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우리가 경제 및 마케팅 관념에 대해서
좀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느꼈기 때문임
참고로 화제글에 가있는 이스포츠와 기업의 관계에 대한 논문 관련해서 약간의 코멘트를 해보자면
그럴듯한 숫자로 도배되어 있는 것 같지만
일단 자료가 너무 옛날 자료고 추정치도 근거가 거의 없음
즉, 한 마디로 이야기해서 어떤 돈 안 쓰는 인벤러가 롤챔스를 보고 있는데
이 수치를 그냥 1인당 얼마 정도 소비한다는 것으로 계산해서 추산하고 있는것과
하등 다를께 없다는 말임
자 그러면 이해를 돕기 위해서 당연히 기타 유명한 종목에서의 시장 규모를 설명해볼까함


1.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보는 EPL 시장의 규모

여기서 우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예로 시장 규모에 대해 설명할거임
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냐면 뭐 우리한테 친숙하기도 하지만 맨유는 공개적으로 IPO를 실시한 상장된 기업이라
해당 수입 및 지출 내역을 언론에 공개하기 때문에 자료를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

2015-2016시즌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벌어들인 총 매출액은 약 7조원임
그 중에 메인 스폰서인 아디다스를 비롯한 스폰서쉽 금액이 약 2조원(30% - 쉽게 설명하기 위해 십의 자리로 반올림)
유니폼이나 기타 관련 상품들을 판매해서 벌어들인 금액이 약 1조5천억원(20%)
컨텐츠나 SNS를 활용한 지적자산이 약 1500억원(0% 수준)
중계권료가 약 2조원(30%)
그리고 마지막으로 티켓 판매료가 약 1조5척원(20%) 수준임

자 그러면 지출은 어떨까
같은 기간에 맨유가 지출한 총 금액은 약 6조원임
그 중에 선수 이적료나 연봉 비용을 포함한 인건비가 약 3조5천억원(60%)
인프라 및 기타 운영비가 약 1조5천억원(25%)
감가상각비, 매몰비, 이자료 등등 기타 지출비가 약 1조원(15%) 수준임


2. 수입-지출의 상관관계

자 맨유의 수입과 지출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한 이유가 궁금하지?
기업이나 구단을 운영함에 있어서 수입과 지출은 거의 비슷한 수치를 보이게 되어있음
그 규모는 크게 문제가 안됨
무슨 말이냐 하면 수입의 규모에 따라 지출이 상당부분 결정되거나, 반대로 지출 규모에 따라 수입이 따라가는 형태가 되거든
예를 들어 어떤 팀이 2부리그에서 프리미어리그로 승격을 하게 되면 중계권료나 기타 수입이 늘어나기 때문에
기존에 구단에서 지출한 비용이나 페이롤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팀은 아무도 없음
격에 맞게 좋은 선수들도 사오고 지출을 증가시켜서 좋은 성적도 내고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려고 노력한다는 이야기임
반대로 어떤 팀이 한순간에 빚 문제로 나락에 떨어진다면?
수입이 감소하면 당연히 지출도 감소하기 마련이지
인기 많은 선수들이 떠나고, 관련 상품들을 공장에서 찍어내지 못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경제 규모도 감소한다는 이야기임


3. e-스포츠 시장규모

여기까지 설명했다면 어느 정도 이 글의 취지에 대해 눈치를 챈 사람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
즉, 우리는 해당 기업들이 지출하는 금액을 통해 우리나라 이스포츠 시장에서 기본적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과 판의 크기를 어느 정도 갸늠할 수 있다는 소리지
자 그러면 실질적인 e-스포츠 시장규모는 얼마나 될까?
오늘 네이버에서 이적시장 라디오를 들은 사람들은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부동의 원탑인 페이커가 받는 연봉은 국내 톱클래스 남자배구 선수들의 연봉과 비슷하다고 했어(약 5억원)
하지만 이건 페이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고
실질적으로 롤 프로게이머가 받는 평균 연봉은 1억원이 채 안될거야
구장이나 유스시설 등 인프라 운영비용이 추가적으로 들어가는 프로스포츠와는 다르게
구단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지출 금액이 선수들 및 코치진들 연봉 및 인건비가 거의 다라고 생각하는
이스포츠 시장이라면 실질적인 지출 비용은 더 줄어들지
즉 아까 논문에서 제시한 

"이스포츠를 운영하는 구단의 한 해 지출 비용은 약 10-25억원 정도"

라는 명제는 어느 정도 현실성이 있다는 이야기라고 생각해
이 이야기가 10년전에 나온 이야기기 때문에 어느 정도 현실적인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더라도
구단들이 실질적으로 벌어들이거나 효과를 볼 수 있는 최대금액은 50억원 안팎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커
특히 위에서 이야기한 축구와의 비교를 통하면 확실하게 느낄 수 있지
자체 스폰서쉽이기 때문에 첼시-삼성, 맨유-쉐보레같은 수입을 기대할 수는 없고
중계권료도 게임방송사랑 상당부분 나눠가질 가능성이 큰데다가
티켓료는 스타디움 규모나 판매액을 생각해보면 거의 없는 수준이라고 본다면
150억원(760%) 이런 숫자는 어느 정도 과장되었다고 볼 수 있는 이야기지
솔직히 이정도로 실질적 효과를 볼 수 있다면 기업 누구든 이 판에 뛰어들려고 할거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판에는 뉴페이스는 없고 항상 나가려는 기업들만 있는게 현실이지
게다가 SKT, KT처럼 고객층이 한정되어 있어서 실질적으로 마케팅 비용과 이익을 어느 정도 환산할 수 있는
기업과는 다르게 삼성, LG같이 전 연령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은 이러한 수치를 효과적으로 환산하기 어렵고
따라서 실질적인 수익 및 시장규모는 더 줄어들 수 밖에 없을거야

연봉 및 기존 지출규모, 스폰서 기업규모에 따른 구단들의 투자가능성을 어느 정도 티어로 분석해보면

1티어 : KT, SKT, 롱주(중국 자본)
2티어 : 삼성, CJ, 아프리카
3티어 : 진에어, MVP, 콩두, 락스

정도로 보면 되지 않을까? 삼성이나 CJ, 아프리카는 지금 기업 자체가 어렵거나 챌린저스 강등으로 인해 티어 자체가 내려갈 수도 있는 빡빡한 상황인데다가 3티어 팀들은 10억원도 쓰기 힘든게 현실일거고.


4. 구삼성이 해체된 이유, 그리고 락스가 공중분해설이 돌고 있는 이유

자, 이스포츠에서 실질적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우리나라의 시장규모, 수익금에 대해선 어느 정도 위에서 설명한 것 같고 
그럼 이제 구삼성과 락스에서 선수들이 왜 나가야 하는지 설명도 가능해
옛날 삼성이 그랬고, 지금의 락스가 그렇지만
이 선수들의 실질적인 연봉은 해외도 참전하고 하는 바람에 기존 시즌보다 5배 이상 올랐을거야
왜? 너무 잘했으니까
솔직히 EPL처럼 팀 순위별로 중계권료가 차등지급되는 것도 아니고 티켓료가 다른 것도 아닌 이상
롤챔스에서 벌어들일 수 있는 구단의 실질적인 수익규모는 팀별로 큰 차이가 없을거야
한 가지 예외가 있다면 롤드컵 진출 팀들에 대한 이야기지만
이 팀들은 수익이 올라간만큼, 오히려 선수들의 가치가 폭등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지.
수익규모에 비해 더 이상 국내 구단이 감당하기 어려운 지출규모가 나오면
구단 입장에서도 선수들과의 온도차이를 좁히기가 매우 힘들거야
막 중국에서는 두자리수 연봉 부르고 있는데
한국에서 그렇게 주면 선수들 연봉만으로도 예상수익규모를 훌쩍 뛰어넘어버리니까
적자로 운영하고 싶은 기업은 아무도 없을거고.
락스가 잘못한게 있다면 팀의 규모에 비해 너무 좋은 성과를 냈다는 점이겠지


5. 결론

실질적인 지출 규모로 봤을 때, 우리나라 이스포츠는 EPL의 0.1%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될라나.
뭐 우리나라 프로야구, 프로축구, 프로농구는 고사하고 그 다음레벨인 
프로배구조차 못 따라가는 것이 안타깝지만 현실이고 현주소야. 
아직까지 게임이라는 장르를 우리나라에서는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들이 존재하기도 하고
기업들이 현실적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수단이 위에서 언급한 대로 그다지 많지가 않아.
온게임넷에서 틀어주는 광고만 봐도 종류 자체가 많이 편협되어있고.

미래의 가능성을 본다면 앞으로 스폰서쉽, 중계권료, 광고수익 등 다양한 것들이 점점 만들어지고
시간이 해결해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기업들이 여기에 투자하거나 운영하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함.
현재로써는 우리가 좋아하는 팀과 선수를 지키기 위해서
수익 규모나 시장 규모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인정하면서
우리 팬들도 좀 더 판을 크게 만들기 위해 노력할 필요성은 있다고 본다. 
그래도 게임, 게이머하면 우리나라 아니겠냐?
앞으로 팬들도 더욱 성숙해지고 판도 커져서 EPL 저리가라할만할 세계적인 이스포츠 시장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