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들은 매일 노가다 하면서 먹은 전설들(전날)




쿠쿠리 한개

                                                       은화 한닢 -피천득

내가 균열 공팟에서 본 일이다. 늙은 부두 하나가 팟창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쿠크리 하나 내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 쿠크리가 못쓰는 것이나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팟창 사람의 글을 쳐다본다. 
 팟창 주민들은 부두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쿠크리을 두들겨 보고
 "좋소."
 하고 내어 준다. 그는 '좋소'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쿠크리를 받아서 인벤 깊이 집어 넣고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 
 그는 뒤를 자꾸 돌아보며 얼마를 가더니 또 다른 공팟을 찾아 들어갔다. 


 품 속에 손을 넣고 한참 꾸물거리다가 그 쿠크리을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별빛금속 쿠크리이오니까?" 하고 묻는다.
 습격 악사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 쿠크리을 어디서 득탬했어?" 부두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러면 중궈 부두가 나눔했다는 말이냐?"
 "누가 쿠크리를 그렇게 나눔합니까? 떨어지면 소리는 안 나나요? 어서 도로 주십시오."
 부두는 손을 내밀었다. 습격 악사는 웃으면서
 "좋소."
 하고 던져 주었다.
 그는 얼른 집어서 인벤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쿠크리를 갈갈이하지 않았나 만져 보는 것이다. 거친 손가락이 주니마사 섶자락 위로 
그 쿠크리를 쥘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어떤 균열 으슥한 곳으로 찾아 들어가더니 
신단 밑에 쪼그리고 앉아서 쿠크리를 바닥에 놓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선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렇게 나눔해 줍디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쿠크리을 인벤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 갈아 버리지 않소."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득탬한 것이 아닙니다. 중궈가 나눔한 것도 아닙니다. 
누가 저 같은 놈에게 쿠크리를 줍니까? 태수 한개을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취 한 파트 주시는 분도 백에 한 분이 쉽지 않습니다. 

나는 균열 공방을 돌아 파편 한 개 한 개 얻은 파편으로 몇 십개씩 모았습니다. 
이렇게 모은 파편 오백 개를 카달라 한셋과 바꾸었습니다. 
이러기를 수백 번을 하여 겨우 이 귀한 '별빛 금속 쿠크리' 한 개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 쿠크리를 얻느라고 여섯 달이 더 걸렸습니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쿠크리를 얻었단 말이오? 그 쿠크리로 무얼 하려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이 쿠크리 한 개가 갖고 싶었습니다."  



오늘도 쿠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