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는 수많은 부조리들이 판치고 있다는 사실을 각종 매체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다. 돈이 있으면 있던 죄를 지어도 벌을 받지 않고, 돈이 없으면 없던 죄도 생기게 된다. 수많은 사람들은 그런 부조리 앞에 절망하고 인생을 포기하기까지 한다. 그 사람들이 부조리를 직접 겪기 전에 미리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면 달라졌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생각난 것이 바로 리그오브레전드, 롤이다. 헬퍼와 대리로 꾸준히 불공정한 게임의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게임. 그 게임이 바로 사회와 매우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롤 외에 mmorpg를 해봐도 사회 생활의 부조리를 간접체험할 수 있지만 롤은 다섯 명의 팀플레이가 강제되는 게임이기 때문에 사회 생활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더 쉽게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실에도 수많은 대리와 핵쟁이들이 있다. 부모를 잘만났거나 부정한 방법을 통해 이득을 취하는 사람들을, 특히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있다. 유독 한국 서버가 헬퍼와 대리가 많은 것도 역시 한국 사회를 닮았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다보니 헬퍼와 대리때문에 롤을 그만뒀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스스로 멘탈이 강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결국 어려움 앞에 포기해버리는 모습을 보인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물론 롤과 사회생활이 정확히 같다고 할 수는 없다. 결국 게임이란 스스로 즐겁기 위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즐겁지 않은 게임은 그만둔다는 것이 게임을 즐기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를 시험하기 위한 시뮬레이션으로서의 롤은 즐거움을 뛰어넘는 경험을 제공한다. 정치하는사람, 남탓하는사람, 욕하고 트롤링하는사람들은 결국 실존하는 사람들이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사람들의 맨얼굴을 볼 수 있는 흔치 않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이 바로 롤이라는 팀플레이 게임이다.



      예의 없는 청소년들의 비율이 너무 많기 때문에 실제 사회의 구성원과는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 의미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회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 중에 좋은 사람들은 미리 경험해 볼 필요가 없다. 문제는 나쁜 사람들이다. 그런 나쁜 사람들을 만났을 때 대처법을 익히기 위해서는 나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야 하는데 나쁜 사람들의 비율이 높은 롤이라는 게임은 그 경험을 매우 쉽게 할 수 있다. 만약 전체채팅을 켜고 한다면 체감상 95% 이상의 확률로 나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청소년은 이 사회의 거울이다. 청소년들의 장래희망 1위가 공무원이라는 통계 자료도 있다. 청소년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이 사회의 어두운 면을 낯 뜨거울 정도로 드러낸다. 따라서 리그오브레전드라는 게임의 환경은 우리 사회의 부정적인 면을 직접 겪기 전에 간접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는, 사람들을 대하는 방법을 훈련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이거 완전 교육용 게임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