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04-08 03:05 | 조회: 1,292 |
위습은 어느새 내 옆에 내려앉아 있다.
그 위에 살며시 손을 올려본다.
"따뜻하다..."
온기가 내 손을 타고 올라와 심장까지 전해져온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
굉장히 그리운 기분.
너무나 간절히 바랬던,
그렇게나 원했지만 결국은 되찾지 못해서
그래서 이젠 잊어버렸다고 생각했던 그 느낌이다.
가슴 깊숙한 곳까지 따스하게 어루만져준다.
이상하다.
어째서 이렇게 내 마음을 진정시켜주는 따스함이....
아주 오래전에 잊어버렸다고 생각한 그 느낌이 이 위습에게서 느껴지는걸까....
나는 위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 사람의 눈동자색과 같은 맑고 투명하게 빛나는 하늘색.
그저 낮게 웅웅거리는 마나의 울림만이 들려올 뿐이지만,
그 울림이 나에게 무언가를 전하고 싶어한다고 느낀다.
그리고 그 울림속에서
그사람을 보았다.
너무 감상적이게 되버린 것 같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생각과는 다르게 내 눈에선 쉴새없이 눈물이 흘러내린다.
감정이 격해져서 더이상 참을 수 없게 되버린다.
"보고싶었는데... 너무... 너무 보고싶었는데.... 그런데.... 볼수가 없잖아.... 그래서.... 그래서...."
흐느낌은 이제 숫제 울부짖음으로 변해있다.
"잊으려고.... 잊으려고 막... 용병단 일도 어.. 엄청 열심히 하고.... 그랬는데도 도저히 잊을수가 없어서...."
꼴사납다.
우습고 꼴사납다.
내 울음을 온전히 받아내며 위습은 그저 그 자리에 떠있다.
나는 그렇게 하늘색으로 빛나는 작은 위습을 붙잡고,
주체할 수 없는 온기를... 견딜수 없을만큼 너무 너무 그리워 했던 따스함을 느끼며 한참을 울었다.
그대로 30 분 정도 지났을까.
한참을 울고 나니, 격하게 내 몸을 흔들어 놓던 감정이 한층 진정되었다.
"으응... 이제 괜찮아....."
입술을 움직여 싱긋 웃어본다.
"고마워. 내 앞에 이렇게 나타나 줘서. 이제... 개운해졌어."
정말이다.
몇년씩이나 내 마음속에 잔뜩 드리워져 있던 먹구름이 깨끗이 걷힌 기분이다.
더이상 응석부리고 있을순 없어.
"나,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 아니, 그러니까 내가 좋아하는게 아니고 날 좋아해주는 사람이 생겼다고 말해야 겠네.."
웃기는 놈이지.
순진하고 착하고 속내가 뻔히 다 보이는데다 그런데도 자기 맘도 똑바로 전하지 못하는 바보.
그래서 조금은 귀엽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아직은.... 그와 사랑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시 상처받는게 싫어서일까.
잘 모르겠다.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나 갈께."
위습은 아무런 반응이 없다.
"안녕."
난 몸을 돌려 왔던길을 되돌아가기 시작한다.
돌아가자.
그리고 전부 다시 시작하는거야.
모퉁이를 돌기 전, 살짝 고개를 돌려 앉아 있었던 자리를 보면,
그 작은 하늘색 위습은 이미 사라지고 없다.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얼굴 가득 행복한 미소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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