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석은 코 끝부터 꼬리 끝까지 무려 6척(180cm)에 달하고 어깨 높이가 장정 허벅지 높이까지 달하는 무시무시한 족제비 괴물이야. 이빨과 발톱은 갈고리처럼 날카롭고 꼬리는 채찍처럼 길쭉하고 날렵하지. 밤에 주로 모습을 드러나는 포악한 놈이라서 야밤에 숲에 들어갔다가 놈에게 변을 당한 이들이 많아. 그래서 절대 밤에 숲을 방문해선 안 돼. 만약 부득이하게 숲을 지날 일이 있으면 닭고기나 꿩고기와 같은 새의 고기를 필히 제물로서 소지하고 다녀야 해. 만약 녀석이 모습을 보이면 바로 고기를 던지고 뒤도 돌아보지 말고 재빨리 달아나야 해!


- 보너스 작품 -


※ 스펙터 잠식 전의 아크

여인을 거대 족제비로부터 구해내라! 어서 서둘러!

- 여인의 일기장 -

어젯밤 11시 즈음, 나무 사이에서 정체불명의 그림자가 안광을 비추며 모습을 드러냈다. 그 그림자는 달빛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는데 처음 보는 괴물이었다. 그 괴물은 여우를 닮았는데 꼬리가 비정상적으로 길쭉하고 갈색 빛이 도는 검은색 털에 덩치가 6 ~ 7피트에 달하는 거대한 짐승이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달아나려고 안간힘을 썼는데 겁이 너무 나서 괴수로부터 도망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 때 내가 사라진 걸 깨달은 현지인 병사들이 그 괴수를 쫓아내고 나를 구출했다.

그 날 내가 목격한 것을 친구들에게 털어놨지만 믿어주지 않았으며, 어머니도 늑대를 잘못 본 걸 수 있다고 말씀하셨지만 그 괴수는 지구 상의 그 어떤 동물들과도 전혀 닮지 않았다. 하지만 현지인들은 그 괴물에 대한 전설을 잘 알고 있다. 숲 속에서 죽은 원혼이 거대한 족제비가 되어 나타난다는 이야기와 마을에서 쫓겨난 악질적인 주술사의 주문으로 탄생한 피조물이라는 등 다양한 구전이 전해진다고 한다.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은 밤에 절대 숲 속을 거닐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불가피하게 밤에 외출할 일이 생기면 손에는 꼭 먹이로 줄 손질한 닭고기를 지니고 있어야 하고 모습을 드러내면 먹이를 던지고 멀리 도망쳐야 살 수 있다고 하였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전설인지 정말 신비하고 흥미로우면서 한편으로는 두렵고 혼란스럽다.

- 1849년 8월 3일

- 주석 - 
6 ~ 7피트 : 183 ~ 213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