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리그의 밸런스에 관하여 앞서서 조금 말을 해봅시다. 징크스와 같은 챔피언들을 프로씬을 이유로 곧잘 너프해야만 했던 것은 사실 저희로서도 정말 하기 싫은 일이었습니다. 50%의 적정한 승률을 이미 지니고 있음에도 프로 선수들이 자주 사용한다는 이유로 칼질을 당해야만 했죠.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하기 싫어하는 일들 중 하나입니다. 향후의 목표는 이러한 프로씬 위주의 밸런싱을 가능한 한 덜 하는 것입니다.

해마다 MSI나 롤드컵 같은 대형 행사들은 분명 있을 것이며, 그 때마다 불가피하게 이를 의식한 조정을 하는 일 자체는 피할 수 없겠지만, 그럼에도 가급적이면 프로 환경을 이유로 승률 감옥에 갇힌 챔피언들을 최대한 줄여나가려고 합니다. 그러니 부디 기다려주셨으면 하며 그것이 저희의 내년 방침입니다.

사실 올해를 기준으로 봐도 더 이상 남은 프로 경기가 없기 때문에, 남은 저희 패치들을 하는 데에도 최소한 내년까지는 프로씬이 아닌 솔로랭크에만 집중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바라건대 다음 MSI가 있는 내년 5월까지 프로씬 위주의 패치보단 솔랭 위주의 패치를 하고자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가장 최상의 상황일 것입니다. ─ 물론 항상 기대대로만 상황이 흘러가지는 않을 수 있음을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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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를 들어 이번 패치 너프를 받게 된 아지르 같은 경우는, 아시겠지만 오직 프로씬 때문에 너프를 받게 되었습니다. 아지르는 현재 완벽히 건강한 픽밴률을 지니고 있습니다. 승률의 경우에는 50%에 약간 미치지 못하긴 합니다만 아지르라는 챔피언이 매우 높은 숙련도를 요구하는 챔피언임을 고려했을 때, 비숙련자들까지 포함되는 전체 통계에서 승률이 50%에 약간 못 미치는 것은 오히려 아주 밸런스가 적절히 잘 잡힌 상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숙련도가 필요한 챔피언들은 다른 챔피언들보다 더 많은 연습이 필요하니까요. 괜찮은거죠. 하지만 불운하게도, 그렇습니다. 너프의 강도가 어떻든 간에 프로 밸런스의 희생양입니다. 지금은 롤드컵이니까요. 선택지가 많지 않았죠. 아지르의 대항마들이 하나 둘 씩 입지를 잃고 나면 아지르가 프로씬에서 No.1 미드가 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아주 살짝 아지르를 건드렸습니다.

 브라이어의 경우 출시 초기의 약세와는 달리 거의 로켓처럼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었죠. 아주 좋은 성능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유저들의 숙련도는 오르기 마련이고, 브라이어라고 예외는 아니었죠.

 르블랑의 경우 저희로서도 갑작스럽게 추가한 패치안이었죠.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에 지뢰처럼 AD르블랑이 팍 튀어올라왔거든요. 지난 금요일 저녁부터 논의를 시작하여 변경안을 준비하고, 사람들을 모아서 AP르블랑과 AD르블랑 양쪽 모두의 테스트 플레이를 진행하고 양쪽 빌드를 위해 무엇을 절개하고 무엇을 보상해야 하는지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월요일 경에 한 줄 정도의 추가 패치를 덧붙이고 패치에 끼워넣었죠. 자세한 건 이따 르블랑에 대해 설명할 때 말해보도록 합시다.

 렉사이는 강철가시채찍 상위 아이템의 버프로 한 번에 저희가 그동안 쌓아올린 너프를 날려버렸습니다. 실제로 지난 너프 이후 더 이상 렉사이를 건드릴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런 기대가 시원하게 날아가버렸죠. 렉사이는 실제로 그 숱한 너프에도 여전히 상위티어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왔습니다. 챔피언 자체도 상위티어에 특화되어 있었죠.

 레넥톤의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프로씬을 의식한 패치라고 할 수 있겠으나, 비단 프로 리그 뿐만 아니라 솔로랭크에서도 레넥톤에게 상성을 달아주고자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챌린저 구간에서 제일 선호되는 탑라이너가 레넥톤이라고 한다면 믿으시겠나요. 그만큼 레넥톤은 상대 탑을 보지 않고도 무상성 선픽으로 고를 수 있는 픽이었습니다.

 제리 또한 롤드컵을 겨냥한 패치입니다. 전반적으로 제리가 솔로랭크 환경에서 그리 심각한 문제들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요.

 그밖에 버프를 받게 되는 챔피언들은 대부분 롤드컵 환경을 크게 망칠 염려없이 안정적으로 버프를 받을 여유가 있었기에 저마다 조금씩 상향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들 모두 그리 자주 밴 되는 챔피언들이 아니며, 각 지역의 솔로랭크 데이터를 보면 전반적으로 성능이 떨어져 있다 짐작되는 챔피언들이었습니다. 13.19는 어쩔 수 없이 프로 리그를 많이 의식한 패치임에 분명하지만, 일부 챔피언들은 프로 리그와는 상관없이 솔로랭크의 지표를 의식한 것들입니다.

자세한 것들은 각 패치안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면서 확인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