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는덧 야만으로 디3를 시작하게 된지 1년이 넘었다. 오래한 유저들은 오리지날 야만 전성기 시절을 떠올리며 그땐 그랬지 하며 추억 팔이를 할수 있겠지만, 내겐 그딴건 없다. 나는 확팩 비취와 샷건이 서로 미팅 하던 시절에 겜을 시작했다. 그땐 법미와 같이 지하셋방에서 곰팡내를 맡던 야만의 암울기. 군대 선임과 휴가 복귀를 같이 하며 피시방을 같이 간것이 화근이었다. 디3에 관해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무한으로 도약하고 냉기지진으로 몹을 얼려버리는 선임의 야만이 얼마나 있어보이던지.... 몹들은 픽픽 쓰러져 갔고(몹들이 죽는 이유는 야만때문이 아님을 그땐 알지 못했다.) 나는 바로 야만 케릭 생성을 했다. 하지만 난 그때 놓치고 말았다. 선임이 가장 먼저 비석으로 달려가 균열석을 열고 있었다는 것을... 그는 문 잘 따는 야만이었다.

 

 

 

나는 전역후 칠프너로 열심히 문을 따며 패치를 기다렸고, 테섭에서 서리심장으로 미쳐 날뛰는 야만을 보고 서심? ㅎㅎ 하면서 패치를 고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블쟈의 가차없는 너프는 오만한 운수와 야만을 다시 관짝으로 보냈고 다시금 야만은 아늑한 관속... 들어가는 줄 알았으나 우리에겐 레코르가 있었다. 1월 중순... 패치 직전을 기억한다면 그때가 야만의 전성기이었던 것 같다. 버그석작으로 인해 고단 석이 가능해졌고, 55이상부터는 야만없이는 4인팟 클리어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버그석작으로 패치되기전 꿀빨려는 유저들은 벞성 대신 야만을 찾았다. 야만의 솔플랭크는 하늘 모르는 줄 모르고 치솟았고, 레코르의 메시 드리블은 (가능만 하다면야)고단에서 환영이었다. 인벤 파찾게에서 드리블 잘하시는 레코르 모셔요 라는 글을 보고 얼마나 야부심을 가졌던가.. 하지만 그땐 알지 못했다.. 그것이 야만이 고단 4인팟에서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그리고 패치후 야만은 저단런과 일균에서 스트레스를 풀었지만 난 대균4인팟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벞성으로 전향하게 되었다

 

 


지인들은 전부 내가 벞성이 주케인지 알고 있다. 성전사도 고대템으로 도배를 해놨고 나름 솔플랭크도 되있으니까.. 하지만 고단 대균열을 뛸려면 야만은 그저 황사현상을 발생시켜 법미느님과 악사님의 시야를 가리는 기상이변만 일으키는 고로 난 보업과 4인 고단 대균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벞성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벞성은 쉽지 않았다. 유투브 영상을 일일이 참고하며, 욕을 먹어가며 난 벞성을 했다. 벞성 뒤에서 딜하는 딜러들이 사무실에서 에어컨 빵빵한데서 일하는 화이트칼라라면, 벞성은 땡볕에 나가서 수건 한장으로 목을 가린채 공구리를 치는 노동자나 다름 없었다. 손도 많이 갈뿐더러 개폭으로 인해 이제 맵리딩과 팟도 이끌어야 하니... 정신적 에너지 소모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특히나 67단 이상을 하게되면 상당한 빡겜이 되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가 더 컸다. 하지만 보업을 위해선 어쩔 수 없다. 내 야만이는 좀만 단수가 올라가도 엄살을 부리니... 내 성전 템이 좋은 것은 내 주케가 성전이어서가 아니라 벞성을 하다가 의도치 않게 먹은 것 뿐이었다. 근데 이젠 야만보다 성전이 더 템이 좋다. 미안하다 야만아...


 

 

좀 잡소리가 길었다. 원래 나이를 먹으면 추억팔이로 인생을 변명하기 마련이다. 대균 위주로 겜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 재료가 모자라는 순간이 오는데, 그 중 가장 난감한것이 죽숨 부족이다. 사실 마부로는 오링날일이 별로 없는데 좋은 옵을 뽑기 위해 제작템을 대량으로 만들다보면 죽숨 오링나는 것은 한순간이다. 오늘도 난 죽숨과 재료를 먹으러 야만이를 데리고 일균을 간다. 어느덧 내 야만이는 악마들 사이로 돌격해 무쌍을 펼치는 과거의 바바리안이 아닌 폐지줍는 노인이 다 되 있었다. 새로 만랩을 찍은 바줌마를 비키니룩으로 코디하며 일균을 들어가려했으나.. 강퇴의 우려가 있기에 일단 갑옷을 입히고 들어갔다. 셋팅은 황야 5셋에 왕실/원소 그리고 토파즈 낀 레오릭 먼지요정. 토파즈 레오릭을 차고 창화면 모드로 드라마를 보며 겜을 할 수 있다니 얼마나 편한가? 가끔식 공방에서 휠을 돌는 동시에 육체파 배우들의 메쏘드 연기를 감상하며 왼손으로 자신을 위로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풍문이 들려온다. 물론 그러다가 가끔 벽에 대고 휠을 돌긴하지만 달리기 셋팅으로 금방 따라잡을 수 있다.

 

 

 

 

 

심심했던 나는 불카 쌍수를 인검과 태수로 룩변하고 레코르인 척하다가 휠을 돌았다. 오늘 새로 산 앨범을 들으며 나는 벞성 하느라 대균 고단에서 지친 내 손목을 달래며 일균을 슬렁슬렁 돌고 있었다. 새로산 djent 뉴비의 폴리리듬에 고개를 까딱이며 난 팟원들과 보조를 맞춰가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보충수업 끝나고 오는 아들을 기다리며 간식을 준비하시다가 (사실은 보충수업 째고 피시방에 갔다왔는데) 내 교복에 나는 담배냄세를 맡고 상을 엎으시던 어머니 마음을 생각하며, 난 처지는 팟원들도 기다려주는 인내심을 발휘하며 쉬는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평화는 길지 않았다.. 같이 하던 독침부두가 나가고 한 땡중이 들어왔다. 아뒤부터가 심상치 않았다. -<돈부명치진격타>땡중이된비구니- 뭘 잠시 셋팅할게 있는지 그는 내가 오레크에게 말을 걸때까지 일균에 참여 하지 않았다. 마을로 귀환한 나는 창고 앞에서 서있는 그 땡중의 룩을 보고야 말았다.. 이건 백프로였다.. 빨간색의 치렁치렁하게 발까지 내려오는 룩. 이건 절대로 벗었지만 야하지 않은 일천룩이 아니었다. 게다가 양손에 든 무기.. 한쪽은 개몽둥이 그리고 다른 한쪽은 선망의 칼.. 이건 100프로다. 난 살펴보기로 그 사람의 템을 훔쳐보았다. 초공 3천이 넘는 개몽둥이에 고대 선망의 칼까지. 그의 템은 고대 졸업옵으로 화려하게 도배가 되어있었고 심지어 마라조차도 화피쌍극이었다.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일균 스피드 레이서.. 한판만 돌면 자기도 모르게 강퇴버튼을 누르고야 만다는 그 전설의 셋팅. 하지만 랩도 랩이고 요즘 땡중들의 과속으로 인해 여론이 안좋아진 것을 감안하면 제 무덤은 파지 않겠지.. 라고 생각하면 나는 비석에 균석을 넣었다.

 

 

 

하지만 그것은 오산이었다. 첫 정예가 잡히자마자 그 땡중은 더 이상 시야에서 보이지 않았고, 심지어 같은 맵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우리 3명은 <돈무명치진격타>땡중이된비구니 님이 누구누구를 잡았습니다 메시지만 보며 일균석을 닫아야했다. 보다못한 소환부두가 그 땡중에게 한마디했다. 좀 같이 다니면 안되요? 솔플도 아니고 그랬더니 그 땡중은 시크하게 대답했다. 뒤쳐지는 놈 잘못임. 그리고 그는 비석에 균석을 넣고 또다시 미친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부두님은 그냥 나갔고 같이 하던 300랩 성전님은 묵묵히 따라다니며 재료를 줍다가 땡중이 남긴 잡몹에 비명횡사했다. 이대로 질순 없었다. 그동안 봉인했던 내 셋팅이 드디어 빛을 볼때 였다. 초공 3천이 넘어가는 재감 풀 인검과 정피풀 재감 태수를 동반한 찰라닉 집자레코르. 거기에 미친척하고 왈체손목과 번개의 화관, 축재자를 끼게 된다면 자신조차 속도를 주체할 수 없는 아우토반 레코르가 완성된다.

 

 

 팟원을 챙기지 않고 공방일균을 자신의 스트레스 해소 상대로 생각하는 땡중에게 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줄 때 였다. 하지만 나는 그를 이길 수 없었다. 그는 정말 미친놈이었던 것이다.. 그는 모든 소유욕을 버린 경지에 이르러있었다. 나는 미친듯이 달리면서도 떨어지는 죽숨과 파템을 안주울 수가 없었는데 정말 그 땡중은 무소유 신념을 실천하듯 정말 어떤 재료도 먹지 않고 미친듯이 정예만 잡아댔던 것이다. 그는 잠시도 멈추지 않았다. 그는 맵3층에서 고블린떼와 조우한후에 그 무리를 학살한 후 우리가 그곳에 도착하기도전에 오레크에게 안부를 전하고 쿨하게 방을 나가버렸다. 하지만 나는 무아지경에 빠진채 인검레코르로 미친듯이 정예를 잡고 죽숨과 파템만 주워먹고 달렸고, 계속 그짓을 반복하자 나는 죽숨과 파템이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입으로 받아먹고 달려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일균석을 넣고난 3초후에 난 강퇴를 당했다. 거기엔 나와 같이 하던 성전님도 있었다. 영문도 모른체 겜에 나오게된 나는 잠시 음악을 끄고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채팅 메시지가 올라왔다

 

 

<닥돌팟><돈부명치진격타>땡중이된 비구니 : 대균 석 캐실분 일균 보만튀 스겜 모셔요 2/4

 

 

나는 커서를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