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프와 디버프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몇 가지 반론들에 대해서 제 나름의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썼습니다.

 

 

 

 

*버프의 특성

 

버프의 특징은 대상의 강화입니다. 그게 스탯이든 다른 어떤 형태이든간에,

 

 

 

*디버프의 특성

 

디버프의 특징은 대상의 약화입니다. 버프의 반대 개념이죠.

 

 

 

 

버프의 경우, 대상이 되는 유저를 강화하고, 그 유저는 지속시간만큼 강화효과가 발생합니다.

반면 디버프는 대상이 되는 NPC (=주로 몬스터를 약화하며 대상의 사망시 효력을 잃지요.

 

 

 

 

문제는, 버프는 진언과 같은 액티브 스킬 형식으로 항상 강화효과발생시킬 수 있지만,

디버프는 약화된 대상이 사망할때 마다 새로운 대상에게 다시 약화 스킬을 사용해야 합니다. 

이렇게 버프와 디버프의 비교를 위한 이론적 토대를 세우고 나면, 이런 의문점이 남습니다.

 

 

 

[매번 바뀌는 대상을 새로이 약화할 수 있을만큼, 디버프의 재시전시간은 과연 충분히 짧은가?]

 

 

 

 

 

                       시전시간          재시전시간          지속시간          효과

 

둔화의 족쇄          1초                  30초                  30초        속성방어 감소

 

황천의 저주          1초                   3분                   1분       속방 & 물방 감소

 

교란 (불)             0.8초                18초                  10초        물리방어 감소

 

 

 

 

인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2 ~ 3 링크의 정예 몬스터 한 무리가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4인 이상의 평범한 파티라고 가정해보면 마리당 아무리 늦어도 10초 이내로 처리하는데,

 

세 마리의 몬스터를 잡는동안, 버프를 통해 발생한 강화효과는 계속해서 지속되지만,

디버프 스킬의 약화효과를 통한 이득은 단 한 마리에게서 밖에 얻을 수 없다는 것이죠.

 

 

 

 

두번째로, 과연 디버프로인한 약화효과가 충분한지에 대한 의문이 생깁니다.

 

 

 

불정령의 교란 스킬을 통한 물리 방어력 감소 효과는 그 수치가 고작 125 에 불과합니다.

그렇다면 결국 실질적으로 의미있는 약화 스킬은 둔화의 족쇄와 황천의 저주 뿐인데,

황천의 저주는 쿨타임이 너무나 길고, 둔화의 족쇄는 속성방어만 감소시킨다는 것이죠.

 

 

일반적인 6인 인던 파티에서 속방 감소 효과로 이득을 누릴 수 있는 인원이 몇 명 일까요?

마법계열인 치유성이 메인 힐러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 결국 정령성 본인 밖에 없습니다.

그 외에도 속성 신석의 효과나 자잘한게 몇 개 있지만 거론할 가치가 없는 미미한 수준이고,

 

 

 

 

여기서 세번째 의문이 생깁니다. 단 1인을 위한 약화 효과가 과연 효율을 논할 수 있는가?

 

 

 

6초 내외면 순삭되는 인던의 정예를 대상으로, 정령성은 대략 5스킬 정도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둔화의 족쇄의 속성방어 200 감소 효과는 마법 스킬의 데미지를 대략 14.94% 증가시켜주는데,

둔화의 족쇄를 사용한 뒤 많아야 3 ~ 4 스킬을 시전할 수 있으니, 이게 효율이 있느냐는 것이죠.

 

 

깊히 생각하지 않아도, 적어도 10 스킬 이상을 시전해야 효율을 논할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말 어렵게 배배꼬지 않고 직설적으로 얘기해서, 그럴 시간에 딜 스킬 하나 더 넣는게 훨씬 낫다구요.

결국 약화 효율을 논할 수 있는 경우는 오로지 vs 네임드 전 밖에 없다는건 너무 뻔한 얘기입니다.

 

 

 

 

 

이번에는 PvE 상황에서 방어적 버프와 방어적 약화 효과에 대해서 얘기해볼까요?

 

 

(방어적 버프의 효과는 이미 많이들 체감하고 계실테니 글이 너무 늘어질 듯 하여 생략하겠습니다.)

 

 

 

이건 굳이 표로 정리할 정도의 가치도 못 느끼겠는데, 크게 공속 감소 디버프와 지우개가 있습니다.

딱 한 마디만 하겠습니다. 감소된 공격속도로 계속 맞고 싶으세요? 아니면 그냥 메즈 하실래요?

재우던지, 나무로 바꾸던지, 굴리던지, 발을 묶던지 아예 '맞지 않는' 이상적인 해결책이 있습니다.

 

 

공속 감소 디버프에 대한 이야기는 위의 세 줄이면 충분하고, 이제 지우개로 넘어가볼까요.

우다스 신전에 가면 친절하게 '정령성은 이 효과를 해제할 수 있습니다' 라는 버프들이 있는데요.

해당 몬스터의 강화 효과 또는 반사와 보호막 효과가 지우개로 약화할 수 있는 주된 스킬이죠.

 

 

엘리트 등급 정예 몬스터 수준에서는 아무리 날고 기어도 가볍게 무시하고 극딜하면 됩니다.

어차피 반사나 보호막은 시전이란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침묵으로 사전에 끊으면 되는데,

4인 이상의 구성에서 침묵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마도성 or 궁성은 99% 포함되어 있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강화 효과 발생시 골치 아파지는, 또 침묵을 저항하는 네임드 급에게만 의미가 있는데,

강력한 강화 효과는 지우개로 지울 수 없게 만들어져 있으며, 나머지는 대개 의미없는 수준입니다.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만한 경우는 상층 신장의 기합과 타하바타의 반사, 보호막, 그리고 끝이죠.

 

 

 

 

 

그럼 이제 실질적인 비교를 위해서 상층의 황금방을 공략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가정해봅시다.

 

 

 

신장 앞까지 도달하기까지 정예몹 사냥 대략 20분 내외, 수호신장을 잡는데 대략 3분 정도라고 보면,

총 공략 시간 23분 중 단 3분만 디버프의 효율을 논할 수 있고 나머지 20분은 6초 순삭의 연속이죠.

신장 앞 문지기나 중간 중간 있는 HP바만 큰 허당님들까지 포함해도 총 5분 이상 소요되진 않습니다.

 

 

파슈에서 네임드를 모두 잡는 파티가 아닌 이상에야 네임드 공략은 전체 공략시간의 30%가 안되는데,

그렇다고 네임드 공략시에는 디버프의 효율이 버프의 효율을 압도한다고 단정지을 수 있는 것도 아니죠.

예를들어 마력증폭 같은 버프를 활용할 수 있는 상층이나 아라카에서 과연 압도하고 있는 상황인가요?

 

 

 

 

 

 

어떤 한 인던에서 공략 시간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일반 정예 몬스터 닥사구간입니다.

게다가 네임드를 디버핑 한다고해서 그 네임드의 공략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도 아닐 뿐더러..

네임드 공략 시간이 절반으로 단축되는 것 보다 일반 정예 몬스터 닥사를 더 빠르게 하는게 낫습니다.

 

 

결국 디버프를 진언처럼 액티브 형식으로 바꿔서 반경 수 m 내의 NPC는 자동적으로 약화효과를 받던지

뭐 그런식이 되거나 즉시 시전에 재시전 시간 6초 정도로 매 몬스터마다 사용 가능하지 않는 이상은..

현 아이온의 인던 구조에서 버프와 디버프의 비교는 제가 이 글 쓴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무가치합니다.

 

 

(그리고 제 짧은 견해로는 위의 두 방안은 PvP 밸런스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농후해보이는군요.)

 

 

 

 

 

상어더러 땅에서 사자랑 싸워보라고 등 떠밀어 놓고서, "너는 상어니까 다리가 없어도 그걸 탓하지마"

라고 주장하시는 분들한테 제가 뭐라고 얘기를 해야되겠습니까? 그럼 바다에서 싸우게 해주던가요.

 

 

 

 

 

p.s. 디버프 얘길 하려니 디버퍼인 특정 직업밖에 얘기할 수가 없어서 저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