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승강전은 1부리그의 9위와 10위가 각각 상대를 지명하는 방식이다.
각각의 대전에서 이긴팀은 올라가고 진팀은 떨어진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기적이 일어나지않는한 1부팀이 이기는게 당연하지 않은가?

1부팀의 9위 10위는 비록 최하위권이라 한들 안정적인 스폰서와 지원을 받으며 평소 다른 1부리그 팀들과 스크림을하며 기량을 끌어올린팀이다.
반면 2부팀들은 최상위권이라도 평소 연습환경이 1부리그팀에 비할바가 안된다.
이런 상황에선 당연히 1부리그팀이 비록 리그전패라 해도 2부보다는 더 뛰어난 기량을 가질수밖에 없고 이러한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승강전을 벌이면 당연히 1부리그팀이 잔류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얼핏 보면 문제가 없어보인다. 더 잘하는팀이 살아남는거니까...
그런데 이는 단순한 현재의 실력비교일뿐, 팀이 가진 포텐셜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우리가 평소 싫어하던 수저논란을 그대로 수긍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수저에 빗대자면 1부리그팀은 좋은 환경에서 아낌없이 포텐셜을 끌어올리는 소위 말하는 '금수저'이고
2부팀들은 더 높은 포텐셜을 가졌음에도 환경이 따라주질 않아 포텐셜을 발휘못하는 '흙수저'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흙수저에게 금수저의 환경을 제공할 기회를 주는것이 승강전인데 현재의 승강전은 빈익빈부익부로 매우 높은 확률로 1부리그팀에게 유리한 구조이다.

이 주장을 이해하는데 현 LCK 스프링 5위인 아프리카 프릭스릉 생각해보면 이해가 빠를것같다.
과거 아나키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이 팀 역시 1부 어떤 팀보다도 기량이 떨어지는 2부리그팀이었고 당시 1부리그 로스터가 10팀으로 확장되는 기회와 맞물려 비록 프로팀을 이기진 못했지만 1부로 승격하게 된다.
그리고 1부 첫경기에서 패기로 무장한 좋은 경기를 보여줬지만 결국 1라운드내내 하위권에 머문다.
하지만 비록 매일 패배하더라도 경기내용적으로 굉장히 인상깊은 활약과 점점 발전된 모습을 보이며 비록하위권이지만 자신들의 포텐셜이 아직 더 많이 남아있다는 점을 팬들의 뇌리에 각인시킨다.
그리고 이어진 2라운드
비록 과거의 아마추어적인 모습이 남아있지만 포텐셜을 상당히 끌어올려 중하위권까지 도약하여 승강전을 면하며 자신들은 앞으로 더 발전할수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번 스프링시즌 1라운드
섬머중하위권이던 그들은 다음시즌인 이번 1라운엔 더 원숙해진 운영을 선보이며 숱한 강팀들과 명경기를 펼치며 중위권싸움에 도전장을 내민다.
그리고 이어진 2라운드에서 이들의 성적은 락스-SKT와 함께 동률1위를 기록하며 중위권싸움의 최후의 승자가 되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이러한 아프리카가 불과 1년전에는 2부리그였다. 이들은 정말 운좋게(물론 노력을 폄하하는건 아니다) 승강전을 뚫고 1부리그에 안착했고 1부리그의 좋은 환경을 양분삼아 자신들의 포텐셜을 증명했다.

지금도 이렇게 환경적인 이유로 아직 포텐셜을 보여주지 못한 제2의 아프리카 프릭스가 2부리그에 잠들어있을지도 모른다.
이들의 포텐셜이 발휘되기위해서는 1부리그의 환경과 경험이 필요하다.
그런데 현재의 승강전 방식은 이것과 반대로 '2부에서 이미 포텐셜을 터트리면 1부로 승격시켜준다'라고 말하고있다.
이것은 무수히 많은 가능성을, LCK를 더 풍요롭게 해줄 미래의 가능성을 모조리 억제하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아프리카 관련 기억에 오류가 있어 수정했습니다. 아마 섬머 1라운드를 스프링으로 착각했었나보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