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들어가며
  25일 라이엇은 17년도 랭크시스템에 대한 대략적 공지를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리고 아마 여러분에게도 굉장히 실망스러운 내용이었습니다. 결국은 최상위권을 제외하고는 다인큐를 유지한다는 이야기였죠. 이 글은 최근 레딧에 올라온 '솔로/듀오' 큐와 '다이나믹'(다인큐)를 병행하는 설문조사와 또 리그오브레전드 홈페이지 올린 랭크예보 공지 두가지를 참고하고 비교하며 17년도의 랭크시스템을 알아보고 라이엇의 문제점을 짚고, 후속상황을 예측해보겠습니다.

1) 17년도의 랭크시스템, 솔로/듀오, 다인큐 분리?
  8일전 레딧에 다음과 같은 글이 올라왔습니다. "라이엇이 17년도 시즌엔 솔로/듀오 큐를 도입할 거라는 설문조사를 이메일로 보냈어."(원문출처)
사람들의 반응은 뜨거웠지만 곧 예상과는 뭔가 다른걸 알아챘죠.
  제가 빨간색 사각형을 한것과 밑줄 그은 부분이 보이시나요? 대충 표를 보면 아시겠지만 이 글의 내용은 다이나믹큐의 다이아 미만은 명칭을 새로짓고 구별된 경계를 토대로 차이있는 보상을 하고(빨간 네모 부분의 해석 = 구별된 보상) 다이아부터는 솔로/듀오큐로 편입하여 더이상 다이나믹큐를 못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그래서 17년 시즌땐 '16년 초에 할거라고 뻥쳤던대로 다인큐와 솔로/듀오큐를 구분지어서 따로 매칭시키는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저 빨간밑줄 부분을 읽기전까지요.
  해석 - 그러나, 다이아 밑으론, 솔로 플레이어들과 미리 만들어진(다인큐) 파티는 같은 큐에 있을 겁니다, 그말은 그들이 여전히 같은 팀 혹은 적팀으로서 플레이할 것이라는 말이죠.
  하하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안그래도 '그럼 4인큐는 누구랑 짝을 지어서 5인으로 만들지? 3인큐는? 듀오큐는 솔로/듀오큐에 들어가는거 아닌가?' 이런 의문이 생겼는데 순식간에 해결됐습니다.
  네. 저거 그냥 현재 휘장을 티어화시켜버린거에요. 휘장 시스템 시즌2입니다. 티어이름만 분리하고 보상조금 다를뿐 결국 다이아 밑은 다인큐랑 분리될 수 없어요.
  이는 25일날 올라온 공지와도 일맥상통합니다. 달라진 점은 딱하나 솔로큐가 마스터부터가 아니라 챌린저부터라는거 하나네요.

2) 다이아 이상은 솔로/듀오만 하니까 괜찮아! 정말?
  저는 혹여나 25일날 올라온 공지 내용에 오역이 있을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북미 사이트로 갔으나 역시 라이엇의 번역가는 저보다 영어를 잘했습니다. 틀린게 없어요. 여러분이 아시는대로 17년 시즌은 아마 브론즈~플레는 다인큐로, 다이아~마스터는 솔로/듀오큐로, 그리고 챌린저는 솔로큐로 진행됩니다.
  물론 저를 제외한 우리의 갓벤 여러분은 거의 다 다이아 이상의 실력을 가진 분들이라 다들 다이아 이상이거나 혹은 그실력이라 금방 도달하시겠지만, 만약을 위해 자료를 하나 첨부하겠습니다.
  현재 다이아 이상이 몇프로일거라 생각하시나요? 우리 갓벤유저들도 다 다이아인데 적어도 5프로는 되지않을까요?

위 사진은 8월27일 새벽 3시 47분 기준 다이아5티어 0점의 순위를 보여주기위해 첨부했습니다. 물론 프라이버시를 위해 가릴 부분 최대한 가려드렸습니다. 보아하니 1.61퍼센트네요. 다인큐를 벗어나기 위해서 한국서버기준으로 롤 상위 1.61퍼에 해당하는 실력을 가져야합니다. 참고로 저분 mmr도 1690점으로 낮은편이었는데도요.(*다이아 5 0점은 평균 1753점) 더 감안해도 약 2프로겠죠. 그럼 다이아를 제외한 유저들의 숫자가 98퍼 이상이라는거네요. 이럼 당연하지만 문제가 발생하겠죠.

3) 라이엇이 2프로에 집착하는 이유
  라이엇이 왜 2프로도 안 되는 곳에 집착을 하고 있을까요? 라이엇의 공지중 일부를 발췌해봅시다.
  단기적으로 최상위권을 중심으로 수정 조치를 취하는 이유는 래더 최상위권이 2016 시즌 랭크 게임 변경으로 인한 플레이어 고충 사항이 가장 많이 발생한 구간이며 - 25일 올라온 17년 랭크 운영 계획 공지 中
  플레이어 고충 사항이 가장 많이 발생한 구간이라네요. 그러니까 2프로의 유저들이(참고로 북미 서버도 다5 0점까지의 비율은 약 2프로정도 입니다.) 그렇게나 많은 고충 사항을 겪었군요. 무려 나머지 98프로 유저들은 조치조차 취해지지 않을만큼 훨씬 더 많은 고충을요.
  아마 라이엇 입장에선 최상위권에 집중했을 겁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문제점이 그거이기 때문입니다. 최상위권은 우리나라나 북미섭이나 마찬가지로 무너져내리고 있거든요. 심심치않게 올라오는 다음과 같은 글을 많이 보셨을겁니다. '다이아 중하위권인데 마스터/챌린저 티어 만났네', '큐가 너무 오랫동안 안잡혀', '강제로 서폿 보내는 시스템 만들거면 뭐하러 포지션 선택넣음?' 위의 문제는 전부다 천상계에서 도드라지게 일어나는 문제입니다.
  현재 다인큐와 포지션을 미리 결정하고 큐를 잡는 잘못된 라이엇의 운영으로 인해 사람수가 상대적으로 훨씬 적은 천상계의 큐 매칭 품질이 급격히 떨어지고, 궁여지책으로 큐 시간을 줄이고자 강제 포지션 고정 시스템을 넣어버렸습니다. 강제 포지션 설정으로 인해 더블리프트는 트위터에 '저거 고칠때까지 다인큐안한다'며 보이콧까지 했죠.
  문제가 이렇게 심각하니 어떻게든 해결을 하겠죠? 그러나 그간 보여온 행실에 따라 불통과 통수의 아이콘이 되버린 라이엇은 또다시 너무 근시안적인 운영을 하려 합니다.

4-1) 라이엇은 진짜 문제를 모른다(1) 입막음식 운영
  예전부터 빅 이슈가 터질때면 라이엇이든 라이엇코리아든 공통점을 하나 느꼈습니다. '까놓고보면 호구인데 변명은 참 번지르르하게 잘하네.' 라이엇이 현재 제일 잘하는건 문제의 '해결'이 아닌 문제의 '은폐'입니다. 일단 입막아놓고 보는거죠. 최근에 예로는 팀리퀴드와 CLG를 이용한 다인큐 언플이 있습니다. (CLG의 다인큐 옹호 영상) 해당 영상에서 아프로무의 발연기가 정점을 찍었죠.
  라이엇은 아무튼 일단 덮어두고 보자는 식의 방식으로 시간을 질질 끕니다. 솔로랭크를 내겠다고 했다가 번복하면서 변명이라고는 부서간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다는걸 내세웠다는것만 봐도 알수있죠. 후속 상황은 제대로 고려하지 못하고 문제를 감추기에 급급합니다. 그동안 진행되는거라곤 문제의 악화뿐이죠. 이번 다인큐만 해도 문제로 인해 당장 곪아 터질정도인데도 막상 구상중인 건 휘장 시스템 시즌2입니다. 결국 천상계를 제외한 아랫동네는 내년에도 바뀌는게 없어요. 라이엇이 여기서 더 나아가서 솔로/듀오 큐를 나머지 98퍼를 위해 적용할까요? 글쎄요. 작년에 솔로랭크 예정만 하고 취소한거 기억나시죠? 다인큐를 하겠다는 기획은 변경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또한, 현재 2017 시즌 랭크 게임 최종 기획안이 거의 완성된 상태입니다.25일 올라온 17년 랭크 운영 계획 공지 中

4-2) 라이엇은 진짜 문제를 모른다(2) 롤의 수익은 2프로가 책임져주는게 아니다
  그래서 17년엔 솔로/듀오큐가 돌아옵니다. 다이아 이상의 유저들 한정으로요. 그러면 저를 비롯한 98프로의 유저들은 어쩌죠? 꼬님다? 꼬우면 대리/버스/헬퍼를 이용해서라도 다이아를 찍어야 할까요?
  잠깐 딴소리 조금만 하겠습니다. 우리나라 게임 시장은 현재 모바일 게임이 거의 점령한 상태죠. 이 모바일 게임들은 다들 비슷하게 과금유도성이 짙습니다. 이들 같은 경우 부분유료화 게임이지만, 즉 플레이는 무료이지만 더욱 강해지려면 필연적으로 과금이 필요하게 됩니다. 따라서 상위 1~2프로의 유저들은 정말 엄청난 액수의 돈을 게임에 쏟아붓고 있으며 실제로 이들이 VIP가 되어 게임 수익의 대부분을 담당하게 되죠.
  다시 원래 이야기로 돌아와서, 라이엇도 역시 부분유료화 서비스입니다. 단 위에 언급한 모바일 게임과의 차이는 게임에 영향을 주는 과금적 요소는 하나도 없죠. 그러나 훌륭한 퀄리티의 스킨으로 수익을 꽤나 짭짤하게 올리고 있으며 한국 한정이지만 PC방을 통한 수익 역시 무시할수 없는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스킨은 상위 2프로 유저들만 미친듯이 사나요? 아니면 PC방을 상위 2프로 유저들만 가나요?
  위에 서술한 모바일 게임은 솔직히 라이트 유저를 잃는 한이 있어도 VIP유저들만 잘 챙겨가는게 수익적으로 이득이죠. 그러나 라이엇은 유저 모두가 잠재적 수익모델입니다. 피씨방에서 야스오를 고르는 초딩부터 타겟팅 챔프를 사랑하는 아재들까지 전부다요. 수익모델이 넓고 다양하다는 건 분명한 장점이죠. 근데 왜 동등한 유저들을 상대로 차별적 운영정책을 펼치려는 걸까요? 하위 98프로의 유저들이 실망감을 느끼고 라이엇을 등지게 된다면 과연 라이엇은 그때가서도 이용자 중심 철학을 고수할 수 있을까요?

5) '캐주얼'이 목표였던 적은 없어. 이 게임 하드코어 게이머용임 ㅎ
  17년도 시즌 랭크 운영 계획이 전부 다 맘에 안들었지만, 마무리로서 이만큼 어이없는 선택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진짜 허탈한 웃음이 육성으로 나왔어요.
  리그 오브 레전드를 ‘캐주얼’하게 만드는 것이 저희 목표였던 적은 없다는 점을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하드코어 게이머를 위한 게임이라는 것이 저희 믿음입니다. -  17년 랭크 운영 계획 中 화룡점정
  네... 캐주얼하게 만들려고 한적 없었대요. 비록 게임이 여지껏 캐주얼했지만 말이죠. 저만 지금 이 마지막 말이 17년도 랭크 운영 계획의 정당화를 위한 문구로 보이는게 아니길 간절히 빕니다. 만약 그렇다면 정말 역겹네요. 여기서도 또 어떻게든 덮어놓고 보려하는걸테니까요.
  잠깐 딴소리 하나더. 오락실가면 꼭 있는 철권 한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철권은 나랑 실력이 얼추 맞는 상대랑 하면 흥미진진하고 긴박하고 재밌죠. 그게 철권을 오늘 처음해본 초보든, 대회도 나갈 정도로 통달한 초고수든 말이죠. 이렇게 적절한 환경만 갖춰진다면 초보자에게도 초고수에게도 철권은 재밌는 게임입니다. 초보자에게 재밌으니 깊이가 없나요? 아뇨. 철권은 다양한 캐릭터 상성과 각종 프레임 이득과 손해, 심리전으로 가득한 깊이있는 어려운 게임입니다. 깊이있고 어려우니 초보들에겐 재미가 없나요? 아뇨, 같은 초보끼리 하면 막누르기만 하더라도 엄청 흥미진진하고 한치 앞을 알수 없죠. 심지어는 초보자 둘이 하는걸 지켜보는것도 재밌습니다.
  롤도 마찬가지입니다. 롤은 타 aos 게임에 비해 간단하고 직관적이며 '캐주얼'한 편입니다. 심지어 요구사양조차 높지 않아 누구나 웬만한 컴퓨터만 있으면 간편히 즐길 수 있죠. 그렇다고 하드코어한 점이 없지도 않습니다. 라인전 운영법, 맵리딩, 캐릭터의 특성 활용 및 딜계산, 한타에서의 역할, 라인전 이후의 운영, 성행하는 메타, 아이템 연구 등 깊이 역시 충분한 게임입니다.
  그런데 여기다대고 캐주얼하게 만들려 한적이 없어요? 직관성을 향상시키고 보는 재미를 위해 노잼철거메타를 종식시키려하고 하는 패치들은 전부다 어따 갖다버린거죠? 본인들이 만들고 있는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겁니까? 아니면 지금 이 상황을 최대한 긍정적이고 모순없이 보이기위해 입막음용으로 넣어놓은 멘트입니까?
  그것도 아니면 유저유입이 떨어지니까 이런식으로 방향을 잡은건가요? 유저유입이 없으면 유저유입을 방해하는 요소를 없애야지 고인물로 썩혀갈 생각입니까?

6) 이대로면 2017년 시즌도 안봐도 뻔하다
  말 그대로입니다. 철권 예를 괜히 들은게 아니에요. 지금 롤은 철권처럼 초보자 환경이 완전히 구집니다. 현지인이 본인 티어에서 힘을 못쓰는 상황이 자주 보이고, 중급 봇전은 우리팀마저 봇인 경우가 있죠. 게다가 욕설 트롤 정치 대리 다인큐버스 헬퍼까지 있으니 더 이상 쓰기도 손이 아플 지경이에요.
  환경만 문제면 다행이지만 더 큰 문제는 라이엇이 해결할 의지 혹은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문제는 라이엇이 '안'하는건지 '못'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제 생각으론 라이엇의 여지껏 행보와 저 운영계획을 봤을때 2017년 시즌 역시 별 차이가 없을 겁니다. 또다시 반영되지 않을 보여주기식 설문조사를 할거고, 아무도 동의하지 않을 법한 다인큐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 통계와 승률 통계를 들이밀겠죠. 그리고 98프로의 유저들은 여전한 다인큐 속에서 헤맬 겁니다. 물론 다인큐를 없앤다고 98퍼의 유저들의 티어가 수직 상승하진 않겠죠. 근데 그렇다고 해서 저를 포함한 브실골플이 공정한 경쟁을 침해받을만큼 다인큐가 중요한가요?
  이대로면 결국 이 게임은 계속 후퇴할겁니다. 벼랑에서 떨어질때까지요. 이미 망쳐진 환경과 이를 개선하려는 의지가 없는 관리자가 합쳐졌어요. 결과는 시간이 말해주겠죠. 이미 한국에선 1위를 뺏겼습니다. 정신 차리고 제대로 운영하지 않으면 그토록 안일하고 행복하게 쌓아올렸던 탑이 순식간에 뒤집히게 될겁니다.

  끝으로, 롤이라는 게임이 정말 아깝네요. 몇 안되는 제가 정말 열심히, 그리고 재밌게 했던 게임이었는데 말이죠. 부디 라이엇이 정신차리고 예전의 개념찼던 '진정한 이용자 중심 철학'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p.s. 피곤한 상태에서 두서없이 써내려가서 가독성이 떨어질수도, 내용의 연관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양해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