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아르크스 스토리가 포함되어 있는 스포성 글입니다.

재미로만 보세요.




























만약에 신이 악을 막으려 하지 않는다면, 신은 선하지 않다.

만약에 신이 악을 막지 못한다면, 신은 전능하지 않다.

악이 존재하는 이유는, 신이 악을 막으려 하지 않거나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이 악을 막으려 하지 않거나 막을 수도 없다면

우리는 왜 그를 신이라고 불러야 할까?


그리스의 철학자, 에피쿠로스의 말입니다.


악의 문제라 불리는 철학 주제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는 호텔 아르크스의 세 등장인물을 통해 표현됩니다.





















에레브에 침입한 레푸스 (토끼) 의 발자국을 따라나섰던 나인하트가 그의 조언에 따라 호텔 아르크스를 방문합니다.

연합에겐 고대신을 찾고자 하는 자유의지는 있었으나 능력은 없었습니다.



여기서 "능력"은 재력을 의미합니다.

세르니움에서의 하보크의 힘, 신학자 애런이 지닌 지식보다 의미 깊은 능력은 아니지만

연합이 모래폭풍때문에 호텔 아르크스에 머물기로 한 것처럼 재력이라는 능력은 연합의 앞을 막습니다.




그리고 그런 연합 앞에 세냐 앵글러가 등장합니다.


세냐 앵글러는 호텔 아르크스에서 가장 자유로운 인물입니다.

러스티가 고물 로봇인 토미나 아켈론을 버려두고 떠나지 못함과 동시에 주저하고

연합은 세르니움에서의 전쟁으로 인해 벽을 수리할 돈조차 없을 정도로 가난한 반면

그녀는 재력도, 자유의지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연합과 러스티가 마주하게 된 현실앞에서 주저하며 스토리가 진행되는 동안

그녀는 최근에 푹 빠져버린 총잡이를 흉내낼 정도로 여유가 넘칩니다.



스토리를 모조리 풀기엔 기니 여기서부턴 앞서 말한 주제에 관해서만 얘기하려고 합니다.

1. 러스티 : 의지와 능력, 둘 다 부족한 자



러스티는 호텔 아르크스의 지배인입니다.

같은 정비공인 켈리가 차가운 현실 앞에서 호텔 아르크스를 떠나고,

그의 아버지가 사망하여 외톨이가 됐음에도 그는 호텔 아르크스를 떠난다는 말만 할 뿐, 실제론 행동에 옮기지 못합니다.


차가운 현실도 현실이지만,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토미와 아켈론간의 우정이 그의 발목을 붙잡습니다.



그런 그에게 기회가 찾아옵니다.

세냐 앵글러의 막강한 재력, 능력이 그에게 호텔을 떠날 수 잇는 기회를 줍니다.

하지만 그는 그 기회를 거절합니다.


그의 친구인 토미는 너무나도 구닥다리 로봇인데다가 아켈론은 모래가 섞여 있는 차를 대접하지만

그는 그의 친구들을 쉽게 떠나보내지 못합니다. 




토미와 아켈론에 대한 러스티의 감정과 기억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러스티가 호텔 아르크스를 팔게 하기 위해 세냐 앵글러는 뒤틀린 방법을 이용합니다.

속이 어떻든 토미는 고쳐졌고, 아켈론은 예전과는 다르게 똑똑한 로봇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리고 러스티는 현실과 타협하게 됩니다.

그의 친구들을 내버려두기로 호텔 아르크스를 판매하기로.





하지만 그런 러스티는 결국 후회합니다.

그가 현실과 타협하긴 했지만, 사실 속으로는 타협하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어쩔 수 없는 일" "이게 맞는 일" 이라 여기며 합리화했지만 결국 그에게 중요한 것은 재력이 아니라

아켈론과 토미, 가족이이니까요.




러스티의 고민이었던 호텔과 낡은 토미와 아켈론은 호텔 아르크스 스토리에서 결국 해결이 됩니다.

호텔에 시커들이 찾아오기 시작했고, 토미와 아켈론은 여전히 낡았지만 그런 그들을

러스티는 가족으로서 함께 살아가기로 결정합니다.






2. 세냐 앵글러 : 의지와 능력을 모두 지닌 자



앞서 말한 것 처럼, 호텔 아르크스에서 세냐는 준비해야할 것을 모두 준비한 자입니다.

그녀는 호텔 아르크스를 인수하기 위한 재력도 보유하였고, 호텔을 차지하고자 하는 의지 또한 있습니다.





또한 그녀는 그녀의 동생 티보이가 그랬던 것처럼 살짝 뒤틀렸다고 표현될만한 인물입니다.

외톨이인 티보이는 리버스시티에서 사실 베어와 친구가 되고 싶었습니다.

다만 로봇이어서인지, 그의 과거로 인함인지 알수 없으나 그는 그것을 평범하게 해내지 못합니다.

"힘이 있으면 나와 친구가 되 줄 것이다." 같은 뒤틀린 사상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세냐 앵글러 또한 뒤틀리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세냐보그들이 사막에서 대적자 일행을 도와주는 장면에서 알 수 있듯이,

그녀의 원동력은 사실 그녀의 자유의지가 아닙니다.

그녀의 수하인 세냐보그가 사람의 안전을 소중히 여긴다고 말하지만 세냐의 말 한마디에 돌변하듯이,

그녀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결국 누군가 (그녀의 아버지로 추정) 의 명령입니다.




그녀의 마음 한 구석에는 명령을 수행해내지 못했다면 자신의 미래가 됐을지도 모르는

버려진 기계들을 바라보며 마음 한구석으로는 추모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세냐 앵글러가 호텔 아르크스에서 토미를 세냐보그 오메가 버전으로 만들어놓는 기괴한 행위를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토미같은 기계들을 추모하는 것은 바로 이 이유입니다.


한 로봇, 생명체로서 세냐 앵글러가 지닌 그들에 대한 측은지심과는 별개로

그런 버려진 로봇들이 되버릴 수 없기에 그녀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임무를 수행하려는 존재입니다.




세냐는 대적자에게 묻습니다.

왜 로봇을 고치려 하냐고.


대답은 2가지입니다.

'나는 기계를 아끼니까' '그냥 두기엔 불쌍하니까'


2가지인거 같지만 사실 똑같은 말입니다.

아끼는 마음이나 측은해 하는 마음이 완전히 다른 것이라곤 할 수 없으니까요.


그리고 그런 대적자의 대답에 세냐 앵글러는 그녀만의 뒤틀린 답을 도출해냅니다.

마음이 아닌 명령, 과정이 아닌 결과가 중요한 그녀는 토미를 마개조하고 아켈론에게서 자유의지를 빼았습니다.

동생인 티보이가 리버스 시티에서 우정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해 힘으로 그것을 강제하려 했던 것처럼 말이죠.




이후 전개에서 러스티의 가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들은 세냐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리버스 시티의 티보이에게 함께 할 수 있는 친구라는 존재가 있었다면 티보이가 그렇게 뒤틀리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처럼, 호텔 아르크스의 세냐 앵글러 역시 그녀에게 강압적인 명령이나 로봇으로 철저히 요구되는

임무가 아니라 아켈론의 가족인 러스티나 토미같은 존재가 있었다면 그녀 또한 어떤 생명체가 됐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가정일 뿐, 현실은 그렇지 않기에 세냐 앵글러는 호텔 아르크스의 인수를 포기합니다.

그녀가 말을 잘 듣는 로봇이기 위해 모든 수단을 이용하였듯이, 말을 듣지 않는 요새는 그녀에게 

더이상 가지고 싶은 대상이 아니니까요.



3. 아켈론 : 능력은 있으나 의지는 존재하지 않는 자



아켈론은 캡틴입니다.

그리고 그의 본체인 고대신은 토끼와 거북이에서 토끼가 잠을 자듯 잠을 자고 있습니다.




아켈론은 대적자에게 2가지 질문을 합니다

1. 음료를 더 맛있게 만드는 법

2. 마음을 제조할 수 잇는 지식적 접근 방법


그는 세냐 앵글러가 그러하였듯 로봇이기에 러스티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러스티가 구닥다리인 아켈론을 아끼듯이 아켈론 역시 그에 대해 부합하고자 했고,

러스티와 보던 영화와 그 영화가 끝나고 나오던 광고처럼 멋있다고 하던 캡틴을 따라하기 위해 자신을 캡틴이라 부르고

사랑하는 이, 러스티에게 주기 위해 마음을 우려서 만든 특제 음료를 만들고자 합니다.


세냐 앵글러가 누군가의 명령에 의해 원동력을 갖는 존재였다면

아켈론은 자신의 의지로서 러스티의 마음에 보답하고자 하는 존재입니다.




자신을 아켈론의 오랜 친구라 소개한 ???는 아직은 조금 시간이 걸리겠다고 말합니다.


세계의 진실, 오버시어의 법칙을 알기 전 생명체들이 자신이 진정으로 자유의지를 지녔는지에 대해 몰랐던것처럼

아켈론에게는 아켈론 자신만의 자유의지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세냐 앵글러가 호텔을 인수하게 되고, 세냐 앵글러의 명령을 거부하는 시점부터 그에게 자유의지가 돋아나기 시작합니다.

'로봇'이 아닌 '러스티의 가족'으로서의 자유의지가 말이죠.



뒤늦게 정신을 차리며 그의 동공도 빨간색이 아닌 초록색이 되었지만 이미 상황은 늦어버렸습니다.

그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대 병기를 컨트롤하려 하지만 실패하고 부숴지고 맙니다.




세르니움의 태양신 미트라가 현신하기 위해 필요했던 것이 검의 주인의 염원과 신성검 아소르였다면

아켈론의 본체를 깨우기 위해 필요했던 것은 나사 빠진 친구를 위한 별볼일 없는 나사와 그런 나사빠진 친구를

생각하는 친구, 가족의 마음. 그리고 나사 빠진 친구가 마침내 잠에서 깨어나고자하는 자유의지 였습니다.




지금까지의 아켈론의 동공 색 (파랑, 빨강)과는 다르게 노란빛을 띄며 아켈론은 잠에서 깨어납니다.




사건이 마무리 됐지만, 아켈론은 여전히 우정이라는 것은 가치적으로 쓸데없다고 기계적으로 대답합니다.

하지만 특제 음료 제조 비법을 도와준 것.


사랑하는 이를 위해 자신의 자유의지를 이끌어낸 것을 도와준 점은 깎아준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마음 제조 비법.

그는 조금이나마 인간의 마음이라는 것에 대해 깨달았습니다.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에서 거북이(아켈론)가 토끼(세냐)를 이긴것처럼 말이죠.


벨이 자기가 신과 말하고 있냐고 묻자 아켈론은 대답합니다.



그런 질문은 의미가 없다고.


그는 고대신으로서가 아닌, 러스티의 가족이자 캡틴입니다.

캡틴 아켈론, 그가 원래의 몸이 아니더라도, 고물 로봇에 불과하더라도 그런 것은 마음과는 상관 없는 일이니까요.













호텔 아르크스는 로봇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로봇은 어린 아이와도 같습니다.




켈리와 공놀이를 하던 와치독이 켈리가 떠나고 주인 잃은 와치독이 되어 대적자 일행을 공격하였고




세냐 앵글러가 자신이 본 영화에 푹 빠져 변장을 하고 다니는것처럼

로봇은 어린 아이처럼 자신이 본 것, 느낀 것에 크게 영향을 받게 됩니다.


토미와 아켈론이 러스티의 선한 마음에 세냐 앵글러의 명령을 거부하기도 하며

세냐 앵글러가 누군가의 명령을 철저히 따르며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괴물이 되버리기도 합니다.




사실 생명체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초월자의 시대가 저물고 자유의지가 깨어나기 시작한 생명체들은 로봇이나 어린아이가 주변의 영향을 받듯이

서로에게 선한 영향력을 줄 수도 있고 악한 영향력을 줄 수도 잇으니까요.


하지만 호텔 아르크스의 러스티처럼,

아무리 보잘 것 없고 낡았어도 가족으로서의 마음, 선한 마음과 함께라면

함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