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L 시청자로써 이번 RNG에 대해서 기대를 많이 했다. 


QG와 RNG 이 두팀은 다른 중국팀들처럼 크게 무리한 싸움을 안하는 편이고 

운영적인 실리도 많이 가져간다는 팀이라고 김동준 해설이 설명했듯

중국 특유의 한타 피지컬과 루퍼-마타의...구 삼성화이트식 시야장악을 바탕으로 한 탈수기 운영이 결합된다면 

중국팀의 완성체로써 어쩌면 이변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특히 카토비체가 한국팀의 무덤이라는 속설도 이 믿음에 한몫했다.)


실제로 1일차 조별리그에서 RNG가 보여준 운영은 매우 놀라웠다. 

에버와 오리진 두팀을 깔끔한 경기력으로 30분 컷했다. 1, 2일차 합쳐서 가장 빠른 시간이었다.

오리진의 경기에서는 2차타워를 매우 이른 시기에 두개나 내주는 실수를 범해서 약간 의아했지만

RNG는 그 시간을 침착하게 상대 정글을 시야장악하는데 사용했고 그걸 바탕으로 한타 이득을 취하는 데에

성공했기 때문에 무작정 손해라 보는 팀이라 보이진 않았고 첫 날에는 별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IEM 3일차 프나틱과의 경기에서 RNG는 오리진 초반때의 불안함을 그대로 가져가더니

전체적으로 경기력이 매우... 안좋았다. 자세히 말하자면

이번 IEM에서 RNG가 먼저 협곡의 전령을 취한 적이 없었고 프나틱이 모여서 전령을 먹었음에도

반대쪽 정글을 장악하고 있던 RNG는 용을 맞교환하지 않는 등 보는 입장에서도 의아한 수준 이하의 판단을 계속 보였고

프나틱은 전령 버프를 활용해 2차타워까지 추가로 가져가는 이득을 가져가는데에 반해 아무런 대처도 못해서

RNG가 완전히 운영에서 크게 당하는 모습이 자주 나왔다.

이후에 무리하게 용을 가져가려다가 한타를 패배하거나 다급해진 나머지 상대팀의 설계는 생각치 않고 물리다가

5:5 한타를 지면서 여러면에서 '오브젝트 운영' 능력이 전혀 안된다는걸 입증했다.


같은 중국 팀 QG의 경우에도 비슷했기 때문에 QG의 경우에는 자세히 말하지 않겠다.

(사실 QG의 게임은 도인비가 페비벤을 제압하지 못한 것이 더 컸다고 생각한다)



왜 여기서 실망을 할 수 밖에 없냐면 다른 중국팀과 달리 RNG에는 '브레인' 마타가 있었기 때문에 최소 LCK의 운영에

합당하는 운영은 보여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마타가 누군가? 롤의 신이라고 불리웠던 사나이 아닌가.

LCK에서는 라인스왑할때 양팀이 전령과 용을 동시에 교환하지 않는 모습을 찾아보긴 힘들고 

전령때문에 2차타워를 절대로 쉽게 내주는 모습도 잘 나오지 않는다. RNG는 아예 생각조차 못해 당하는 모습이었다.

게다가 한국 팀들은 그렇게 타워를 공짜로 내줬다간 글로벌 골드 스노우볼을 매우 잘 굴리기 때문에 강팀 상대론 해설 안될 실수다.

탑라이너가 2차타워가 빨리 밀리면 프리징해서 안정적인 cs수급을 할 수 있다고 LCK식 변명을 해볼 수 도 있었겠지만 

그렇다고 보기에는 루퍼는 cs가 종일 밀렷으며 애초에 RNG는 특유의 합류전... 

이기는 한타 설계가 강점이기 때문에 프리징으로 큰 이득을 볼 수 있는 팀컬러 자체가 아니다.


마타와 다인랭하는 방송을 보면 바텀에 있는 정글러보고 탑싸움이 나면 탑으로 달리라는등 한타를 매우 길게 보는

오더를 자주하는 것을 볼 수있다. 실제로 RNG는 그렇게 한타를 길게, 대국적으로 보는 팀이고 

수가 적다고 생각해서 상대가 들어가거나 물면 어느샌가 텔레포트와 시야장악을 토대로

합류를 기가막히게 설계한 RNG가 한타에 대승하는, 그런 '한타 설계'가 강력한 팀이다.

손대영 코치가 만년다이아에서 말한 것이' 대기실에서 마타가 여기서 몇초간 싸우고 몇초까지 빠지면 된다,

이런식으로 중얼거려서 정말 기계인줄 알았다'고 얘기했던 것처럼

RNG는 (마타에 의해서?) 철저하게 계산된 한타 판짜기를 자주하는 스타일리쉬를 가지고있다.

적 1차타워와 2차타워 살아있는데 그 사이에서도 각보고 싸울땐 솔직히 지렸다. (비록 이득은 보지 못했지만)

한타를 설계하는 능력 자체는 IEM에서 가장 월등했다고 생각한다. (SKT는 RNG처럼 한타를 설계하는 팀이 아니라

상대의 실수를 물어뜯는 운영을 하는 팀이기 때문에 팀컬러 자체가 다름)


하지만 한타만 잘하고 오브젝트 운영 능력이 안되서야 절대 1류팀이 될 수 없다. 나는 RNG가 결승에 갔다 하더라도 무조건

SKT에게 졌으리라 100% 확신한다. 마타의 전성기가 14시즌이기때문에 전령이 없던 버전이고

실제로 중국팀 자체가 전령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는 어떤 lpl코치의 말이 떠오르게 16시즌 협곡의 운영과 오더에

최적화 되지 않은 약점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RNG가 중국팀의 완성체라 생각했던 본인으로써는 LPL과 LCK의 거리차를 느낄 수 있었고

아직도 LCK를 추격하려면 멀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이런 수준이라면 이번 시즌 롤드컵도 한국팀의 우승이 무난하지 않을까라고 믿게 되었다.

마타는 인터뷰에서 이번 IEM은 배우는 입장으로 왔다고 했기 때문에 이번 IEM에서 약점으로 보여주었던 오브젝트

운영능력과 불리할때의 세밀한 의사소통이 고쳐진다면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는 본다.

하지만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작년의 끔찍한 성적으로 망신살을 당했던 LPL이

비교적 중위팀들이 참가했던 대회에서 이정도의 성적이라면

이번 시즌 중국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굴욕을 감수해야만 할 것이다.

나는 이번 IEM을 통해 LPL에 갖고 있던 마지막 믿음을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