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 대회는 솔직히 존나 재미없음. 

예전에야 재밌다고 실드치는 사람이 많았지만 슬슬 하나 둘 씩 노잼이라고 인정하는 분위기가 된 건 이제 사람들의 겜 보는 눈이 상향평준화 되면서 대회에서 나오는 게임 구도가 잘 읽히게 됐기 때문.

하지만 원래 이랬는가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도 않았음.

시즌 2 를 예시로 들면 미드가 레이스 크립까지 빼먹으며 더티 파밍하면서 질질 끌다보니 잠이 오는 구간도 있었지만 원 사이드한 구도가 그나마 적어서 한편으론 한타를 누가 이길까에 대해서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었고, 그게 재미 요소가 되었음.

 

또한 '아 누가 이겼네' 라는 단정적인 어조보단 "어떻게 싸울 것인가" 라는 기대감으로 경기를 보게 만드는 시기이기도 했음.




왜 노잼이 되었는가?

겜이 운영이 상향평준화 되어서 재미가 없어졌다는 말을 하곤 하는데 거짓임.

승기를 잡은 팀이 명확하게 보이고, 지는 팀이 무엇을 할 지에 대해서 기대감이 들지 않는 상황에서 게임은 계속 흘러만 가고 있기 때문에!

보는 입장에선 아 재미없다 라는 말이 나오게 되는 것.

그리고 이런 상황이 나오는 것 자체가 라이엇의 잘못임.

게임 밸런싱의 잘못된 방향성에 대해서 얘기해보겠음.




롤에서 가장 중요한 오브젝트 중 하나인 용은 돈을 줬었음. 하지만 이게 바뀐 건 비교적 최근임. 여기부터 시작해보자.

Q: 라이엇은 드래곤 골드를 왜 없애버린걸까?

A: 당연히 스노우볼링 억제를 위해서 없앴지. 스노우볼링은 게임의 재미를 악화시키고 역전에 대한 기대감을 셧다운 시켜버리니. 

다 아는 사실임. 그래서 현재의 바리에이션만 다양하고 병신같은 용이 등장했음. 

겜 시간 자연히 길어짐. 

왜냐? 스노우볼링이 약해져서 승기를 잡은 쪽에서 명확한 승리를 가져가려면 용을 여러번 먹어야 하기 때문. 

여기서 불리한 쪽에서 가능한 플레이를 생각해보자.

몰래 용을 먹나? 아니면 암살 시도가 되나? 디와딩을 하고 상대 중요 코어 파밍동선에서 단체로 대기하다가 한번 따보는 낚시플레이가 될까?

안타깝게도 롤에서 그런 플레이의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고 볼 수 있음. 부시는 스킬샷 스킬들로 뿅뿅쏘면 해결되는 문제라 별로 존재의 의미도 없음.

결론은 그냥 파밍하다가 던지는 거 줏어먹고 잘 싸워보자! 물론 겜은 진 것 같지만..

여기서 "관객"의 흥미를 끌기 위해 필요한게 무엇일까?

바로 역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심어주는 화끈한 한타 요소임. 

롤은 역전 한타를 만들어내던 거의 모든 장판 챔피언들을 솜방망이 딜링을 하는 쓰레기를 만들었음.

지금 롤에 남은건 그냥 지고 있는 쪽에서 포킹스킬에 쳐맞다가 용도 뺏기고 타워도 밀리고 이젠 이것만은 줄 수 없어! 라고 생각이 든 순간 한타를 한번 해보고 지면 그냥 겜 패배하는 그런 수준의 운영 뿐임.

운영도 할게 없고, 파밍하면 그냥 무난하게 템 차이나서 지고, 한타도 뭐 대단할게 없는 조합으로 게임이 진행되고 있으니 재미가 없는 것임.

롤은 방향성을 바꿔야함. 챔피언들 너프과 리메이크를 정말 신중하게 결정하고, 게임 구도의 다양성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음.

그러니 소극적인 변화를 주려고 하지말고 조금 더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함. 

탐켄치나 바뀐 라이즈 궁극기 같은 것을 보면 확실히 운영면에서 변수를 더 낼 수 있는 그림을 보고있긴 하지만, 

하드코어 롤 유저들은 솔직히 캐릭 한 두개 변화시키면서 이상한 능력이 랜덤으로 뜨는 드래곤 같은건 원하지 않음. 이미 할 만큼 한 롤이 아니라 큰 변화를 원함. 

오버워치 자리야 궁에 리퍼 궁 넣듯이 화끈하게 한타하던 시절이 롤에도 있었단 사실을 잊어서는 안됨. 

정말 몇 가지의 패치만으로도 교전 구도가 재미있어 질 수 있음. 롤이 지향해야 할 점은 복잡한 운영이 아님. 

애초에 도타와의 차별점이 그게 아니던가? 이 게임은 쉬운 게임임. 산으로 가는 패치가 아니라 그냥 멋지게 싸우고, 화끈하게 지고, 이기는 게임을 원하는 것이 유저들 생각임. 

어떻게 그런 게임을 만들지는 라이엇 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