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드에 대한 이야기를 해봅시다. 제드는 현재 스스로가 무슨 마법사인 양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굶주린 히드라와 함께, 몹시 높은 스킬가속을 기반으로 그렇게 굴어대죠. 사실 현재의 제드를 더 이상 "암살자"라고 부르기엔 다소 민망한 수준입니다. 이 부분을 고치고자 합니다.

헌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솔직하게 이실직고를 한다면, 이 문제를 시간적인 여유 없이 '단기간 내로' 개선할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굶주린 히드라를 리워크해볼까요? 가능한 일이죠. 하지만 거기에는 시간이 소요됩니다. 한 패치 안에 긴급하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입니다. 그러나 제드는 실시간으로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굶주린 히드라 빌드의 제드는 상당히 기형적입니다. 단순히 기형적인 것만 문제가 아니라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히 없으며, 그렇기에 아주 불쾌하죠.
여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두 말 할 여지도 없이 자명합니다. 방치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고쳐내야만 한다는 것도 명명백백하다 할 수 있습니다.


전략 1. 굶주린 히드라 변경

말씀드렸다시피 시간이 소요됩니다. 이번 패치에 포함되진 않으며, 아마도 다음 패치에도 포함되지 않을 것입니다. 게다가 굶주린 히드라를 이 정도까지 악용하는 것은 제드 하나 뿐입니다. 대부분의 다른 사용자는 적당한 선을 지키며 잘 쓰고 있죠. 리븐이나 클레드, 누가 됐든 간에 이들이 사기적인 방법으로 굶드라를 악용하고 있다고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게다가 제드 하나 때문에 여럿이 쓰는 아이템 자체를 뒤엎는다는 것도 섣불리 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점도 걸립니다.


전략 2. 제드 다리 뿌수기 

그렇다면, 제드 하나만 다리몽둥이를 분질러 버릴까요? 그건 쉬운 일일까요? ─아마도요. 그런 방식도 생각해봤죠. 어쩌면 제드의 기력 소모량을 엄청난 폭으로 너프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스킬가속은 그리 유의미한 자원이 아니게 됩니다. 가속을 아무리 많이 확보해봤자 어차피 기력이 부족해서 다 쓸 수가 없게 되거든요.

문제는 현재의 대다수의 AD 암살자 아이템이 모두 스킬가속을 기반으로 성능을 낸다는 것입니다. 세릴다, 요우무, 드락사르, 심지어는 월식까지도. 모든 메이저 방관 아이템에는 가속이 달려있습니다. 1코어 뿐만 아니라 2코어로 사는 아이템에도 가속이 붙어있죠. 칠흑의 양날도끼를 올릴까요? 거기에도 붙어있답니다. 세번째에도 붙어있습니다.

어쩌면 신화 아이템을 삭제하는 내년 환경 기준으로는 달라질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현재의 신화 시스템이 살아있는 환경 아래에서는, 제드에게 스킬가속이라는 자원을 완전히 거세시키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7개의 암살자 아이템을 바로 다음 패치에 바꿔버릴 수는 없는 일이지 않겠습니까.

제드는 현 시스템이 가진 결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희생양입니다. 시간을 들이지 않고서 한 번에 모든 것을 뿌리 뽑을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당장 제드의 기력을 박살내는 패치안은 일단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1. 현 제드의 특징

그래서 한 번 제드를 연구해보았죠. 흥미로운 점이 두 가지가 관찰됩니다. 현재의 제드는 ①.후반 왕귀형 암살자에 가까운 모습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딱히 제드가 반드시 초반에 올인하는 암살자여야 한다고까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초중후반 모두 무난무난한 그래프를 보이는 것도 아니고, 아예 왕귀를 해버리는 건 좀 다른 문제죠. 개인적으로 제드는 초중후반 모두 무난한 성능만을 보이는 밸런스형 파워그래프를 갖는 정도가 적당하다 봅니다.

따라서 초기안에서는 제드의 1렙궁의 성능을 올리는 대신 3렙궁의 성능을 너프하는 방안을 고려하기도 했습니다. 초반 체급을 조금 올리고, 후반 체급을 낮춤으로서 형평을 찾아갈 수 있게요. 그 자체는 나쁘지 않은 발상이었을 수도 있다보지만, 문제는 더 큰 결함이 있었다는 것이죠.

두 번째 흥미로운 점은 ②.W를 두번째로 마스터하는 제드의 성적이 잠재적인 OP 빌드의 수준에 도달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잠재적으로 '좋은' 빌드가 될 수 있는 건 사실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상황이나 조건에 따라 다른 전략을 취할 수는 있는거니까요. 하지만 그것이 OP의 수준이라는 것은─.

2. W선마 제드의 문제점

그러니까, 음. 플레이어들은 흔히 관념적으로 이런 생각을 하곤 합니다. 어떤 챔피언을 하든 대개 Q,W,E 세 개의 일반 스킬을 원하는 순서대로 마스터 해야 할 텐데, 보통은 자연스럽게 "데미지를 올리는 스킬을 중요한 순서대로 마스터 하자." 이런 생각을 하게 되죠. 주력기 Q, 보조 딜링의 W, 그리고 마지막에서야 유틸기인 E를 찍는다던지…. 물론이죠. 거기에 문제 될 게 뭐가 있겠습니까? 충분히 말이 되는 발상 아닙니까. 오히려 렉사이가 Q를 마스터하지 않고 다른 걸 먼저 마스터하고자 한다면 그게 더 문제죠.

보통은 그런 관념을 따르지 않고 멋대로 스킬을 찍을 경우 처참한 승률이 뒤따르며 이를 통해 그것이 잘못된 방식임을 알려줍니다. 혹은 저희가 챔피언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보다 직관적으로 유저 여러분에게 넌지시 알려드리기도 하지요. 대표적인 예로 아지르가 있었습니다. 아지르는 이제 W를 선마합니다. 그게 아지르라는 챔피언에게 더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야 병사를 소환하는 술사가 병사를 먼저 마스터하지 않고 달리 먼저 뭘 하겠습니까? 병사맨이 병사를 마스터한다, 가장 직관적이고 납득하기 쉽지 않은가요.

헌데 암살맨이 암살 스킬을 올리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더 칼날을 우겨넣어서 적을 해치워야 하는 암살자가 데미지 스킬을 마스터하지 않고 다른 유틸을 챙긴다? 그래도 충분히 성능이 나온다? 무언가 일이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거죠. 이를 두고 "아, 아주 영리한 뉴빌드가 나왔네" 하고 넘어갈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W 후반 쿨타임 +3초

그림자로 무슨 포킹을 해대는 현재의 제드는 저희가 도저히 지지할 수가 없는 유형의 빌드입니다. 제드는 자신의 본분인 암살자에 가까워져야만 합니다. 그러나 어쩌면 해당 너프를 받고도 여전히 제드가 W를 두번째로 마스터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빌드로 남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보다 약해질 것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사실 해당 패치안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최소한 당분간은 제드가 올바른 방향을 찾아갈 수 있도록 밀어넣는 장치를 해줄 것입니다. 제드의 후반 기대치는 명백히 약해질 것입니다. 대부분의 유저들은 E를 두번째로 마스터합니다. 레벨 14-18 사이의 성능은 약해지겠죠. 체감이 될 너프이며, 그 중에서도 후반 게임을 겨냥한 너프입니다.

여전히 일부 제드 플레이어들은 W를 두번째로 마스터하는 빌드를 연구하겠죠. 하지만 말씀드렸다시피 보다 성능이 떨어졌을 것이며, E를 두번째로 마스터하는 빌드와 비교해보는 시간을 갖게 될 것입니다. 당연히 사람들은 더 좋다고 여겨지는 쪽을 따라갈 것이기 때문에, 만약 E를 두번째로 마스터하는 방식이 더 낫다고 여겨진다면 그 쪽으로 옮겨가리라 생각됩니다. 재차 강조하자면, 저희는 앞으로도 E를 두번째로 마스터하는 정석적인 암살자 빌드를 지지할 것입니다. 제드의 게임플레이의 대부분은 Q스킬에 귀속되어 있으며, 제드는 암살자로서 순간적인 살상력을 먼저 갖추어야만 합니다. 만약 E를 두번째로 마스터하는 것이 덜 효율적으로 느껴진다면, 제드라는 챔피언이 무언가 고장난 것임을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