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인벤 사건은 따지자면 유저들에게 비극이죠.

오랜 시간 게임 커뮤니티로서 자리잡아왔었고, 오랜세월 쌓인 인프라나 유용한 기능으로

(공략툴이나, 공략글이나 팬만화 게시글 등이 활성화되어있는 환경 등)


많은 게이머들의 쉼터가 되어왔던 사이트인데

불우하게도 불온한 무리들의 폐단으로 그 쉴 곳이 터져버린거니까요.


그러니 말하자면 피해자는 누가 말할 것도 없이 응당 커뮤니티를 이용해왔던 유저들이죠.

배신감은 이루 말할데 없고, 기분도 더럽고, 있을 곳도 없어지고.


여기서 근데 가장 비극적인 일은 바로 이번 사건으로 인해

가장 싸우지말아야할 유저들이 서로 싸우고 있다는 점입니다.


나쁜놈들, 그리고 가해자들은 메갈이고 운영진들인데

그들은 형식, 겉치레에 불과한 사과문만 게재한채 무책임하게, 편한대로 도망쳐버리고


그 남은 공허한 광장 안에서, 상처입은 피해자들이 모여서 서로의 족쇄를 자랑하며 욕하고 싸우고 있는 ..

생각만해도 모순적이기도 하면서, 정말 슬프고 비극적인 일이에요.


가장 피해야할 일이죠.


이번 사건으로 인해 많은 유저들이 포럼이나 루리웹, 갤 등으로 뿔뿔히 흩어지는건 당연한건데

각자 흩어진 곳을 기반으로 한 싸움과 내부분열이 일어나고 있는게 지금의 실정이죠.


근데 지금 신기한 사실은 인벤이 글 리젠율은 줄어든게 확연한데

조회수나 추천수 등의 유저관심도는 사전 터지기전과 다를게 없어요.


사실 인벤의 대체제로서 많은 사이트들이 대두되긴 했지만

루리웹 게시판지기 말대로 축적된 인벤의 인프라를 완전히 따라오려면 시간이 많이 걸려서

당장으로선 완전한 대체가 불가능한데다


떠나간 많은 사람들도 막상 떠나고 나니 예전에 이용하던 사이트에 괜히 무슨 일 있나? 하고

슬쩍 관심을 가지며 꾸준히 보러 들어오고 있는 상황인거죠. 쉽게 관심을 끊기도 어려운게 당연하구요.


저도 이런 마음은 매우 이해됩니다. 게임 커뮤니티인만큼 친근한 소재인 게임으로 비유하자면,

접은 게임인데 괜히 뭐, 무슨 업데이트라도 했나? 무슨 사건 터졌나? 하고 기웃거리는 그런 느낌이죠.


그리고 싸우구요. 이게 진짜 슬픈 상황입니다.


그 와중에, 이런 혼란한 상황 속에서 단순히 혼란와 어그로만을 추구하면서

1레벨 캐릭터 등으로 분란을 조장하시는 분들도 계시구요.


물론, 그런 분들도 상처입은 마음과 혼란스러운 시기가 책임감 없는 장난을 부추긴 것일 뿐.

본성은 아주 선하고 히오스를 사랑해 마지 않는 분들이란걸 의심치 않습니다.


합리적이고 평화로운 환경 아래에서는 평범하게 게임을 사랑하며

양질의 게시글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실 분들이에요. 일시적인 방황기죠. 


요는 말하건데 피해자인 유저들간의 분란이 가장 일어나선 안되고 막아야되는 상황인데

이게 점점 각 사이트 파벌 중심으로 번지면서 일어나고 있다는 거죠.


단순히 예를 들어봐도 "엑, 가도 루리웹에 가요?" 라던가, "인벤 개돼지들" 같은 싸움이 쉽게 보이니까요.

이런 싸움은 근원을 따라가서 누가 잘못했는가를 따지자면 끝이 없어요.


왜냐면 서로 쟤들이 먼저 그랬어, 쟤들이 먼저 그랬어 라는 이야기가 반복되거나

그래 개돼지 잘 짖는다, 과 같은 말을 그저 반복적으로 하면서 합의점 없는 분란상태로 이어질 수 밖에 없거든요.


그리고 그 상황은 앞서 말했다시피 가장 불쌍하고 슬픈 상황에 처한 피해자들끼리

서로의 등과 배를 찌르는 행위로 있어서는 안될 일이죠.


이쯤에서 혹여 "그럼 개돼지들이 운영하는 인벤을 살리자고? 넌 개돼지구나!" 라는 혼란에 빠질

분들이 계실거같아 말씀드려야할텐데, 일단 저의 입장을 말하자면 한마디로 단연코 "NO" 입니다. 


그저 모든걸 자연상태로 두자는 입장입니다.


인벤이 개돼지사이트라면, 그 나쁜 개돼지 사이트는 망하겠죠. 아 실제로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루리웹이나 포럼 사이트 등이 인벤의 훌륭한 대체제로 대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도 압니다.


그리고 그 노력은 아주 멋지고 한국게임 전반에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 분들의 노력은 아마 조금 시간은 걸려도 결실을 맺을겁니다.


그러니 불쌍한 저희들, 피해자인 유저들끼리 싸워야할 이유는 아무데도 없습니다.


만약 누군가 당신을 인벤 개돼지라고 말한다면

빙그레 웃으면서 말해주세요. "멍꿀멍꿀 부히힉"


만약 누군가가 당신을 루리웹 오타쿠라고 말한다면

빙그레 웃으면서 말해주세요. "파오후 쿰척쿰척"


물론 비단 두 사이트 만의 진영대결 논리를 저는 말하고자 하는게 아닙니다.

우리간에 긍정적인 상황을 만들 수 있는, 그런 비유적인 표현이라 여겨주세요.


누군가에게 증오심을 가졌다고 똑같이 서로 되받아치는건 쉽습니다.

그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결코 자부심을 가지거나 자랑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앙 기모띠!" 하는 초등학생 1학년 조차도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누구나 할 수 없는 일.

또 이러한 비극적인 분쟁상태를 끝낼 수 있는 현명한 답안을 찾는게

가장 베스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예를 들면 오늘은 주말 마지막날입니다. 루리웹이건 포럼이건 인벤유저건 어느 사이트 유저건

모두 의미있고 즐거운 주말이겠고 편안한 마음으로 휴식을 취하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무엇이 그런 다 같은 유저끼리 그렇게 무의미하고 소모적인 , 비극적인 싸움을 부추겼을까요?
모두 즐거운 주말 마무리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