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스스로를 ‘결정하는 자’라 부르지만,
실은 결정당하는 존재에 불과하다.

의식은 눈부신 조명 아래 선 배우요,
무의식은 그를 지켜보는 거대한 관중석이다.
무대 위에서 배우가 무엇을 외치든,
결국 박수를 치는 것은 관중,
즉 우리의 무의식이다.

우리가 스쳐보는 유투브 영상 한 편,
무심히 들은 음악 한 소절,
책의 한 문장이 무대의 조명처럼 우리의 의식 위로 비치면
그 빛을 받아 적는 것은 무의식이다.
그리고 훗날, 우리의 선택이라는 이름으로
그것을 다시 재생한다.

그러니 더 나은 삶을 원한다면,
무의식의 극장에 고귀한 장면만을 올려라.
진실한 말, 아름다운 소리, 고결한 이미지로
그 거대한 관중을 감화시켜라.

그리하면 언젠가 너의 의식이 결정을 내릴 때,
그 결정은 이미 오래전 무의식이 써 둔 대본을 따라
자연처럼, 필연처럼 흘러갈 갈 것이다

- 니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