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막 동준좌, 오오 클템 하면서 해설들에 대한 찬양이 많았던 것 같은데,
요즘에는 비판이 점점 늘어나는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대부분 부당한 비판(특정팀 편파 해설 등)을 많이 한다고 느껴지지만 인정할 수 있는 비판도 있다.

개 중에 하나가 요즘 해설은 너무 똑같은 말을 많이 한다는 것.
물론 왜 그런지 이해는 한다. 시즌 후반기 접어들면 메타에 대한 연구가 끝나서 밴픽이나 게임플레이가 고착화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클템은 현역에서 물러난지 시간이 지나서 그런 지 예전만큼 디테일하게 짚어주는 능력도 많이 떨어졌다.
그런데 내가 생각하는 롤챔스 해설의 가장 큰 단점은 스토리텔링 능력. 즉 포장력이다.

작은 방송사에서 시범적으로 실시한 스타 대회가 어떻게 대기업의 후원을 받는 리그로 성장한 것인가.
물론 가장 큰 요인은 임요환이라는 슈퍼스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했던 것은 바로 엄옹이었다.
MSL이 이승원이라는 최고의 해설자와 함께 하면서도 항상 스타리그를 넘지 못했던 것도
바로 스토리텔링 능력이었다.

가을의 전설, 로얄 로더 등등 어떻게든 이야깃거리를 찾아서 만들어내는 OSL과는 달리
3.3혁명처럼 선수들이 만들어내는 스토리에만 의존하는 MSL

특히 마지막 스타리그인 Tving스타리그 4강 김명운 vs 허영무 4경기에서는
상대 앞마당을 날린 것에 방심하여 안일한 플레이를 한 김명운을 깎아 내리는 대신
캠페인 스토리에 빗대어 프로토스가 지닌 강력한 최후의 한 방을 강조하며 명경기로 탈바꿈시켰다.

물론 롤과 스타는 다르다.
롤은 스타에 비해 실시간으로 더 많은 상황이 발생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스토리텔링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롤챔스 해설진들은 이미 한 번 보여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정확히 언제인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KT롤스터가 상당히 불리한 상황. 애로우의 코그모에 모든 것이 걸려있는 그 상황 속에서 코그모를 금지옥엽 키운 자식에 비유하며 결국 수능만점 코그모를 탄생시켰다.

요즘 보면 경기의 유불리가 확실해 졌을 때 김동준은 불리한 팀에게 비관적인 해설을 하고, 클템은 어떻게든 긍정적인 요소를 찾아보려 하지만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 그런 모습을 자주 보인다. 

그런데 이런 해설은 상황을 냉철하게 전달할 수는 있어도, 
이미 원사이드해서져 긴장감이 떨어진 경기를 더욱 지루하게 만든다고 본다.

이럴 때는(특히 플레이오프나 결승같은 중요한 무대에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해법이 딱히 떠오르지 않네요", "어떻게든 3,40분 까지 게임을 끌고 가야됩니다." 라는 멘트보다는 수능만점 코그모때처럼 스토리의 떡밥을 풀기 시작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