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이라는 것은 전쟁을 끝내는 것입니다. 지금 남북은 정전(휴전)인 상황으로 엄밀히 따지만 아직 전쟁상태입니다.

따라서 종전은 이 전쟁을 끝내고 평시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하죠. 그렇다면 남북의 관계는 적대국이 아닌 일반 국가대 국가 관계로 돌아가게 됩니다. 한일관계처럼요.

물론 헌법 등에서 규정하는 남북관계가 복잡하긴 한데 이것은 차차 해결해야 하죠. 사실 헌법에서의 남북관계 규정이 현실과 맞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남과북은 헌법에서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지만 UN 동시가입을 같이 하면서 사실상 서로의 존재를, 즉 각기 다른 국가임을 서로 사실상 승인한 상태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헌법상으로는 북한은 없는 것이지만 실제적, 국제법적으로는 북한의 존재를 인정하는 매우 모순된 상태입니다. 아무래도 분단과 정전상황에서 이와 같은 인식이 유지가 된것이죠. 아마 종전이 되면 이 또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중요한 것은 종전=통일이 아닙니다. 종전한다고 통일이 되는것이 아니죠. 종전은 어디까지나 전쟁을 끝낸다고 선언하고 조약을 맺는 의미입니다.

종전을 하면 남과 북은 아무래도 서로 다른 국가로서 앞으로 최소 몇십년간 길게는 몇세기 동안 살아갈 가능성이 큽니다.

과거 당위적 통일론이 대세였기 때문에 한민족은 반드시 통일해야 한다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진보정권10년 보수정권10년을 거치면서 통일론도 많이 변화했습니다.

진보정권 10년동안의 교훈은 당위적 통일론으로는 국민들을 설득할 수 없다는 것을, 보수정권 10년동안의 교훈은 남북관계의 악화가 한국의 국제적 협상력 악화로 이어졌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경제적으로 볼 때 통일을 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경제수준을 상당히 끌어올려야 합니다. 이 작업은 최소 수십년 이상 아니면 몇세기 더 걸릴지도 모릅니다. 

그밖에 문화적으로 이질성이 심해져서 통일 되었을 때 다양한 사회적 혼란을 일으킬수 있지요.

남북이 분단된지 반세기가 지났고 서로 다른 이념과 사회체제로 그 시절을 보냈습니다. 따라서 오늘날 진보적 학자들 중 많은 사람들은 통일보다는 한일 관계 수준으로 남북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국가임을 인정하는 한편 동시에 남북이 특수한 관계임을 인식하는 상에서 국가와 국가간의 협력과 우호를 증진시키면서 공존번영을 이루자는 것이지요.

즉 남북 사이에 적대적 인식과 군비경쟁만 해소시켜도 남과 북이 얻는 편익은 헤아릴수가 없는 것입니다. 통일하지 않아도 적대감 해소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지요. 최소한 우리세대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그 이상이고, 통일은 우리 다음세대의 과제로 넘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종전이 중요한 이유는 남북의 적대감을 해소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이고 그것인 협정조약으로 발전한다면 문서화 될수 있다는 것입니다. 

종전만으로 인해 적대감이 점차 해소된다면, 남북관계과 한일관계 수준으로만 회복된다면 그로부터 발생하는 편익은 헤아릴수가 없지요.

통일을 하지 않아도 통일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국가로서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각종 경제협력과 문화협력, 인적교류, 국제 공동보조, 수송 운송 협정 체결, 군비축소 등만 추진해도 이게 얼마나 큰 효과를 불러일으킬지 가늠이 안되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북한이 개방되고 경제가 성장되면 한국으로서는 가장 좋은 투자시장이자 소비시장으로 부상할 수 있기도 하고 한국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수 있지요. 

어쨋든 종전=통일은 아닌것입니다. 다만 종전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효과가 크다는 것은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