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회피와 관련해서 글을 올렸는데, 좀 더 하고자 하는 얘기를 정확하게 하기 위해 다시 정리해서 올립니다.

 

 

일단 다음 두 캐릭을 예로 들겠습니다.

 

A. 회피 00%, 모저700/방어도7000 (63레벨 기준 받는 피해 약 10% (정확히는 09.63%))

B. 회피 50%, 모저500/방어도5000 (63레벨 기준 받는 피해 약 15% (정확히는 14.94%))

 

두 캐릭 A와 B 둘 중 EHP(유효생명력)는 B가 월등히 높습니다.

 

예를 들어,

20만의 데미지가 10번 들어올 경우 A는 2만씩 총 10번을 맞게 되므로, 총 받는 데미지의 평균은 20만입니다.

20만의 데미지가 10번 들어올 경우 B는 3만씩 총 05번만 맞게 되므로, 총 받는 데미지의 평균은 15만입니다.

 

즉, 전투시간에 받는 총 데미지의 평균값을 따지자면 유효생명력이 월등히 높은 B가 유리한 것처럼 보입니다.

 

여기서 추가로 피흡량을 고려해보겠습니다.

만약 두 캐릭이 전투시 초당 200만의 데미지를 낼 수 있고 (실제 DPS가 20만 내외인 캐릭이 여러 스킬들을 통해서 낼 수 있는 실제 전투시 데미지는 개인마다 또는 직업마다 다르겠지만 초당 200만 정도입니다. 이는 10단계 아즈모단을 1분10초 정도에 킬 할 수 있는 데미지 입니다. 물론 개인의 DPS가 더 높다면 또한 직업에 따라서 실제 전투시 초당 데미지는 더 높을 수도 더 낮을 수도 있겠죠), 피흡량이 5%라면 불지옥 점감 1/5을 고려한다면 초당 피흡량은 2만 입니다.

 

초당 2만의 피흡량을 가질 경우, A 캐릭은 꾸준하게 2만의 데미지를 받으므로, 받는 피해로 깍이는 피통과 피흡량으로 채우는 피통이 같으므로 지속적으로 죽지 않고 전투를 이어나갈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똑같은 초당 2만의 피흡량을 가지는 B 캐릭은 어떻게 될까요?

 

다음 그림은 회피율 50%일 때, 총 63번의 데미지에 대해서 회피하는 경우(0으로 표시)와 회피하지 못하는 경우(1로 표시)를 표현한 것입니다. 대략 초당 한번의 데미지를 받는다면 전체 1분의 전투에 해당되겠죠. 여기서 의사랜덤(pseudo-random) 시퀀스라는 것은 랜덤한 상황을 실제와는 달리 컴퓨터로는 100% 구현 못하기 때문에, 랜덤성을 의도적으로 유사하게 가지게(그래서 의사(pseudo)입니다) 코드화(시퀀스화) 한 것입니다. 대부분 이런식으로 랜덤한 상황이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구현되게 됩니다.

 

 

 

위 그림을 보시면 전체 63번의 전투 중 회피율이 50%이므로, 회피하는 경우(0으로 표시)와 회피하지 못하는 경우(1로 표시)의 비율의 거의 동일합니다. 하지만 연속적으로 회피를 하는 경우(0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경우)와 빨간색 테두리로 친 부분처럼 연속적으로 회피하지 못하고 타격을 받는 경우(1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생깁니다. 즉, 회피율 50%라고 한대 맞고 한대 피하고 이것을 반복하는게 아닙니다. 컴퓨터 프로그램상으로는 위 식으로 랜덤한 상황이 연출되게 되는 것이지요. 아무튼 위 예에서, 연속적으로 회피를 하는 경우에는 피흡량이 남아돌게 되겠죠. 하지만 빨간색 테두리로 친 부분처럼 연속으로 회피하지 못하고 타격을 받는 경우는 어떻게 될까요?

 

위 빨간색 테두리 친 부분은 1분간의 전투 중 한번 정도씩은 확률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입니다. 6번 연속으로 타격을 받았습니다. 위 B의 경우 매 공격마다 3만의 데미지를 받고 2만을 피흡했으므로 1만씩의 피통이 깍이게 되므로, 피통이 6만이 넘지 않는다면 결국 죽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위 예가 단편적일 수도 있지만, 회피의 랜덤성에 따른 효율을 지적하는 하나의 예일 수가 있습니다.

 

즉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회피가 낮더라도 어느정도의 모저/방어도가 되면, 그 모저/방어도를 고려한 수치만큼의 피흡량만 보장된다면 (위 A의 예에서 모저/방어도로 인해 받는 피해가 2만이라면, 그 2만에 해당하는 피흡량) 지속적으로 죽지 않고 전투를 이어나갈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회피가 높더라도 그와 동반된 어느정도의 모저/방어도가 없다면, 회피의 랜덤성에 의해 회피가 꽤 높더라도 (위의 B의 예에서처럼 50%) 연속적으로 타격을 받는 구간이 존재(위 예에서처럼 회피율이 50%라 하더라도 1분간의 전투 중 6번 연속 타격을 받는 구간이 한번 정도 존재)하며, 그 구간까지를 고려해서 피흡량 설계를 더 높게 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결론은,

 

회피도 방어수치에 있어서 매우 도움되는 유효한 스펙이지만, 회피는 그 랜덤성으로 인해 안정성을 100% 보장 받지 못할 수도 있기에, 모저/방어도를 배제한 채 또는 모저/방어도 대신에 선택하는 것(예를 들어, 야만용사가 함성룬을 모저/방어도를 올려주는 룬 대신에 회피를 올려주는 룬을 선택)은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