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2부를 쓰기에 앞서서.

많은 관심 고마움. 이전부터 똥글도 올리고 그럭저럭 말 안 되는 글도 자주 올렸는데 이번 암살자 칼럼은 호응이 좋아서 되게 기쁨.

......뚜벅이 칼럼은 이렇게 관심 못받았는데 말이지.


4. 라이엇 게임즈의 의도.

1부에서 현 메타에 대한 이야기를 했지. 다시 말해보면 문제의 핵심은 이거임.

1) 암살자들이 직간접 너프로 인해 초반에 약해졌다.

2) 그래서 중후반을 바라보는 챔피언들이 강세가 되었다.

3) 템의 문제로 그 챔피언들이 모조리 전사형이다.

4) 전사한테 약한 암살자를 더더욱 꺼내기 힘들어졌다.

템을 고치는 걸론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이 안 됨. 오히려 더 몸 튼튼한 메이지 챔들만 남을 수도 있음. 그렇다면 암살자들의 초반을 상향하면 중후반 바라보는 전사형 마법사들을 카운터치는 나름의 입지를 차지할 수 있겠지?

여기서 중요한 건 라이엇 게임즈는 현 암살자들의 초반을 상향시켜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라이엇 방침을 볼 때 지극히 당연해. 현 암살자 챔피언들의 메커니즘은 대처가 불가능한 스킬에 의존하기 때문에 초반 딜량을 올리거나 하면 어떤 상대가 와도 그대로 압도하기 때문이지. 그리고 암살자들은 초반 버프 후반 너프를 하면 에코처럼 전사로 업종을 전환하거나 아예 쓸 수도 없는 쓰레기가 됨.

라이엇 게임즈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 그래서 암살자들을 대처가 가능하도록 만들기로 했지. 대처가 가능한 암살자에 대해서 말하기 전에 이걸 짚고 넘어가자.


5. 유저와 게임사의 인식의 괴리.

현 롤 유저들은 라이엇 게임즈의 의도나 패치 방향에 대해 묘하게 그릇된 인식을 가지고 있음. 일종의 괴리라고 할까? 1부 댓글 중 하나에서도 보였던 문제였다. 뭐냐.


허밍걸(2016-10-28 11:44:00)
광고신고신고비공감 0공감 0
애초에 '암살자'한테 카운터플레이가 가능하다는게 말도안됨. 그게 그럼 암살이여? 예고 살인이지.  

미리 예측해서 막는거 아니면 암살자의 진입+폭딜 자체는 막을 수가 없어야되는데 라이엇은 그걸 막으려고 하니 암살자가 살아날 수가 없지










이거다. 라이엇 게임즈가 이 소리를 들었으면 엄청나게 씁쓸한 표정을 짓거나 비웃을 거임. 아니면 다시 자신들의 의도를 열심히 설명할 수도 있겠지.

저 댓글을 다신 허밍걸 님이 잘못된 인식을 가진 롤알못이라는 소리를 하는 건 아님. 왜냐면 저 인식에 동의하고 있는 사람들이 꽤 되고, 실제로 라이엇 게임즈도 몇 년 전까지는 저런 식으로 생각했었거든.

앞으로도 칼럼을 쓸 일이 여러 번 생길 것 같아서 확실하게 말하는데, 리그 오브 레전드는 게임임. 그리고 '리그 오브 레전드'임. 현실의 암살자와 비슷해질 필요도 없고, 다른 게임인 도타2의 노선을 따라갈 이유도 없음.

초창기 리그 오브 레전드는 도타에게서 영향을 아주 많이 받았음. 하지만 둘은 근본적인 설계부터 다른 게임이었고, 서로의 챔피언 설계나 지향점도 달랐음. 라이엇 게임즈는 몇 년에 걸쳐 패치를 거듭하면서 '도타스러운' 것을 제거해왔고 '리그 오브 레전드스러운' 고유한 무언가를 만들려고 노력했지. 예를 들자면 뽀삐, 타릭, 사이온, 요릭 등등의 챔피언 리런치. 그리고 이번의 역할군별 묶음 패치.

라이엇 게임즈가 자기들 의도를 아주 열심히 설명했는데 그거 읽은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음. 내 칼럼은 라이엇 게임즈가 말한 걸 그냥 정리해서 말하거나 그것을 기반으로 패치의 의도를 추측하는 건데도 불구하고

앤스두(2016-10-28 15:24:39)
광고신고신고비공감 0공감 0
이런거 레딧에 올려줄 사람 없나 
라이엇이 이거보고 밸런싱에 대해 좀 진지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는데






같은 댓글이 달리지. 라이엇 게임즈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인데 굳이 알려줄 필요가 있나 싶음.

라이엇 게임즈의 의도에 대해선 이전부터 몇 개의 칼럼을 썼고(지금은 전부 삭제함) 제대로 말하려면 정말 칼럼 하나를 더 써야함.

어디까지나 암살자 패치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으므로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라이엇 게임즈는 챔피언들을 역할군 별로 묶어서 각각의 챔피언 관리를 쉽게 하고 유저들이 선택지의 다양성을 느끼게 하고 싶은 거임. 그래서 역할군 패치 때는 특정 역할군이 사는 템을 구체화하는 작업이 추가로 이루어지지. 역할군 간의 경계를 뚜렷하게 하지 않으면 역할군 별로 묶는 것부터 제대로 안 되니까.

하지만 라이엇 게임즈가 한 역할군 패치 중 현 메타와 건전한 상호작용을 하는 역할군들은 솔직히 별로 없었음.

시즌 초창기에 했던 원거리 딜러 패치를 보자고. 원거리 딜러는 어느 조합에나 있잖아? 이번 시즌 원거리 역할군 패치의 목적은 원거리 딜러들 간에 개성을 부여해서 상위호환 하위호환 문제를 제거하는 거였음. 근데 원거리 딜러들이 개성이 생기긴 했는데 약해져서 스스로 메타를 변화시키는 게 아니라 메타의 변화에 맞춰가는 역할군이 됨.

그보다 이전에 있었던 돌격형 전사 패치는 더하지. 왜냐면 걔들은 변화가 생기긴 했는데 그 당시 메타와는 아무 상관이 없었거든. 오히려 라인스왑, 짤짤이 메타에 카운터당했지. 어떻게든 쓰이게 하기 위해 카운터도 씹어먹는 오버스펙으로 나와서 메타를 초토화시키다가. 결국 너프를 먹고 이전처럼 다시 메타에 아무 영향도 못 끼치게 됐음.

그런 점에서 현 암살자 패치는 상당히 의미가 큰데 앞서 말했듯이 현 메타가 생긴 이유는 암살자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 이번 암살자 패치가 성공적으로 된다면 현 메타를 완전히 들어내버릴 거야.

아니면 이전보다도 사장되던가. 이건 정말 일어나선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솔직히 모르지.

어쨌든 본론으로 돌아가겠음.


6. 대처가 가능한 암살자.

라이엇 게임즈는 현 미드에 나오는 전사형 AP챔피언들을 가장 이상적인 상태라고 보고 있을 가능성이 높음. 카운터 플레이가 가능하고 특정 역할군으로 묶여있고 템도 비슷하게 가서 관리하기도 쉽고, 각각 개성도 있기 때문이지. 그 역할군만 나오는 것도 아니고 라일라이 잘 안 가는 오리아나 등의 서포팅형+한타형 누커 챔피언도 좀 나온다는 점에서 라이엇 게임즈는 현 미드 챔피언들에 대해선 직접적으로 손을 안 댈 가능성이 높음.

그렇지만 한 역할군만 이상적이면 궁극적으론 걔들밖에 안 나와서 게임이 재미없어짐. 그나마 노잼톤 또바나의 아무런 변화가 없는 탑 라인전, 직스 제라스 아지르의 무조건 40분 가는 무한 수성 메타보단 역동적이라서 유저들이 참아주는 거지 솔직히 요즘 픽밴도 라인전도 한타도 진짜 재미없음. 한 팀이 어디 오브젝트 먹으러 몰려가면 우르르 따라가는데 하드 이니시에이터도 안 써서 두 팀이 용 칠까 말까 타워 밀까 말까 서로 간잽이하다가 누구 하나가 진 살상연희 맞고 속박되거나 엘리스 고치, 리신 발차기, 신드라 e-q 등 하드 CC 0.1초라도 뭐 하나만 걸리기만 하면 3전사들이 일제히 달려들어 지 두꺼운 어깨 밀면서 맞다이를 하고 서포터는 딜량 1위를 목표로 화려하게 날뛰는 와중 원딜은 저 뒤에서 쥐꼬리만한 딜을 넣고 죽음. 아무리 그나마 역동적인 상태라곤 하지만 변수가 없어서 재미가 없다고. 

앞서 말했듯이 라이엇 게임즈는 현 고착화된 메타의 문제가 어디서 온 건지 알고는 있었음. 암살자들의 전반적인 약세. 하지만 암살자들을 그냥 상향시키면 그냥 암살자들로 넘쳐나는 메타가 되어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이 안 되는 딜레마에 빠졌지.

이번 암살자 패치의 핵심은 암살자들의 카운터 플레이 방식을 늘리는 것에 있다. 위 댓글에서 언급된 것처럼 미리 예측하지 않으면 진입->폭딜 자체를 막을 수 없는 현재의 암살자들을 뜯어고쳐서 진입하더라도 폭딜을 넣으려면 나름대로 실력이 필요하도록 만들려는 거야. 그런 일방적이고 단순한 구도를 챔피언 설계에서부터 막으면 암살자 챔피언들을 미묘하게 계속 조정하거나 영원한 OP 영원한 고인 없이 적정한 선에서 챔피언들을 조정할 수 있지.

그 첫째는 라인전에서 시작함. 이번 대규모 업데이트를 받은 암살자들은 네 명. 그 중 원래 라인전 카운터 플레이가 가능했던 렝가는 미묘한 전사형 암살자에서 정통 암살자로 포지션을 변경하는 패치를 받았고, 탈론, 카타리나, 르블랑은 새로운 개성 부여와 라인전에서 바람직한 카운터 플레이가 가능한 패치를 받음.

그나마 E 사슬 맞추는 실력이 필요한 르블랑보단 탈론과 카타가 심각함. 얘네 둘은 스스로는 상대 스킬 피하는 것만 하면 됐고 상대는 잘 맞추거나 사거리만 열심히 재는 것 말곤 별 것 없었기 때문이지. 그것도 실력 맞긴 한데 '적당히 접근한다.' '이 때는 좀 멀리 떨어져야 한다.'가 유일한 라인전 상호작용이자 카운터플레이면 더럽게 재미없음. 너무 미묘한데다가 한 쪽으로 기울었을 때 그걸 극복하기도 힘듬.

이번 암살자 개편에선 이게 조정됐다. 탈론을 먼저 보자.


7. 탈론

이번 탈론은 기본 능력치부터 패시브QWER 다 건드렸고 변경된 E스킬로 벽을 넘어다니는 모습이 참으로 간지나긴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아니고.


7.1. 변경점

 (출처: 실시간 유저 정보 게시판 롭스군 PBE 패치노트)

기본스펙에서 이속이 내려가고 기본 체력, 체력 성장치, 기본 공격력이 상향됨. 하지만 이건 초반 라인전에선 크게 의미가 없어서 주목해야 할 점은 다음과 같음.

패시브가 기존의 완전히 무쓸모한 부분에서 스킬 3타를 맞춘 이후 평타를 먹일 경우 강력한 폭딜을 주는 조건부 기술로 바뀐 점이 첫째.

Q가 단순한 온 넥스트 힛 평타강화기에서 돌진기, 그리고 근접 시 조건부 폭딜기로 바뀐 점이 둘째.

주력기인 W가 가까이 다가가서 슥-삭 하는 기술이 아니라 에코 Q처럼 한 번 칼날을 던지고 약간의 딜레이 후 돌아오면서 큰 피해와 높은 둔화를 먹이는 조건부 딜링기로 변경된 점이 셋째.

이 세가지가 라인전에서 중요함. 보면 알겠듯이 풀딜을 넣는 메커니즘이 다 조건부임. 그리고 이 조건부 메커니즘들은 상대가 자신의 실력만으로 카운터 플레이가 가능함.


7.2. 설명.

패시브를 보자. 패시브 지속시간은 6초임. 6초 내에 3번 스킬을 먹이고 평타 한 번을 쳐야 한다는 거지. 그리고 리메이크 탈론 스킬 쿨은 Q 8~6초. W 9초임. 쿨감을 어지간히 맞추지 않는 이상 라인전에서 패시브를 터트리려면 W2타를 전부 적중시키고 Q로 돌진->평타를 먹여야 한다는 거지. (돌진한 다음 평타 맞추는 건 뭐 어렵겠냐만) 아니면 궁극기를 쓰거나.

탈론이 패시브를 터트리는 방식이 지극히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w 2번째 타격을 피하거나 Q 돌진각을 안 주면 괜찮음. 그리고 Q를 돌진기로 쓰면 근접해서 바로 먹이는 것보다 딜량이 조금 떨어지기도 함. 탈론도 상대도 재밌게 라인전을 할 수 있음. (그냥 쉬운 라인전을 재밌다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이렇게 조건부로 바꿔서 딜량의 최대치가 상승했다는 거임. 


7.3. 실제 딜계산.

딜링기가 갖춰지는 기존 탈론 2렙 딜량을 보자.

Q평(1AD+30+1.5추가 AD) W(60+1.2추가 AD)

해서. 1AD+90+2.7추가 AD임. W 먼저 써서 패시브로 평타 대미지가 상승할 수도 있지만 리메이크 탈론은 기본 공격력이 5 상승했기에 그냥 넘어가겠음.

그리고 리메이크 탈론의 2렙 풀콤 딜을 보자. 먼저 최저치임.

Q돌진(80+1.1추가 AD)+바로 평타(1AD)+W 1타(50+0.4추가 AD)

합쳐서 1AD+130+1.5추가 AD임. 기본데미지는 몰라도 계수는 완전히 시궁창이지? 하지만 최고의 이론치는 어떨까?

근접Q(120+1.65추가 AD)+W(110+1.0 추가 AD)+패시브가 적용되는 평타(1AD+70+1.8추가 AD)

해서 1AD+300+4.35추가 AD임. 이론상의 수치지만 확연히 차이가 남. 아주 입롤도 아니고 그냥 풀콤을 넣었을 뿐인데 최저치보다 2~3배 가까이는 세고 기존 탈론과 비교해도 깡댐 계수 전부 압도함.


7.4. 기타 등등.

다른 차이를 살펴보면 기존 탈론은 E가 갖춰지는 3렙이 아니면 원거리 미드챔 상대로 콤보를 넣을 수도 없는데 리메이크 탈론은 2렙이면 기본적으로 딜링능력은 완성되고 3렙때 벽 넘는 이동기인 E 찍어봤자 별 의미 없으니 Q나 W를 찍어서 딜량을 더 높일 수도 있다는 점. 

Q를 근접해서 안 쓰고(정확히는 기존 탈론과 같은 이유로 못 쓰겠지) 그냥 돌진기로만 써도 패시브만 터트리면 1AD+260+3.8추가 AD라서 기존보다 높은 대미지라는 것.

딜이 아니라 유틸로 봐도 W둔화율이 20~40%에서 40~60%로 높아지고 궁극기도 이속 증가량이 40% 고정에서 궁극기 레벨에 따라 40~70%로 높아지고 다른 챔들과 공통되게 은신이 핑크와드나 렌즈에 걸리지도 않게 되었지. 쿨 2초의 벽넘기로 인한 압도적인 기동성은 덤이고.

근데, 중요한 건 이게 그냥 퍼준 게 아님. 새로 얻은 장점은 모조리 조건부임. 벽이 있어야 하는 E는 말할 것도 없고 궁극기 이속 증가량 늘려준 대신 기존 탈론 이속이 350으로 공통 3위였는데 335라는 중위권으로 떨궜음. 이론상 최대 딜은 엄청 높아졌긴 했지만 그걸 내려면 던지고 받는데 시간을 걸리는 W를 포함해 단일 대상에게 스킬들을 다 맞춰야 함. 그리고 딜의 상당수를 차지하게 된 패시브 스택은 탈론 스킬 특성상 단일 대상에게밖에 못 쌓기 때문에 그나마 미묘한 광역딜러처럼 운용할 수 있었던 이전과는 달리 적 딜러 못 짜르면 이전보다도 답 없음.

보면 초반 라인전 구도에 엄청난 신경을 썼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위 탈론의 Q돌진기 시 풀딜을 보셈. 1AD+260+3.8추가 AD임. 2렙에. 추가 공격력 20정도라고만 쳐도 깡뎀으로만 410정도가 들어감. 그 때 상대 미드 방어력이 높아봤자 30~40 아니겠어? 롤 방어력 공식에 따르면 315~292언저리쯤이 들어감. 한 번만 제대로 들어가면 그냥 포션 2개가 날아가거나 킬각 뜸. 기존 탈론은 깡뎀에서 비교가 안 되서 라인전 약캐였다는 걸 생각하면 비약적인 변화임.


8. 변화의 핵심.

이런 탈론 변경점의 특징은 카타리나나 르블랑도 똑같음. 카타리나도 기존에 비해 포텐셜이 엄청 높아졌지만 그게 조건부(단검 줍기)라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망했을 때 각 잡아서 팽이 돌면 다 쓸어담을 순 있었던 이전보다도 안 좋음.

기존 3렙 카타 딜량은 기본 대미지 155+0.5추가 AD 1.1AP임. 초반이니 계수는 별로 의미 없으니 깡뎀만 보면 솔직히 높지 않은 편이지.

리메이크 3렙 카타 딜량은 105+0.65AD+0.55AP 정도가 나옴. 3렙 카타 AD를 감안한 총공격력 대미지는 41이고. 즉 146+0.55AP로 이전보다도 낮아졌지만. 저건 단검줍기를 배제한 최저치고, 3렙 단검줍기 딜이 기본 대미지 83에 0.55AP임.

그러니까 단검을 한 번 주웠다고 가정했을 시 기본 대미지 229+1.1AP임. 깡뎀이 기존보다 70 높은데 사실 단검 2번 정도도 주울 수 있고, 단검 주울 때마다 순보 쿨도 빠르게 줄어서 실제 최대치는 이것보다도 더 높을 수 있음.

자,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냐? 말했듯이 이 칼럼은 성능에 관한 칼럼이 아님. 라이엇의 의도에 관한 칼럼이지. 좋은 예라서 탈론 카타만 얘기하긴 했지만 핵심은 이거임.

첫째. 암살자들의 초반을 상향하되 그것을 조건부로 만든다. 그러면 라인전은 누구 하나가 한 쪽을 압도하고 다른 쪽은 버티는 확정된 구도가 아니라 각 플레이어들의 기량 문제가 됨.

둘째. 암살자들이 후반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 조건부나마 스펙이 상승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아이템 변경, 추가로 인해서 만들어진 것이기도 함.

그렇다면 조합에서 암살자들을 기용할 여지가 생기겠지. 그리고 암살자들이 기용될 수도 있다는 점 하나만으로 현 메타는 박살이 남. (사실 실제로 출시되면 안 될 수도 있는데 만약 그러면 라이엇이 향 추가로 해서 그렇게 만들 거임.)


9. 라이엇이 노리는 메타 변화.

1부에서 언급한 미드 챔피언을 보자. 신드라, 카르마, 라이즈, 아우렐리온 솔, 블라디미르, 빅토르, 카시오페아. 얘들 특징이 사실 하나 더 있음.

즉각적인 반응을 못함. 다만 신드라는 원래 암살자 씹어먹는 누킹형 챔피언이 지속형 메타에서 더 강해진 거니까 논외로 두자.

하지만 다른 챔피언들은 아주 명확함. 아니 뭐...... 일단 지속딜형 챔피언이니까. 부연설명을 하자면 카르마는 W속박을 먹이는데 시간이 필요하고, 라이즈, 아우렐리온솔, 카시오페아는 살아있는 시간과 딜량이 정비례하는 DPS형. 블라디는 E를 충전해야하고 빅토르는 E에 후속타가 딜량이 아주 우수하고 궁이 지속형, 롤드컵엔 안 나왔지만 반짝 떴다가 사라진 탈리야도 풀 딜을 넣는데 무조건 시간이 필요함.

원래 현 미드 챔피언들은 1:1 라인전에서 암살자들 돌입에 즉각적이고 유의미한 대응을 하기 힘들었음. 스킬이 즉발이 아니라, 딜스킬이 적어서, 딜 범위가 한정되어 있어서, 논타겟이라 등등.

하지만 기존에는 암살자들이 그냥 스펙이 약하거나 메리트가 없었기 때문에 초반을 버티기 수월했고 따라 암살자들이 픽되는 걸 고려할 필요도 없었던 거임. 숙련된 프로들 대결에선 AP 챔이 리드할 여지가 더 많았다고 할 수도 있음. 암살자들 자체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어서 약간 카운터 맞아도 팀이 신경써주면 반반, 혹은 4 대 6으로 밀리더라도 한타 가면 3전사 조합으로 들어온 암살자를 전원 마크하고 죽일 수 있으니까.

근데 암살자들 스킬 개편만으로 기존 미드 챔피언들이 초반 주도권을 쥐거나 5대 5는커녕 4 대 6으로도 버티는 게 몇 배는 힘들어지는 상황이 온 거임. 로밍력에선 원래 암살자들과 비교가 안 되기 때문에 밀리거나 정글 개입 한 번으로 터지면 스노우볼이 마구 굴러가 조합이고 뭐고 스펙차로 압살당할 수도 있음. 

게다가 상향시킨 방식이 조건부 포텐셜을 높인 거라 설령 라인전을 반반 가더라도 암살자들 후반이 이전보다 나쁘지 않아져서 한타에서도 그들을 경계해야하는 상황이 온 거임. 아니면 암살자 뽑은 쪽에서 아예 한타를 안 할지도 모르지. 무한히 스플릿 푸쉬만 해서 정돈된 한타를 좋아하는 AP챔이 아무것도 못하는 구도. 제드 유행할 땐 꽤 자주 나왔음.

물론 암살자들도 스노우볼 못 굴리면 망함. 그리고 어디까지나 암살자들이 받은 조건부 포텐셜들이란 것들이 죄다 정면 한타에서 발휘하기 힘든지라 이전보다 한타가 더 나쁠 수도 있음.

근데 상대 정글도 렝가 카직스 등 암살자고 미드 딸 준비만 한다면 현 미드 챔피언들은 라인 중간 이상으로 나갈 수도 없을 텐데 도대체 어떻게 반반을 간다는 거지?

현 미드의 지속딜 메타는 성장을 안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쓰이는 거임. 이 챔피언들은 능력치들이 지속딜과 정면한타에 몰아져 있어서 망했지만 잘 쓴 스킬 하나로 한타 역전! 혹은, 로밍이나 스플릿으로 운영의 길을 열어둔다는 게 상당히 힘듬. (CC가 있는 카시, 로밍기가 있는 솔과 라이즈 등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메인 딜러인 걔들이 딜이 안 나오면 결국 의미가 없음.)

완성형이 AP딜탱이라는 것도 골때릴 거임. AD딜탱은 망하면 탱템 두르고 고기방패라도 하는데 AP딜탱 챔피언들은 결국 딜탱형 AP템을 사야해서 성장에서 밀리면 딜도 안 되고 탱도 안 되는 상태가 유지되거든. 그리고 그런 상태면 조합이고 뭐고 한타에서도 암살자들한테 순삭나고, 더 망해서 영원히 끌려다니고 지는구도가 형성되지.

즉, 암살자 챔피언들 개편이 성공적으로 되어 탈론 카타가 꽤 준수한 챔피언이 되고 대회에 나올 수 있게 된다면, 혹은 정글에 암살자들이 돌아다니면 기존의 3전사 안정적인 한타 메타는 완전히 붕괴되고 프로들도, 평범한 유저들도 새로운 메타를 찾게 될 거임.

실제로 메타에 무슨 변화가 일어나는가? 는 라이엇 게임즈의 의도완 동떨어질 수 있음. 이 부분부턴 나도 확신이 없음. 추측의 영역임.

하지만 추측을 말하는 건 개인의 자유겠지. 2부에서 끝내려고 했는데 이번에도 너무 길어진 관계로 본인의 추측, 혹은 기대하고 있는 변화는 암살자 칼럼 3부에 적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