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말같지도 않은 이야기를 들은듯 나의 기분은 쿠가네의 바다 깊숙한 곳에 빠져드는 기분이 들었다.

맞은편에 앉아있는 친구 M군의 표정을 살폈다. 그도 처음 듣는 내용이었는지 이게 무슨 봉창두드리는 소리냐는 듯한 어이없는 웃음을 지으며 친구를 쳐다보는 M군이 보였다.

나는 어디서부터 썸과 지인의 관계에 대해 정리해줘야 할까 싶어서 썸을 타는게 어느정도라 생각하는지 E군에게 스무고개 넘듯이 질문을 했다.

썸이라면 어느정도 스킨쉽이 가능할것 같냐고 물었고, 명확하게 대답하지 못하는 E군에게 이성경험이 없어서 무엇이 그를 이렇게 오해하게 만들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시키기 위해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는 답답하게 말을 아꼈지만 나와 M군은 E군이 제대로 말할때까지 질문을 번갈아 가며 던졌다.

나는 도무지 믿을수 없고, M군도 E군과 고등학교부터 봐왔던 사이였던 지라 M군도 도무지 믿을수 없다는듯한 반응이었다.

E군이 어디서 부터 오해를 해서 이 지경이 됬는지 그 부분부터 지적해서 E군에게 사람으로써 선을 넘지 않도록 말해주고 싶어서 어떤 부분 때문에 썸을 탄다고 생각했는지 물어보았다. 그러나 현실에서의 일들이 많기 때문에 명확한 증거라곤 없었다. 그러다가 썸을 탔다면 그런 정황의 카톡이 있는지 물었고, 나는 그의 카톡을 범죄현장의 단서를 찾아내는 것 처럼 카톡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이렇다할 애정스런 대화는 없지만, 한가지 의미 심장한 말이 있었다. 그런데 그것을 확인한 나는 알수없는 미궁에 빠진 기분이 들었다. 크리스마스 이브날 부가 E군에게 M군과 같이 있냐고 물으면서 그 친구가 없었으면 만났을텐데 하는식으로 정상적인 남녀라면 이게 만나자는 표현이라고 이해할 법한 말을 하는 부의 카톡을 보게 되었다.

스무살 어린 나이도 아닌 친구가 이게 무슨뜻인지 모를 정도로 그 문장이 어떤 의미로 해석될지 모른다기엔 부의 나이가 솔찬히 많았다. 

나는 그동안 E군에게 하고싶었던 많은 말들이 어느샌가 하나도 없이 사라지고 이 상황이 도대체 어디서 부터 잘못된것인지 이해하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그러다 잠시 머리를 식힐겸 화제를 돌려 G군의 이야기도 하게 되었다. 내가 부에게 들은 G군의 이야기를 하며 말하다. 그들과 뭔가 정보가 엇갈린 듯한 느낌을 받는 구석이 생겼다.

또다른 사건이 있었는데, G군은 누군가와 부대내에서 사이 좋게 지내다가 다툼이 생겨 부가 G군을 위해 다른 부대원을 내쳤던 일이 있었다. G군이 사람을 어려워해 부가 나서서 다 해결해주었다고 들은 이야기를 했는데, 그둘에게서는 자기들이 알고있던 내용과 조금 다르다고 말하였다. 그 둘은 알아서 서로 다툼을 해결하고 나중에 부가 다른 부대원을 추방했다는것이다. 뭔가 미묘하게 말이 달라서 G군에게 전화를 걸었다. 부가 나서서 무언갈 해결해줬냐는 질문에 글쎄요 딱히 그런거 같진 않고 해결 다 된뒤에 그 이야기를 들은 부가 다른 부대원을 추방했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점점 알수없는 이 이야기는 어디서부터 잘못됬는지 다시금 안돌아가는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서로의 견해 차이로 생겨난 오해인가? 싶어 나는 차근차근 정리를 하기위해 이야기를 정리해가며 하나씩 생기는 의문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부의 집에 매주 주말마다 모여서 정모하던 네사람의 사이가 정말 좋아보였고, 그걸 E군이 주도하고 부에게 한번이라도 더 접근하고 싶어한다고 추측해서 질문을 던졌다

"누가 그렇게 부를 보고싶어서 매주 집에 찾아가냐" 라는 질문에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또다시 나는 알수없는 현기증이 나기 시작했다.

다시금 G군에게 전화해 물었다. 누가 부에 집에 찾아가자고 운을 띄웠는지 G군에게 물었으나 들린 대답은 왜인지 까지 모른다는 나를 정말 놀리려고 이사람들이 몰래카메라를 작정하고 있는것 인가 하는 내 나름대로 합리적인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상황을 대강 보면 부는 E군에게 꼬리를 치고, 오해할 채팅과 행동을 해서 E군이 썸인가 하는 착각에 빠지게 했고, 갑자기 E군을 정모에서 빠지게하고, 부대를 탈퇴하게 만들었다는게 이들에게서 들을수 있던 내용이다.

사람이 이해 못할 행동에는 그 사람만의 동기나 목적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사건에선 동기와 목적이 도무지 보이질 않는다. E군이 스토커고 M군이 스토커를 돕는 공범자일까...하는 추적60분이나 사건범죄 프로에서나 볼법한 생각까지 들기 시작했다. 

아무런 해답도 얻지 못한채 그날의 술자리는 끝이 났다.

그렇게 집에와서 생각을 정리하려 해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 하나도 없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고 다시 세사람이 내가 자취하는 원룸에 모이게 됬다. 

 E군이 비정상적인 사고를 하는게 보이진 않는다. 다만 아직도 부와 관계를 그리워하고 왜 이렇게 됬는지 모르겠는 사랑에 빠진 정상적인 남자의 연기를 하는것인지 모를 알수없는 상태이고, M군도 이해가 안되지만 오랬동안 지내왔던 친구가 이상한거 같아 이 친구를 정신차리게 해줄 의도로 다시금 세명은 만났다.

부에게 아직도 이성적인 감정이 남아있는지 물어보았고, E군은 아직 부를 잊지 못하고 이 사태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거 같아 그냥 이상한 사람 만나서 상사병 앓은셈 치고 잊으라고 조언해주었다.

그리고 아직 현실을 깨닫지 못한 E군에게 현실을 직시해주기 위해 부에게 E군과의 일을 물어보았고 나는 그 대화 내용을 옆에 앉아있는 E군에게 보여주었다. E군은 정말 자기가 착각한것이라고 현실을 직시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부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E군에 대한 내용보다 내가 물어본 내용이 아닌 자기의 인간상을 말하기 시작했다. 전혀 관련없는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자기는 사람들을 챙기는거 좋아하고 자기는 이런게 좋다 저런게 싫다 는둥 궁금하지 않는 점을 이야기 했다. 솔직히 왜 그런이야기 하는지 모르겠다. E군에 대한 대화를 물었던거 같은데 쌩뚱맞은 말을 해서 다 들어주고 나서 나는 내가 궁금한것을 물어보았다. E군을 용서 다했는지 용서 했다면 부대에 다시 받아줄것인지를.

부는 쿨하게 자긴 대인배라 그런거 신경 안쓰고 다 잊었지만 부대에는 안좋은 영향을 끼칠거 같아 받긴 힘들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걸 같이 들은 E군은 약간이나마 마음의 정리를 하는듯 보였다.

그러다가 부의 진심이 무엇인지 궁금했던 나와 M군은 하나의 꾀를 생각했다. E군이 진심으로 사과를 하면 받아줬을거란 언급을 자꾸하는 부에게 그것이 진짜인지 너무나도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차마 인간으로 해서 안될 행동을 하게되었다. 사과문을 내가 전달해주고 부의 반응이 보고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E군에게 사과문을 쓰라고 해보았지만, 이 모쏠아다에 생각이 막혀있는 E군의 사과문은 사과인지 사실이 중요해서 그것을 먼저써야되는 사사게에서나 보던 사과문으로써 하지 말아야할 요약글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던것이다.

그래서 나와 M군은 답답해서 M군이 대필로 사과문을 써주었다. 내가 옆에서 그 사과문을 같이 보고 그나마 사과문 같은 사과문이 완성됨을 느꼈으나, E군은 자기라면 이렇게 안쓴다며 초를 치는 소리를 하는데 답답해서 한마디 해주고 싶었지만 참고 사과문을 내가 개인 DM으로 보내게 되었다. 왜냐면 부대에 남아있는 사람은 나뿐이었기 때문이다.

인 게임에서 스토커 마냥 림사에 서있는 부의 주변을 서성이다 차단 먹은 E군에게 사과문을 보내라고 하기엔 보낼 수단이 없어 내가 보내게 되었고, 나는 조심스래 부에게 물어보았다. E군에게 개인 DM으로 사과문이 왔는데 보겠냐고 물었다. 뭐 상관없다고 쿨하게 말한 부에게 조심스래 M군이 작성한 사과문을 붙여넣기 하였다.

그 내용을 본 부가 별 내용이 없자 내게 전화를 걸었다. E군과 대한 사소한 내용을 주고받고 E군이 정말 죄송해 하는거 같다고 나는 모닥불에 장작 넣듯이 말을 넣었고, 별 내용없이 전화는 끝났다.

그런데 갑자기 M군에게 부에게서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