를 떠났다는 후문이 있는 중간보스 유저의 마지막 모습도 아래에 첨부했으니 한 번씩 보고 가세요!
※ 부대원 추방 해프닝은 무대 연출을 위해 사전에 합의된 내용이므로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 불시에 홈리스가 된 중간보스 유저의 공연 당시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