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나는 손으로 건반을 치고, 발로는 페달을 밟으면서 평범하게 피아노를 치고 있었다. 손은 손 할 일 하고, 발은 발 할 일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갑자기 피아노 선생님이 오더니, 피아노 구조를 "개선"하겠다며 건반의 30%를 발 쪽으로 옮겨버렸다. 

이유를 묻자, 손이 너무 바빠 보인다며 손이 하던 일을 발에게 좀 나눠주자는 거다.


그래서 결국 손은 건반의 70%만 치고, 발은 페달 100%에 더해서 건반 30%까지 담당하게 되었다.

이론적으로는 손발을 완벽하게 쓰면 건반 100%, 페달 100%, 전보다 더 멋지게 연주할 수 있단다.


근데 말이야, 애초에 손으로 다 치던 게 더 편했거든?

갑자기 발한테 “너도 건반 좀 쳐봐~” 한다고 해서 좋아질 게 뭐냐고.


이게 과연 ‘개선’인가, 그냥 괜히 복잡하게 만든 건가?
“노력하면 더 잘 칠 수 있어요~”라는 그 말, 뭔가 익숙하다.
누구 좋으라고 이런 개선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 좋으라고 한 건 아닌 건 확실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