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네는 1990년대 중후반-2000년대 중반 약 10년간 PC 게임쪽의 거의 압도적 1황이었던거 치고는 "게임"을 잘 만드는 회사는 아니었지. 특히 90년대는 골드러시를 방불케 하는 컴퓨터 게임계의 개척자 시기여서 온갖 참신한 쟝르의 게임들이 대거 등장하던 시점임에도 블리자드는 디아블로정도를 제외하면 "새로운 시도"라는 느낌의 게임은 없었지.

즉, 저런 개척자 시기에도 블리자드는 뭔가 새롭고 참신한 게임플레이 루프/쟝르를 창안하는 대신 누군가 이미 시도해서 성공했던걸 가져와서 워크래프트같은 자신들의 세계관으로 일종의 리메이크 하는 형식을 선호했었는데, 이때 배경 그래픽, 케릭터 디자인, 모션, 사운드, 최적화 등등 완성도와 다듬기가 원작을 한참 초월하는 형태여서 손만 댔다 하면 해당 쟝르를 본인들이 독식하는 수준까지 인기를 끌어올림. 저 완성도와 다듬기가 워낙 압도적이어서 얘네는 게임 자체는 솔직히 평타만 쳐도 경쟁자가 없을정도였지. 

근데 2010년대부터 이게 어그러지기 시작함. 스타2는 혹평까진 없었으나 전작에 비하면 한참 미미했고, 디아3가 아마 블리자드 게임중에 최초로 나오자마자 엄청난 혹평을 받기 시작한 게임일거임.(혹자는 저 시기가 마침 액티비전이 블리자드를 인수한 시점이기도 해서 액티비전(바비코틱)을 까기도 하는데 심증은 있겠지만 정확히 무슨 관계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음.)

암튼 손만 댔다 하면 기존의 고점을 뛰어넘는 대성공을 이뤄내던 블리자드는 2010년대 이후 오버워치를 제외하면 다들 뭔가 블리자드 이름값에 비해 범작~혹평 수준을 벗어나지 못함.

문제는, 게임들이 저렇게 죽쑤는 와중에도 블리자드의 특장점인 완성도와 다듬기는 오히려 점점 나아진 감이 있고 지금도 경쟁작들에 비하면 훨씬 낫다는 부분임. 옵치만 봐도 지금 발로란트나 에펙등 타겜 하는 유저들조차도 저런 부분들에 있어서는 오버워치의 손을 들어주는 사람이 많을정도니까. 디아블로 4만 해도 엄청난 혹평을 받았으나 그냥 때깔만 보면 타 ARPG 게임들이 고전게임으로 보일정도로, 명함을 내밀기도 힘든 수준이지.

그렇다면 이건 뭘 뜻하느냐...위에서도 말했지만 완성도가 워낙 압도적이라 게임은 "평타"만 쳐도 해당 쟝르를 씹어먹을 수 있는데, 그 게임들이 평타조차 치지 못하고 씨게 역캐리를 하고 있다는 의미임. 돼지목에 진주목걸이가 걸려있다는 의미지. 저 진주목걸이가 너무 안타까울 따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