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용사가 사기라는 말이 나돌고 있습니다.

이 글은 그 의견에 대한 반론일 수 있겠으나, 야만용사 입장에서 보는 일방적인 반론이 아닌, 객관적인 시각에서 살펴보자고 넌지시 권유하는 정도의 입장으로 쓴 것임을 미리 밝혀둡니다. 물론 받아들이는 입장에 따라 다를 수는 있겠지요.

야만용사가 사기인가?

1. 사기적인 뎀증이 있었는가?

이번 패치에서 야만용사의 데미지를 직접적으로 올려준 것은 딱 하나 불멸왕 6세트 효과 뿐입니다. 그 외에 야만용사의 데미지가 올라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신 세트도 없습니다. 대강이나 심망 세트 전설템이 몇 가지 추가 됐지만, 전설템 몇 가지 추가로 인해 야만용사가 하루아침에 씹사기 캐릭이 될 수 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2. 그렇다면 불멸왕 250%가 사기인가?

불멸왕 250% 상향은 2.2에서 100%이었던 것을 250%으로 올려준 것입니다. 이 이유는 다른 클래스들 뎀증이 엄청날 때 달랑 100%해준 것이 전부였고, 그래서 불멸왕세트는 광전사유지와 선조를 통한 분노수급에 그쳤습니다. 대부분 황야셋을 선택했지요. 이것은 어디서 툭 튀어나온 것이 아닌, 기존에 지나치게 하향되어 있던 것이 정상화 된 것이지, 지나치게 오버파워된 것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3. 그렇다면 야만용사가 사기소리 듣는 이유는 무엇인가?

ㄱ. 카나이 - 기존 야만용사의 단점은 2% 부족이었다는 것이 카나이로 인해 입증된 것입니다. 즉 카나이가 그간 부족했던 2%를 채움으로써 화룡점정이 된 것입니다. 황야에서 가장 아쉬웠던 것은 집자였습니다. 카나이는 이 부족한 점을 채워줬습니다. 만약 심망이 집자를 활용할 수 없었다면, 지금처럼 강력할 수 있을까요? 반대로 집자를 위해 화합을 포기해야 했다면 지금의 결과가 나올 수 있었을까요?

ㄴ. 신규전설 구전설간의 시너지 - 신규전설템 분노 어깨와 심망 손목, 심망무기.. 어찌보면 필수템들입니다. 이템들이 집자와 팔씨름을 만나 불멸왕 세트가 완성된 것입니다. 이것은 2% 부족했던 과거와 긴밀하게 연결된 것입니다.

ㄷ. 2%부족했던 과거 그 자체 - 2%부족하던 시절 야만용사는 거의 솔로 전용클래스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만용사는 바저씨라는 독립적인 클래스가 존재할만큼 야만용사 유저들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2%부족한 시절에도 야만용사는 1인 대균열에서 타클래스에 뒤지지 않았습니다. 2% 모자랐던 시절 야만용사들의 모습은 어땠을까요? 레코르 시절을 기억하나요? 레코르 시절 야만용사는 같은 템 가지고 컨만으로 대균열 차이가 엄청나던 시절입니다.

4. 시대의 흐름

사실 이번 시즌에서 수도사와 야만용사가 상향된 것처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악사의 몰락때문입니다. 그간 악사는 강인함 무시-공포부두 메즈-말뚝딜이라는 요건이 합쳐져 사기 소리를 들으며 대균열에서 딜러의 자리를 공고히 했습니다. 공포부두 와 성전사 없이 말뚝딜악사는 불가능했지요. 탱커-메저-딜러라는 마치 MMORPG 하는 것과 같은 플레이 시대가 지나고, 이제는 치고 달리는 시대가 왔습니다. 이것은 시대의 변화지, 야만의 상향이 아닙니다. 그런 착시효과일 뿐이지요.

5. 1인 대균열 순위

악사가 대세였던 2.2에서 대균 1인 악사와 야만은 수준이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현재 시즌의 경우 야만용사는 68단, 악사는 60단입니다. 이것은 무얼 의미할까요? 악사는 타클래스와의 연계시에 강했고, 혼자만 강했던 야만용사는 사라진 공포부두, 그리고 타클래스 의존도가 높았던 악사 자리를 자연스럽게 대체했다는 것입니다.

6. 결론

야만용사는 균형잡힌 클래스로 발전되어 온 것입니다. 솔플의 긴터널 끝을 만난 것이지, 그 자체가 씹사기로 강해진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레코르와 황불카시절 잡몹 처리는 잘 해도 보스에서 좌절했던 긴 시절을 견딘 것 뿐입니다. 망치질만 하는데 무슨 컨이 필요하냐는 빈정거림을 볼때마다 저는 콧웃음을 칩니다. 맹돌로 비전파수기 지근거리까지 순간이동해서 망치질을 하다가 비전파수기가 돌아오면 다시 맹돌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다수를 히트해야 하며, 비전파수기의 끝트리에 걸쳐졌을 때 내가 저걸 견딜것인지 피할 것인지를 수시로 판단해야합니다. 뛰어서 이동할 것인지, 맹돌을 쓸 것인지, 내 재감에 따른 맹돌 쿨이 얼마나 남았을지를 항상 염두해야 하는 것이 야만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단에서 정말 아무런 움직임 없이 쿵떡쿵떡 방아를 찧을 수 있는 야만용사는 없다고 봅니다.

7. 마무리

요즘 악사나 법사, 성전사에겐 시련의 시절일 것입니다. 특히나 게임의 왕좌를 내준 악사의 경우는 그 충격이 더 할 것입니다. 하지만 야만용사에게도 그런 시절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절이 아무 의미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바저씨들이 괜히 바저씨들이겠습니까? 저 역시 바저씨입니다. 바바리안만 했고 외도를 해도 잠깐이다가 결국 다시 야만용사를 선택해 놓고 좌절하며 템 하나를 놓고 고심했습니다.

이 글은 야만용사에 대한 글입니다. 다른 클래스가 컨이 안 되고, 좌절이 없었으며, 인내가 없었다는 것이 아닙니다. 다들 비슷했고, 야만용사는 들어온 물 위에서 노를 젓고 있을 뿐임을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다른 클래스를 비하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 솔플의 긴 시간을 거쳐 솔플과 파플의 기쁨을 누리고 있는 야만용사를 지나친 시기와 씹사기라는 편견으로만 치부하지 말아주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두서없이 긴 글을 쓴 것입니다.

절치부심, 야만용사의 시대가 올걸세를 한결같이 믿어왔던 바저씨

제행무상#3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