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는 글


안녕하세요 항해자 여러분들.

저는 헬레네섭에서 드문드문 활동해 온 파루의연인이라고 합니다.

 

20대 중반이던 2007년 대항해시대 온라인을 시작할 때, ‘잠시라고 생각했던 당시가 무색할 정도로 세월이 빠르게 흘러갔음을 실감합니다. 온라인이라는 제한적인 환경이지만 저에게 도전과 성취, 자유과 책임, 기대와 실망, 실수와 회한, 욕심과 무심 등 다양한 삶의 인과율을 늘 말없이 일깨워 준 바다와의 이별도 그리 멀지만은 않음을 예감하는 요즘입니다.

 

저의 항로는 새삼 특별한 것도, 유독 특이한 것도, 딱히 특출난 것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저의 항로를 반추해보면 해상 함대 포격쟁을 향한 갈망과 여정으로 요약할 수 있었습니다. 초보시절 바다 위 치열한 함대전 토너먼트 대회를 목격한 이후, 저 역시 줄곧 함대 포격쟁의 멋진 일원을 소망했고, 그 마음은 이제껏 변하지 않았습니다.

 

목표와 함께 구체적인 항로가 정해지며 여러 경험을 했습니다. 렙업과 랭업에 매진해야 했던 철상대카 군렙 초심자시절, 눈 가린 경주마처럼 시야가 좁던 입문자시절, 다른 사람의 흠이 먼저 보이던 부끄러운 애송이시절, 궂은일도 마다 않으며 팀워크를 맞추고 익혀갔던 풋내기시절 등 줄곧 해상 함대 포격쟁을 동경했고, 모의전, 길드전, 실쟁에 직간접적으로 몸담으며 즐겨왔습니다.

 

부연하면 개인전보다는 단체전, 1:1보다는 함대전에 이끌렸습니다. 장수보다는 장군, 일선보다는 전선을 좋아하는 취향이기도 하겠습니다만, 연마된 기량을 바탕으로 팀워크를 맞춰가는 그 방향성이 마치 축구나 농구 같은 스포츠와 비슷하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매력에 이미 이끌린 사람들과 합을 맞추고, 때론 암묵적인 때론 가시적인 동기부여를 바탕으로 성취해나가는 과정이 행복했습니다. 물론 반대의 감정과 경험도 당연히 없지만은 않습니다.

 

소회에서 출발한 글이다 보니 서론이 길어졌습니다.

 

저는 그래서 해상 함대 포격쟁에 관한 개인적인 견해와 소회를 남겨두고자 합니다. 사견이기에 동의할 수 없는, 소회이기에 필요 없는 정보일 수도 있습니다. 물어보지 않은 궁금하지 않은 과다한 정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분명 제 경험이 정답은 아닙니다. 그러나 정답은 아니어도 상대적인 팁일 수는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며 그동안 해상 함대 포격쟁을 즐기며 터득하고 배우고 느낀 점을 담담히 적어 내려갑니다. 평가는 항해자분들의 몫입니다.

 

워낙 이 커뮤니티에 축적된 경험과 정보가 많습니다. 상세 가이드는 이미 게시되어있는 수많은 글로 충분히 갈음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데이터, 실험, 증명, 정리, 종합, 분석에 근간한 내용보다는 해상 함대 포격쟁에 대한 주관적인 내용을 자유롭게 남겨두겠습니다. 전제는 해상 동수 함대 대인 포격쟁입니다.

 

제 부족한 기억의 편린이 혹시라도 누군가의 바다에서는 참고할만한 요긴한 북극성이 된다면 그 이상 바랄 것도 없겠습니다.

 


푸는 글

 

사람은 변하는 존재다

 

대항해시대 온라인 그리고 해상 함대 포격쟁 역시 마찬가지로 사람과 사람이 마주하는 콘텐츠이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사람들과 영향을 주고받으며 상호작용을 합니다.


늘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고, 오해가 생길 수도 있고, 실수가 있을 수도 있으며, 다툼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기적일 수도 배려심이 깊을 수도 있습니다. 거칠고 심술궂은 이와 마주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각자의 선택과 행동에 따른 평가는 당연히 각자의 몫입니다. 평가는 평판이 되고, 습관은 업이 되고 업은 운명이 되어 돌아오는 냉정한 삶의 인과율을 떠올립니다.

 

한편 시절과 때라는 것도 있습니다. 과거의 추억과 관계는 엄연히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나, 때때로 사람이 변화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경우 또한 있습니다. 과거는 과거대로의 사실이지만, 변화는 또 변화이며, 현재는 또 현재대로의 새로운 에너지로 봅니다.

 

타인을 비판하면 나의 선택지가 줄어듭니다. 저 역시 과오를 범한 적이 있습니다. 소중한 인연을 여럿 놓치고 아프게 체득한 교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아직도 부족합니다.

 

얽매이지 않고, 풀고 벗어나, 드넓은 바다처럼 진정 자유로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새옹지마, 회자정리, 거자필반 등 거창한 고사를 빌지 않더라도 오늘은 또다시 새로운 오늘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바로 지금, 내가 먼저 좋은 함대원이 되어 선한 영향력을 나누면 어떨까합니다.

 

따뜻한 함대원, 유쾌한 함대원, 실력이 출중한 함대원, 든든한 함대원, 팔로우쉽이 뛰어난 함대원, 노련한 함대원, 준비성이 철저한 함대원, 베푸는 함대원, 칭찬하는 함대원, 통찰력이 있는 함대원, 근성이 뛰어난 함대원, 지갑이 두꺼운 함대원, 접속률이 뛰어난 함대원, 자유로운 함대원, 기발한 함대원, 괴팍한 함대원.

 

이 보다도 더 다양한 함대원의 모습이 있겠지만, 롤플레잉이기에 그 선택은 각자의 몫입니다.

 

 

사실 숫자싸움이 전부다

 

본격적인 이야기로 들어가면, 대항해시대 온라인 함대 포격쟁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전투가 가능한 함대원의 수가 줄어들 때 마다 승리 확률이 급격히 낮아지는 것이라고 봅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대역전극의 짜릿함도 불가능은 아니지만, 오랜 운영기간 동안 대인전 관련 노하우가 쌓여왔고, 과거에 비해 뛰어난 선박과 장비들을 손쉽게 구비할 수 있으며, 레벨 및 스킬랭크의 고도화가 전반적으로 진행되며 유저 간 실력 격차가 게임 서비스 초기에 비해 대폭 상향평준화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초창기 때는 1인 캐리나 1:다수 전투에서의 승리가 왕왕 가능했습니다만, 현재는 그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 게 현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동수 함대쟁에서는 숫자싸움이 핵심입니다. 어떻게든 수적우위를 점해나가야 합니다. 수적우위를 늘 염두에 두고 유리할 땐 실수 없이 안정적으로 굳히고, 불리할 때는 모험과 도박을 강행해야 합니다. 순간적인 협공, 실력차에 따른 카드 교환 등은 누가 지시하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방편입니다.

 

수적우위를 점하기 위해 움직입니다. 그게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호응을 위해 아군 혹은 상대 함대원의 동향을 늘 파악하고 예측해야합니다. 기회가 왔다면 꽉 잡아 스노우볼을 굴립니다. 불리하면 침착하게 그리고 노림수를 갖습니다. 상대의 선미 크리티컬 공격을 위해 3분간 무한 꼬리물기를 하며 기회를 보는 것 보다 성실하게 아군 측타 콤보로 호응하는 편이 현명한 선택인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를 격침해야 승리합니다. 순간적인 수적우위는 상대 함대원 격침에 매우 효과적인 전술입니다. 수적우위는 격침으로 승리로 이어집니다.

 

해상 함대 포격쟁에 있어 숫자싸움에 대한 철저한 각인과 영리한 실행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팀의 승리에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화려한 크리티컬 솔로킬보다는 묵묵히 측타 콤보를 넣어주는 당신에게, 접현으로 대기샷 기회를 만드는 당신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잘 쏘려면, 잘 봐야한다

 

쉬운 이야기지만 어렵습니다. 충분한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타고난 센스도 요구됩니다. 시야는 막연히 전투를 많이 해봤다고 해서 반드시 넓어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전투 경력과 시야확보 능력은 대체적으로 비례하겠지만, 더 많이 보려고 의식하는 유저는 더 많은 정보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제독의 성향, 함대원의 상태이상 현황, 협공 혹은 고립, 함대 대형의 구성 및 변경, 바람의 방향, 특수탄 효과, 엔피씨 부관의 우열 등 정보를 알면 가능한 선에서 전투 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잘 보는게 중요합니다.

 

사실 잘 쏘려면, 잘 봐야한다는 일정 수준에 오른 군인이라면 당연히 탑재하고 있는 소양이라고 봅니다. 고백하자면 제가 잘 쏴서 상대에게 크리티컬을 맞추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 아군이 유도해준 상황, 상대의 실수, 배 밀림 등 우발적인 상황 등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잘 봐야합니다. 저 역시도 정신없어서 전장 파악을 못할 때도 있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운이 좋게 의외의 기회를 얻는 경우도 있습니다. 쉬우면서도 어려운 이야기이고, 잘 보라는 말 자체가 너무 당연해서 구체적인 팁은 무엇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습니다. 시점을 뒤로 고정해놓고 플레이하는 등 유저마다의 팁은 있지만 자신이 편한 방법을 결국 찾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저는 상황을 크게 몇 구획으로 묶어서 파악하는 게 난전 속에서 그나마 편리했습니다. 아군 제독 인근, 적군 제독 인근, 내 주변, 순간적으로 협공하고 있는 전투지, 퇴각로 등 3~5가지 구획을 놓고 개략적으로 파악하는 편입니다.

 

잘 보면, 잘 보려고 하면, 선회도 이동도 공격도 자연스럽게 좋아집니다. 전장을 보고 파악해야 판단이 서고, 판단이 서면 의도할 수 있고, 의도한 팀워크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잘 보는 게 전투의 시작이며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있을 곳을 알아야한다

 

내가 있을 곳을 알아야 사랑받습니다. 사랑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있을 곳을 정해야 나 자신도 편합니다. 전장을 잘 보면 당연히 내가 어디에 위치할지도 답이 나옵니다.

 

분명 1:1로 상대 함선 크리티컬 맞출 수 있습니다. 개인기로 돌파해서도 분명 골을 넣을 수 있습니다. 비비기에 자신 있는 분들도 있을 테고, 가속이 빠른 선박도 있습니다. 자신만의 장기를 살리고 개성을 드러내고도 싶을 겁니다. 그러나 함대쟁에서는 대체로 개인기로 판을 풀어나가는 것이, 아군의 상황에 호응하며 상대를 제압해나가는 방식보다는 비효율적이라고 확신합니다.

 

위치선정에 대한 만능키나 족집게 가이드라인은 있을 수 없습니다. 전투는 늘 유동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자신만의 혹은 함대 특유의 몇 가지 원칙을 정하고 그에 준하려 노력하면 효과적입니다. 가령 제독이 1순위다. 언제나 공격보다 생존이 우선이다. 선수공격보다는 선미공격이 효과적이다. 필요시 맨투맨 마크를 놓치지 않는다.

 

효율적인 포메이션 운용을 위해 디스코드와 같은 음성 채팅 메신저의 사용 또한 적극 필요한 부분입니다. 함대원 전원이 자발적으로 위치선정을 잘하면 베스트이나, 여의치 않은 경우 개인의 판단에 위임하기 보다는 상황에 따라 주오더와 부오더 2인 오더를 운용할 경우 위치 선정 문제의 어려움은 대폭 줄어듭니다.

 

덧붙여 음성 채팅 메신저를 통해 오더나 의견 공유를 한다면 사후약방문격이 되지 않도록 미리 이야기하고 지시하는 게 포인트입니다. 즉 예측 오더여야만 합니다. 지나고 나서 피드백 해봐야 현장에서 바뀌는 건 없습니다. 감정만 상할 뿐입니다. 예측을 통해 방향성과 목표를 미리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준비하고 따를 여유를 줘야합니다.

 

재차 언급하지만 이상적인 상황은 함대원 5인 전체가 제독을 볼 수 있고 모두 오더가 가능한 인원들로 함대를 구성해 상대보다 늘 반박자 빠르게 유리한 지점을 선점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우선순위에 따라 움직인다

 

우선순위를 따른다고 반드시 승리할 순 없지만, 패할 가능성은 적어집니다. 그 노하우는 개개인 별로 다를 수 있으며, 변칙도 활용됨은 물론입니다.

 

우선순위는 누구나 알아도, 누구나 지키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우선순위가 흐트러지기는 쉬워도, 태산처럼 유지하긴 어렵습니다. 최대한 팀워크라는 우선순위에 근접하여 움직이려고 할 때, 그 함대는 강하다고 평가됩니다.

 

강한 함대는 활약도 눈부시지만, 반드시 실수가 적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우선순위에 근거한 좋은 판단을 이어나가 실수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활약이 없어도 승리는 가능하지만, 실수가 많으면 승리하기 어렵습니다. 그 실수를 줄여줄 수 있는 지름길이 바로 우선순위입니다.

 

삼국지 게임식으로 예시하면, 함대 능력치 총합 300을 기준으로 가정, 100 90 40 40 30의 능력으로 구성된 5인 함대보다 60 60 60 60 60의 능력으로 구성된 동수 함대가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80 이상은 기본기와 개인기량을 모두 갖췄다고 가정, 50 이상은 기본기는 갖췄다고 가정, 50 이하는 기본기도 부족하다고 가정할 시, 화려한 개인 기량까지는 없지만 탄탄한 기본기로 함대 전원 크리티컬한 실수를 하지 않는 함대가 안정적이고 탄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한편 우선순위에 근거한 플레이에 있어 변칙보다는 정공을 우선으로 둡니다. 영리한 토끼는 굴을 미리 세 개 파둔다고 변칙도 불가피 할 땐 해야 합니다. 하지만 변칙이 잦으면 위력이 없습니다. 정공법적인 우선순위에 근거한 플레이가 각인될수록 변칙의 한방도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우선순위를 지키면 아군도 나의 플레이를 스트레스 없이 예측할 수 있고, 본인의 행동 방향을 결정할 수 있으며 나아가 유기적인 협응이 가능해집니다. 우왕좌왕하지 않게 됩니다. 함대 내 2번이나 4번 유저 배치가 때로는 다소 실력이 떨어지는 함대원을 몸빵식으로 내모는 경우도 있으나, 함대전 경험이 풍부한 팀은 2, 4번의 기용에 신중합니다. 외곽 유저에 비해 2, 4번 유저에게 우선순위에 따른 기본기와 판단력이 보다 더 그리고 때로는 배짱까지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노련한 유저가 2번이나 4번을 맡아 임상경험이 많은 우선순위를 바탕으로 근거 있는 플레이로 팀워크의 기준을 일관되게 세워준다면 3, 5번 유저가 그에 손쉽게 호응하며 적 함대보다 한 수 더 빠르게 기회를 포착할 수 있습니다.

 

대체로 보편적인 우선순위라고 통용되는 몇 가지 내용을 몇 가지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개인판단보다는 팀워크가 우선. 개인기보다는 기본기가 우선. 킬보다는 생존이 우선. 대포발사보다는 수리외과통솔이 우선. 선수보다는 선미가 우선. NPC보다는 플레이어가 우선. 함대원보다는 제독이 우선. 유리할 땐 안전과 굳히기가 우선. 불리할 때는 모험과 과감함이 우선. 상성보다는 상극이 우선. 백병보다는 포격이 우선. 크리보다는 콤보가 우선. 이기보다는 배려가 우선.

 

 

5만 시간의 법칙?! 양은 반드시 질로 변한다

 

어떤 분야든 태어날 때부터 잘하는 사람은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로도 없습니다. 이는 단 한 명의 예외도 있을 수 없습니다. 물론 습득 및 달성 속도의 차이나 완성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떤 분야든 5만 시간, 10을 투자해 몰두하면 전문가가 된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현재 잘하는 유저도 초심자 시절에는 수없이 침몰하며 고배를 마셨습니다. 센스나 재능에 있어 둔한편인 저는 늘 남들보다 느리게 터득해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와 같은 범재도 오랜 시간 바다 위에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본 기량만은 터득할 수 있었습니다.

 

양이 쌓이면 반드시 질로 변하는 순간은 반드시 옵니다. 공을 들일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를 선택할 순 있겠지만, 의지와 집념이 있는 경우 시간은 반드시 길이 되어줍니다. 그저 많이 해보면 됩니다. 많이 하면 됩니다.

 

일섭 컴퍼니리그 영상을 유튜브에서 찾아볼 수도 있고, 아프리카나 트위치 스트리밍의 쟁방송을 참고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초심자 시절에 배 모양 종이 10개를 오려놓고 이렇게 저렇게 움직여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궁금하면 직접 묻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실망하지 마십시오. 학습곡선은 계단형입니다. 군대의 깃발과 사나이는 낡을수록 좋다는 중국 격언도 있습니다. 당신은 이미 역전의 용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사람은 영원한 전술

 

대항해시대 온라인 해상전은 깊게 파면 끝도 없을 수 있지만, 사실 별게 없습니다. 고속도로에서 좌우 차선진입을 할 수 있는 정도의 피지컬이면 60대 노령의 유저도 해상 함대 포격쟁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게 저의 지론입니다. 판단력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장비와 선박은 빌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빌릴 수 없습니다. 마음으로 따르는 심복의 유형은 다양하겠으나 공통점은 포용과 인정이 아닐까합니다.

 

실력이든 재력이든 언변이든 유머든 기세든 어떤 매력으로라도 사람이 넘치는 함대의 깃발은 늘 힘차게 펄럭였으며, 무너져도 다시 일어서는 저력을 보여 왔음을 저는 여러차례 목격해왔습니다.

 

 

나 자신을 알라

 

자신을 냉정하게 보기란 어렵습니다. 내가 부른 노래, 본인의 목소리를 막상 들어보면 어색합니다.

 

해상 대인 함대 포격쟁에 있어서만큼은 객관적인 나의 모습과 수준을 비교적 손쉽게 진단할 수 있습니다. 개인별 영상녹화는 물론, 스트리머 방송, 유튜브 영상 등을 몇 번의 클릭으로 손쉽게 접해 활용할 수 있습니다.

 

나의 판단과 실제 상황을 대조하며 복기할 수 있습니다. 즉 생각과 행동의 영점조절의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빠른 시간 안에 실력을 끌어올리고 싶다면, 자신의 모습을 냉정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과감함도 필요합니다. 자신을 냉철히 돌아봐도 우리 함대가 부정적 요인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거나, 개선의지가 없거나, 외려 가스라이팅을 당할 경우 과감하게 다른 함대와 다른 길드를 모색하는 것도 현명합니다.

 

 

승리해야 즐겁다

 

승리해야 즐겁습니다. 혹자는 즐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컨디션이 안 좋았을 수 있습니다. 게임에 목숨 걸었냐고 반박할 수도 있습니다. 함대원 모집이 나와는 맞지 않았다고 치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은 압니다. 이유 있는 패배는 아마도 멘탈 데미지가 덜할 겁니다. 그런데 혹시 본인은 언제나 이유가 있진 않으신가요? 그것도 일종의 승리긴 하겠습니다만, 소위 정신승리를 하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전격전인 실쟁에는 합의란 사실 있을 수 없습니다. 그저 증명하면 됩니다. 증명하지 못해도 당연히 문제는 없습니다. 선택에 따라 그저 각자하면 됩니다. 매너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봅니다. 저는 나의 혹은 우리의 승리에 다소 유리한 조건에 다가가기 위해 비굴하고 싶지 않습니다. 바다 위에서 만큼은 변명도 부연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패배를 조롱하지도 않았습니다. 저 역시 수많은 패배의 아이콘이었기 때문입니다.

 

전투에 참여해 즐겼다는 자체에 의미를 둘 수도 있습니다. 사람마다 환경, 성향, 취향, 가치관, 선택, 목적이 다 다릅니다. 도량이 넓어서 패배에 개의치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과 선택이 맞습니다.

 

맞습니다. 승리해야 즐겁다는 극단적인 주장은 편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소 무리한 주장을 꺼내든 이유는 함대쟁, 단체전의 목적과 방식은 개별적으로 시기별로 수준별로 얼마든 다를 수 있겠지만, 함대쟁의 결론은 어찌되었던 승패로 귀결되기 때문입니다. 승리를 대하는 수위와 수단은 저마다 다를 수 있을지라도 말이죠.

 

그래서 저는 승리해야 즐겁다고 단언합니다. 패배는 결코 즐겁지 않습니다. 인정할 건 하는 겁니다. 인정하면 나아갈 수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시작입니다. 단지 승리에 필요한 조건을 만족시켜 나가면 됩니다. 함대쟁은 승리를 갈망하는 뜨거운 마음과 불타는 집념에서 시작되어야만 합니다. 그런 마음자세여야만 합니다. 아니라면 맥 빠집니다.


어떻게 승리하느냐도 중요합니다. 즐겁게, 당당하게, 압도적으로, 가까스로, 영리하게, 치밀하게, 교묘하게, 구차하게, 치졸하게, 교활하게, 유연하게, 정치적으로, 담백하게, 단순하게, 복잡하게, 처음으로, 마지막으로, 연속으로, 매일매일 등 승리의 모습은 다양합니다.

 

즐겁자고 하는 게임, 승리하면 즐겁습니다.

승리의 모습은 내가 선택하고 내가 그립니다.

저는 이렇다 할 혁혁한 승리의 커리어를 갖고 있지 못합니다.

그래도 오늘도 여건이 되는 대로 라스팔마스로 베르데곶으로 보스턴앞바다로 향하는 본질적인 동력은 승리를 위해서가 아닐까합니다.

 

승리해야 즐거우니

승리하면 즐거우니

그에 필요한 조건을 갖추기 위해

꼼꼼히 그리고 느긋하게

준비를 해나가면 됩니다.



맺는 글

 

길의 끝에서 새로운 길이 시작된다

 

막상 적어 내려오다 보니 지리하고 일천한 글입니다. 저의 부족함을 항해자분들의 지혜로 갈음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우스 서버에서 통닭(언제나난파)이라는 캐릭터로 처녀항해를 한 이후, 혼자도는바람개비(MRL, 디씨온갤러즈), 헬리오스 서버에서 바람(디씨인사이드, ONE), 폴라리스 서버에서 포술(PIRATES), 헬레네 서버에서 포격(ROSSO), 장땡(하늘누리, 칠무해), 파루의연인(무길드)이라는 캐릭터로 때로는 비틀거리며 때로는 힘차게 바다를 누벼왔습니다.

 

돌아보면 즐겁고 감사한 추억에 앞서 미안하고 부끄럽고 후회스런 기억이 더 크게 다가옵니다. 행복한 추억은 추억대로, 용서받을 수 없는 실수는 회한으로 있는 그대로 두려합니다. 또 그대로 둘 수밖에 없습니다.

 

한 막의 항로 끝에서,

이제 새로운 길이 시작될 것 같습니다.

물론 여건이 될 때까지는 바다에 있으려 합니다.

 

그러나 이제는 조금 더 원숙한 길을 걷기 위해

다른 돛 또한 바람 앞에 펼치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순항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