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카오스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그냥 개조합 일반게임 말고,
어느정도 격식을 갖춘, 롤로 이야기하면 EU스타일을 가지는 조합은
크게 정석룰과 2랜3셀 or 3랜2셀으로 나뉜다.

카오스에서 영웅간 해야할 일과 포지션 및 스킬배분이 잘 되어 있는 것은 정석룰/조합이고
이게 너무 강력하고 고착화되니까 대회에서는 아예 랜덤 픽을 강제하게 되는데 이게 2랜3셀 or 3랜2셀 룰이다.

그런데 정석이던 2랜3셀이던 거의 필수적으로 등장하며 가장 핵심적인 영웅, 롤로 말하면 챔프가 있는데
센티널의 나이샤와 스컬지의 래퍼드다.
각 진영에서 이 챔프를 픽하지 않겠다는 것은 절대 5:5 한타를 하지 않을거고 롤로 말하면 백도어만 다니겠다.
혹은 이 판을 이길 생각이 없다. 라는 생각으로 보아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 이유는 나이샤와 래퍼드라는 두 챔프는 챔프의 강함이나 보유 일반 스킬의 효용성보다는 궁극기로 
광역 무적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참 카오스는 무적기를 쓰면 1초 후에 무적판정이 생기고 4초간 지속된다. 롤보다는 조금 타임이 길다.

챔프 설명을 조금 해주면 나이샤는 룰루의 변이 + 시비르의 튕기는 부메랑 + 공격회피률 증가를 패시브로
가지고 있으며, 챔프 자체가 세다기보다는 cc지원형+보조형 딜러이다. 롤로 말하면 초식정글이고
래퍼드는 샤코의 디시브 + 분신 + 평타에 추뎀을 패시브로 가지고 있고, 초반에 2:1로 붙어도 안 밀리는
상당한 초반 강케릭이지만 못 클 경우에는 후반에는 궁셔틀이다. (사실 잘 크나 못크나 후반가면 궁셔틀+백도어 한다)
궁 제외하고 딱 샤코라고 보면 된다. 

카오스나 롤이나 언젠가는 5:5로 다 모여서 궁이나 스킬이나 다 때려박는 한타가 벌어지게 되는데
광역 무적기가 한쪽에만 있다면?
롤은 아직 모르겠지만 내가 카오스 하던 시절에는 무적 없는 쪽이 아예 쳐발리거나 우리도 무적 찰 때까지
절대 한타가 불가능하다.

롤의 완전 초창기 챔프라고 할 수 있는 케일의 1인무적 제외하고
2015년 바드가 나오기 전까지는 무적기, 혹은 광역 존야 같은 스킬이 없었다.
그런데 얼마 전에 등장한 킨드레드의 광역 무적장판, 엄밀하게 말하면 무적 스킬이라곤 할 수 없지
죽지 않을 뿐이고 두드려 맞으면 너도나도 피는 다 빠지니까.

그런데 이번 타릭의 광역 무적은 어마어마한 스킬이 될 수 있다.
무적 발동시간동안 상대편은 무조건 손해다. 두드려 패던 스킬을 쓰던 일방적인 손해를 강요당해야만 한다.
하지만 무적을 가진 쪽은 리스크가 전혀 없다. 맞아봐야 피가 1도 안 빠지는데.
스킬 하나만으로 한쪽은 리스크 제로 한쪽은 무조건 마이너스
이건 심각하다.
지금까지 온갖 챔프들이 난리를 부려왔던 롤판이지만 광역 무적기는 심각하다. 과도한 밸런스의 불균형이라고 본다.

카오스에서 가장 멋진 장면이 무엇이냐? 하면 많은 사람들이 흡수 무적을 뽑는다.
주로 희생당하는 대상은 파워 메테오라는 궁극기로 범위 광역스턴 + 폭딜을 가진 센티널의 프로도라는 챔인데
롤에 비유하자면 애니의 티버라고 생각하면 된다.
롤로 말하면 잘 큰 애니가 티버를 썼는데 무적에 씹혀서 딜이 안 들어갔다. 그 한타 이길 수 있겠는가?
브랜드가 불작을 쳤는데 데미지가 안 들어갔다고 치자. 이길 수 있겠는가?
한쪽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이 아닌 비슷한 상황에서 말이다.

또한 광역 무적기는 상대의 스킬사용을 크게 방해한다. 
카오스라는 게임 한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적 후 광역 궁극기다. 카오스 판에서는 "선무후팜 선무후솔" 이라 부른다. 
이 말인 즉슨 무적스킬 쓰게 전에는 핵심 광역 혹은 궁극기를 쓰면 안된다. 가 첫째고
어떻게든 무적스킬을 강요해서 뽑아내야 그 후에 내가 가진 핵심 스킬을 쓸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어떻게 무적스킬을 뽑아낼 것인가? 이 부분이 문제가 된다.
방법은 두가지다. 기가 막히게 한명에게만 딜을 몰아서 점사하던가, 다른 궁극기를 미끼로 던져주던가.
카오스도 그랬다. 상대편의 무적기을 먼저 뽑기 위해서 1차전 벌이고 서로 무적기 쓴 후에 2차전 해야 했으니까

2.5초라는 시간은 짧지만 너무나 긴 시간이다. 롤 해봐서 알겠지만 "아 이 한타 이겼다 or 혹은 졌다"
정말 짧은 찰나의 시간에 계산이 나오지 않는가? 유저간 피지컬에 따라 조금은 바뀔 수 있지만 말이다.

마지막으로 유리했을 때의 스노우볼링이다.
롤은 카오스보다 타워다이브가 상당히 빈번하게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타릭을 보유한 팀이 유리하다고 계산해보자.
라인전 도중에 타워 끼고 농성하는데 무적 시전해서 3~4인 다이브하면 뭐로 막는가?
우리가 흔하게 이야기하는 불리한 게임을 역전하는 법은 상대가 던지는걸 받아막는 것이다. 
무리한 다이브라던지 무리한 바론 크리핑이나 억제기 or 넥서스 타워 부수기 or 라던지 말이다.
타릭의 광역 무적기는 이런 리스크를 상당히 경감시켜 줄 수 있다.
 
물론 바꿔 말하면 불리하던 팀도 광역 무적기를 통해서 상대의 무리수를 통해 개 이득을 볼 수도 있다. 
그런데 다른 챔프들의 궁극기보다 이 광역 무적기가 훨씬 영향이 크다 라는 것을 어필하고 싶은 것이다.

카오스의 경우에는 진영이 두개로 나뉘어져 있어서 각 진영 서로에게 무적기를 제공했다.
무적기를 가진 챔프는 무조건 픽하는걸로 챔프 셀렉이 고착화되기는 했지만
적어도 가지지 못한 쪽이 교전에서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만들어주지는 않았다.
롤은 카오스와 다르게 밴 or 픽 시스템이다. 
둘다 못 하거나 한쪽만 가져가거나.
그런 상황에서 광역 무적기를 가진 챔프를 보유한 팀이 서로가 엇비슷한 실력이라고 가정할 시, 
한타나 운영에서 가지지 못한 팀보다 너무나 유리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롤은 100여개의 다양한 챔프 중 매 게임에서 선택된 도합 10개의 챔프가 각자의 장단점을 가지고
이를 융화시켜 꾸려가는 게임이라고 본다.
하지만 타릭의 이 전체 무적 궁극은 챔프 하나가 보유한 장단점을 넘어가는 오버밸런스 스킬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