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시끌시끌했던데 이제와서 꺼져가는 불에 기름 부을 생각은 없고,

소교님이 쓴 글이 원칙적으로는 맞는 말인데 이게 안되는 이유를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기존에 토스트한게임이 굴리던 한쿠였으면 당연히 롤백했을 겁니다.

두번 발생한 일은 세번이고 네번이고 계속 발생할 수 있고 무엇보다 사태의 원론적 해결이 가능하기 때문에.

근데 크랩은 이걸 롤백을 할 수가 없습니다. 롤백을 하게 된다면 두 가지 경우가 있는데,

1. 글로벌 서버 전체 롤백
- 당연히 말이 안됩니다. 기존 10배 넘는 글쿠유저들은 별 상관도 없는 한쿠이관때문에 벌써 11시간 이상 점검당했는데 거기다가 롤백까지 강요하느니 차라리 그냥 한쿠유저들끼리 카스톤이 50개네 280개네 하고 자기들끼리 치고받고 싸우게 하는 편이 크랩에게 훨씬 이득입니다.

2. 한국서버만 롤백
- 일단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치더라도 큰 문제가 있는데 점검 전에 타국 클라이언트로 계정 이관을 해 버린 플레이어들이 탈옥에 성공해 버립니다. (제가 본의 아니게 탈옥에 성공한 케이스이기 때문에 보증할 수 있습니다) 결국 롤백은 롤백대로 하고 형평성 문제가 고스란히 남아버리기 때문에 하는 의미가 없습니다.

롤백을 안하고 형평성을 맞추는 방법을 이제 고려해 봐야 하는데,

1. 그냥 전부 카스톤 280개로 올려준다
- 기존 글쿠페스 유저들이 들고 일어날거 생각하면 논외.

2. 줫던 카스톤 회수
- 결국 선택한게 이거고 그 과정에서 도저히 어떻게 가챠를 돌려버린 유저들을 해결할 방법이 안생기니까 그대로 손을 놔버린 결과가 현재입니다. 결국 최종적으로 형평성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는게 비극입니다만.

여기에서 어떻게든 형평성을 맞추려고 하면 점검중에 돌았던 루머대로 계정 하나하나 확인해서 가능한한 회수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만, 이것도 문제가 있는게 수작업의 번거로움은 둘째치고 애초에 가능하긴 한건지에 대한 기술적 한계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쿠 오래하신 분들은 기억할텐데 언젠가 유저랭크에 관계없이 모든 유저가 모든 메인 스토리를 볼 수 있는 버그가 터졌던 적이 있습니다. 토스트는 당시 백섭으로 이를 해결하려고 했고 백섭뉴스를 듣고 유저들 사이에서 가챠축제가 벌어졌는데, 백섭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고 (스토리 열람 내역이 서버가 아닌 클라이언트측에 저장됨) 백섭이 취소되면서 사단이 난 적이 있습니다. 비슷한 원리로 한번 풀린 카드가 재회수가 안되는 시나리오는 얼마든지 상상할 수 있습니다.

애초에 크랩이 잘못한 부분은, 그리고 같은 주장을 토스트가 삽질할 때부터 수없이 반복해 온 내용입니다만, 점검 끝나고 게임 돌아간다고 점검끝 퇴근하자 라는 마인드에 있습니다. 서버 열리자마자 카스톤이 280개 들어왔다는 제보가 곳곳에서 나왔는데 이걸 30분 아니 1시간 안에만 서버 내리자는 결정을 했어도 지금처럼 형평성이 크게 어긋나지도 않았을 것이고 극단적으로 전 글로벌 서버 백섭을 감행해도 1시간 정도면 욕 좀 많이 먹는 선에서 끝났을 지도 모릅니다. 넥슨조차도 하지 않을 것 같은 늑장대응을 끊임없이 반복하고 이에 대한 반성이 없는 걸 보면 다음 4.0 업데이트도 별로 기대하지 않는것이 좋을 것입니다. 일쿠도 지금까지 운좋게 이정도 레벨의 치명적인 문제가 터지지 않았을 뿐이지 일단 한번 터지고 나면 대응 수준이 딱히 나을 것 같진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