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은 제른 다르모어와 가장 관련 깊은 키워드인 자유의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오피셜이 아닌 뇌피셜이 주인 만큼 그냥 재미로만 보세요.
















검은 마법사의 계획이었던 기존의 세계의 파괴를 통한 신세계의 창조, 그의 계획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그의 계획 자체에 대한 생명체들의 자유 의지죠. 쉽게 표현한다면

생명체들 또한 그의 계획에 동조하지 않았고, 오버시어 또한 그의 계획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갑자기 오버시어는 왜요? 오버시어는 등장하지 않았잖아요!"

엄밀히 말하면 등장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신의 창이라고 불리우는 봉인석과 4번째 초월자인 시그너스의 존재죠.

봉인석을 이용한 대적자와 예상치 못하게 빨리 각성한 시그너스를 중심으로 모인 연합,

과연 이 둘이 없었다면 검은 마법사에게 맞서는 것이 가능했을까요?

가능할지도 모르나 확실하게 맞섰을 것이라고는 장담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는 세르니움에서 제른 다르모어가 대적자가 지닌 봉인석을 추출해 파괴시킨 것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왜 제른 다르모어는 이데아에게 들킬 리스크를 감당하면서까지 시간의 초월자 크로니카의 힘을 사용해

세르니움의 도서관을 불타기 이전의 상태로 돌리고, 자신의 정체를 밝히기까지 했는데 태양신 미트라와

대적자와 충돌시킨 후 대적자를 없애지 않고 봉인석만 파괴하였는가?


이는 검은 마법사와 연합간의 최후의 결전을 보고 제른 다르모어가 느꼈기 때문이라고 추측됩니다.

무엇을? 자유의지의 부재를.


연합과 대적자는 자신의 의지로 검은 마법사에게 맞서기로 결정하였고, 수많은 역경과 고난을 뚫고 

결국에는 그의 계획을 막아냈습니다. 명백한 자유의지죠.

하지만 온전한 자유의지라고 볼 수 있을까요? 오버시어의 법칙 아래서 오버시어의 봉인석과 4번째 초월자 시그너스가

아니었다면 이뤄낼 수 없었을 지도 모르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그들의 자유의지는 오롯이 그들의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http://www.inven.co.kr/board/maple/2299/6022929)

이전 글에서 말했듯 제른 다르모어는 자신이 초월자의 힘을 내세워 전면에서 나서기 보다는

자신들의 부하에게 힘을 맡기는 식으로 초월자의 힘을 이용하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제른 다르모어는 세르니움에서 대적자의 봉인석을 부수는 등 오버시어의 힘을 부정하는 듯한 스탠스를 보입니다.

이 스탠스는 그리고 자신에게도 적용합니다. 


"초월자의 힘을 안 쓰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직접 사용하지 않으며,

직접적으로 사용하기 보다는 약간의 변수 창출을 위해서만"


제른 다르모어가 지닌 생명의 초월자의 권능과 시간의 초월자의 권능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장면은



1. 세르니움에서 불타버린 도서관을 되돌리기 위해

2. 아델의 에테르 소드를 샘플로서 가져가기 위해

3. 얌얌 아일랜드에서 에르다를 합쳐 부하로 거느리는 실험을 하기 위해

4. 카인의 기억을 조작하여 맬리스 스톤과 관련한 연구를 하기 위해

5. 사망한 루스카로 하여금 죽음이라는 개념을 흡수



세계당 3명밖에 없을정도로 강력한 힘인데도 다소 별 일 아닌 것에 사용한 것처럼 보이지 않나요?

3번의 경우, 에르다를 섞는 것에는 성공했으나 부하로 거느리는 것은 결국 생명체(카스터)의 자유의지에 의해

쉽게 꺾여버리고 말았습니다. 초월자의 힘을 사용했지만 결국 생명체의 자유의지를 이용하는 것은 결국 별개의 이야기였죠.


물론 5번은 이해하기 힘들긴 한데 당위성은 얼마든지 부여할 수 있습니다.

가령 "루스카가 죽음이라는 개념을 피한 것은 맞으나, 그에 대한 리스크로 겉만 같은 인간일 뿐 이전의 기억도

영혼도 에르다도 다른 존재, 부활하였다기 보다는 같은 외형과 메모리 스톤으로 루스카의 기억의 일부를 가지고 있을 뿐".

이런 식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자유의지 이야기로 돌아와서, 왜 제른 다르모어와 자유의지는 관련이 깊은가?

모티브로 보이는 매트릭스 시리즈로 돌아와서 검은 마법사의 계획을 매트릭스로 비유하면 무엇이 될까요?

매트릭스를 통째로 부숴버리고 인류가 오버시어의 법칙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자유의지를 오롯이 실현하는 것이겠죠?

하지만 다시 생각해봅시다. 매트릭스를 부숴버리고 모두가 해방되는 것이 옳은가?



매트릭스가 아닌 실제 세계는 태양이 가려져서 태양이 비춰지지 않고, 전쟁으로 인해 황폐한 세계입니다.

자유의지가 있기야 하겠지만 과연 이것이 옳은 답일까요?



그렇기에 작중 모피어스는 아무나 부여잡고 "매트릭스에서 나갈래?" 라고 하기 보다는

매트릭스임을 깨닫고, 매트릭스에서 빠져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는 존재들에게만 다가가고

그 존재들로 하여금 마지막까지 자신들의 선택할 기회를 줍니다. "이것이 옳은 일일수도 아닐수도 있다"




메이플스토리는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고대신을 통해 강조합니다.

"오버시어의 법칙이 깨진 세계, 그 세계는 오버시어의 법칙에 지배당하지 않고 생물체들 본연의 뜻대로 살 수도 

있겠지만, 과거 그랬던 것처럼 온갖 고대신이 날뛸 것이며 세계는 혼돈에 빠질 것이다."




더 블랙 이후 세계가 합쳐지게 되고, 하인즈는 계속해서 세계가 합쳐짐으로서 다가올 혼란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이는 마치 "세계를 부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중요한가? 결국에는 자유의지입니다.








제른 다르모어의 그동안의 행적과 언행에서 느껴지는 이질감, 그를 둘러싼 상황, 그의 계획은 

자유의지로 이루어졌고, 자유의지를 위하며 이루어져 있습니다.


1. 하이레프의 선봉에 선 이유

레프간 내전을 통해 생명의 균형이 무너지게 되고 같은 종족임에도 서로 끊임없이 싸우는 레프족들에 대한 그의 분노가

초월자의 각성의 계기였습니다. 그런데 왜 그는 초월자로 각성하게 된 이후 하이레프의 선봉에 서서 정복전쟁에 

나서게 되었을 까요? 생명을 소중히 한다면서 왜 학살을 자처할까요?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자유의지를 존중하기 때문입니다.


레프간 내전 도중에 각성했다는 것은 결국엔 하이레프와 우든레프 중 그가 편을 드는 곳이 어디냐에 따라

전황은 달라졌을 수 있을 것입니다. 어찌됐든 그는 신왕 계급으로서 강력한 마력 날개를 지니고 있었을 것이며

그런 그에게 초월자의 힘까지 깃든 상황이니까요.

그런데도 그가 하이레프를 택하고 정복전쟁에 나선 것은 그저 자유의지를 따른 것입니다.




영국의 철학자 제레미 벤담의 공리주의를 아주 쉽게 설명하면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입니다.

제른 다르모어는 이를 따른 것이겠죠.


레프 내전 당시 다수는 하이레프 였습니다. 제른 다르모어라는 인물이 자유 의지를 충실히 따른다고 가정하였을 때

다수인 하이레프의 편에 서는 것은 당연합니다. 


2. 생명의 초월자임에도 학살을 자행하는 이유

하이레프는 종교적 집단입니다.


제른 다르모어는 하이레프를 이끄는 것이 아닙니다. 하이레프가 자유의지(타 종족에 대한 지배)에 대해

초월자이자 신왕으로서 충실히 인도해줄 뿐입니다.

비유하자면, 그는 눈앞이 절벽이어도 하이레프들이 "앞으로 갑시다!" 라고 말하면 기꺼이 그들을 손수 밀어줄 것입니다.

그만큼 그에게 자유의지에 대한 존중은 중요하니까요. 막지도 않을 것이고, 회유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예수를 모티브로 한 제른 다르모어를 필두로 한 하이레프는 기독교 집단과 유사하면서도 정반대의 성향을 가지고 있죠.

기독교가 예수를 중심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행적을 본받아 따르며, 그를 인류를 구원할 메시아로 따른다' 면

하이레프는 제른 다르모어를 중심으로 하긴 하지만 제른 다르모어의 의지와는 별개로 하이레프들이 과거부터 주장하는

'열등종에 대한 지배'가 주가 되면서도 제른 다르모어를 하이레프가 성전의 집행자가 되게 할 인물이라고 믿고 따릅니다.


종교에 대해 저는 그렇게 긍정적이진 않지만 오늘날 주된 종교중 하나가 기독교이고, 기독교의 평화를 중시하는 교리가

미친 영향력에 대해서는 부정할 수 없습니다.

긍정적인 교리가 오늘날 선한 영향력을 끼치듯, 하이레프의 열등종에 대한 지배에 대한 갈망이 그란디스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입니다. 그런 갈망도 결국 생명체의 자유의지 이므로 제른 다르모어는 그들을 막지 않습니다.


언젠가 하이레프만큼 강력한 집단(연합을 필두로 한 반 하이레프 집단)이 탄생하고 설령 그 집단의 자유의지도,

힘도 더 강력하여 하이레프를 압도하는 상황이 나오더라도 제른 다르모어는 순응할 것입니다.


"맹목적인 믿음을 강요하는 것은 언제나 사람"

"무의미한 짓임을 뻔히 알면서도 이미 저지른 과오를 인정할 수 없어서, 혹은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사람들은

그렇게 같은 과오를 반복하고 또 반복한다"

"그게 이 성지가, 아니 대륙 전체가 무의미한 전쟁을 멈추지 못하는 이유에요."


신학자 애런으로서 제른 다르모어는 하이레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데아에게 허심탄회하게 말합니다.

그는 하이레프가 다른 종들을 지배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버시어의 법칙은 일종의 균형 유지입니다. 그런데 과연 그런 의미에서 하이레프는 완벽한 존재일까요?

'오버시어의 법칙'이라고 불리는 저울에서 하이레프 또한 결국 언젠가는 다른 한쪽의 무게에 의해

균형이 잡혀질, 언젠가는 패배할 운명을 지닌 존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이레프는 멈출 수 없습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까요.

하이레프 내부에서 "이게 과연 옳을까?" 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타종족에 대한 지배'라는 개념은 하이레프 그 자체가 

되어버렸고, 결국엔 그 누구도 '이것은 옳지 않다. 우리는 바뀌어야 한다.'라고 주장할 수도 없고

나서는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지배라는 키워드는 생명의 초월자이자 하이레프의 신왕인 제른 다르모어가 아닌

하이레프 집단 그 자체(사람)에 의해 강요되는 것이기도 하죠.





그렇다면 제른 다르모어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하이레프가 성전의 집행자가 되는 것은 하이레프가 바라는 것이지, 제른 다르모어가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가 바라는 것은 오버시어와 관련이 없는 것 (스펙터, 고대신, 맬리스 스톤) 을 이용하여 생명체 그 자체를 바꾸는 것.

하지만 그 과정에 있어서 검은 마법사처럼 선택 없이 강요만을 하기 보다는 선택(자유 의지)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란디스 사가의 모티브로 보이는 매트릭스 시리즈 최후반부에서, 주인공이자 구원자 네오는

매트릭스 그 자체인 데우스 엑스 마키나에게 매트릭스에 갇힌 모든 사람들을 해방해달라고 하지 않습니다.

만약 그들이 나오길 원한다면 해방시켜달라고 하죠. 


매트릭스에서 탈출하게 되고 매트릭스를 부수길 원하는 집단에 속했던 그가 아이러니하게도 

매트릭스를 없애고 사람들을 모두 해방시키라고 하지 않고, 만약 그들이 원한다면 해방시켜달라고 합니다.

자신의 자유의지보다는 인간들 본연의 자유 의지 그 자체를 존중하는 자세로 말이죠.





제른 다르모어 또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검은 마법사가 그랬던 것처럼 세계를 부수는 것은 고대신으로 인한 혼돈을 낳을 수 있으니 정답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오버시어의 법칙 그 자체를 원하지 않는 존재는 검은 마법사에 의해 진실이 알려진 이상 존재할 수 밖에 없고,

그런 그들에게 제른 다르모어 본인이 나름대로의 방법을 찾고, 연구하여 그들의 자유의지를 보장하고자 하는 것.

그것이 제른 다르모어의 목표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