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갈 길 한참 멀은 블린이지만 그냥 답답하고 억울해서 씁니다.

 6년 전 저는 블래스터를 단순히 일러스트 외형, 그리고 카데나가 없던 당시 메이플 내 최고난이도 직업이다라는 이유만으로 본캐로 삼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캡틴 아델 등등 계속 본캐를 바꿨지만 블래스터의 낭만을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정착해 이제 레벨은 275 이상에, 예전이라면 상상도 못할 검마 클리어는 물론이고 하드 세렌, 이지 칼로스도 파티로 매주 잡는 스펙이 됐네요.

 제가 시작할 당시의 블래스터는 전사치고 전직업 최상급인 기동성에 뎀감 유틸을 필두로 한 생존력, 매그팡과 쇼크 캔슬을 앞세운 최상위 DPM 등 난이도는 있지만 숙련만 된다면 꽉 찬 육각형의 능력치를 보유했던 직업으로 기억합니다.

 카루타 ~ 아케인리버 보스가 출시되던 당시의 그 블래스터가 가장 전성기였던 거 같습니다. 체비뎀을 기반으로 한 패턴들은 전부 뎀감으로 막아버리고, 위협적인 패턴들은 익플무와 더킹으로 피하면서 쉬지 않고 계속해서 패니 여타 직업들보다도 낮은 스펙으로 보스를 솔격해버리는 사례들이 많았고, 지금도 여전히 이 시절의 찬란함 덕에 많은 분들이 보스전에 한정해서라도 좋은 인식을 가지고 있는 거 같네요.

 하지만 다른 직업들이 상향과 리마스터를 거치면서 딜량은 차치하고서라도 유틸, 구조 개선 등의 상향을 받을 동안 블래스터는 매그팡과 쇼크웨이브 등 주력으로 사용하는 스킬들의 계수 위주의 패치만 받아왔고, 그 결과 블래스터의 장점 중 하나였던 고성능의 유틸은 빛바래버렸죠. 딜량 역시 강력한 신 직업들의 출시와 구 직업들의 리마스터, 숙련자들을 기준으로 한 스킬들의 깡계수 하향 밸패 등을 거쳐 들이는 노력과 난이도에 비해 평범해졌습니다. 

 화룡점정에 이르렀던 건 어센틱 보스들의 출시, 검마 팟격의 대중화부터인 거 같네요. 단순히 이거 맞으면 죽는다는 보스전에서 탈피해 보스전에 새로운 기믹들을 도입하며 개개인의 유틸보다는 보스에 대한 이해도와 팀웍을 요구하는 패치 방향은 보스전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일으켰을지언정 아이러니하게도 블래스터의 질긴 생존력이라는 장점을 없애버렸습니다. 뎀감으로 패턴을 흘릴 수는 있지만 해방무적을 제외해 결정적인 순간에 사용할 수 있는 무적기는 실질적으로 하매펀 하나뿐인 블래스터는 어센틱포스를 요구하는 보스들에서는 무력하게 픽픽 죽어나가는 일이 많은 거 같습니다. 생존력을 믿고 대담하게 딜을 넣지도 못하니, 딜량이 더더욱 낮아지는 건 당연하고요.

 결국 성능으로 봤을 때 지금의 블래스터는 할 이유가 없는 캐릭터가 된 거 같습니다. 딜량, 유틸, 기동성 모두 구시대에 머물러 있고 살인적인 난이도를 감내하며 캔슬을 익혀봤자 얻는 이점은 적고 돌아오는 건 피곤하기만 한 사냥 성능이죠. 그럼에도 제가 블래스터를 놓지 못했던 건 캔슬 특유의 재미, 그리고 펑펑 터지는 시원시원한 이펙트였습니다. 맥마를 켜고 극딜시간 30초 동안 릴파벙을 뻥뻥 터트리는 게 딜량 자체는 매그팡을 난사하는 거랑 차이도 없고 더 번거로울지언정 너무나 재밌었고 스트레스가 풀리더라구요. 비단 저만 이렇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근데 어제자 마스터리 코어 이후로 그마저도 사라졌네요? 심지어 오늘 마이너 패치에도 개선되지 않았고

 다른 직업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사실적인 폭발 이펙트는 카툰풍의 이펙트로 대체되었고, 스킬은 참 골때리게도 머리에서 발사하며 시원한 타격음은 히힣 물총발싸가 돼버렸습니다. 성능은 애시당초 기대도 않았었는데, 블래스터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스킬이 강화됐는데 그 이펙트는 물론이고 사운드까지 잃어버리니 더더욱 배신감이 큽니다.

 블래스터를 방치하는 운영진이 참 밉습니다. 그리고 더 미워질 거 같아서 무섭습니다. 애시당초 블래 유저분들이 많이들 사용하는 덬슬도 그렇고, 매그팡 캔슬도 그렇고 전부 운영진이 의도한 게 아니고 유저들이 발견해낸 테크닉들이죠. 허리케인 믹서도 그렇고 테섭 1주차 버파벙도 그렇고 캔슬이 안 되게 나온 걸 보면 블래스터가 개선되지 못하는 건 모두 운영진의 무능력과 몰이해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인지 앞으로의 블래스터의 전망이 기대가 되지 않고 불안하네요. 레지스탕스들이 리마스터 받게 되더라도 좋으면서도 괜시리 불안할 거 같은 느낌입니다.




요약) 블 래 살 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