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게임을 해도 누군 재밌고 누군 재미없을 수 있죠. 또 같은 게임도 재미를 느끼는 구간이
제 각각일 수 있고요. 또한 똑같은 게임을 똑같은 사람이 해도 어제는 재밌었는데 오늘은 재미없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게임을 하는 건지 종교를 하는 건지, 게임에 이상한 신념을 가져와서 내가 옳고 네가 그르다라는
이상한 헛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많죠. 특히 요즘 디아4를 보고 있자니 이런 현상이 매우 광범위하고
집단적임을 깨닫습니다. 단적으로, 디씨를 가보면 디아4 게시판이 아예 둘로 분리되어서 
한쪽 게시판은 디아4만 줄창까고 다른 게시판은 찬양만 하면서 반대의 글을 적으면 아예
아이피를 차단한다더군요. 게임 게시판인지 종교 게시판인지 헷갈리는 수준. 

디씨야 원래 qt의 본성을 내달리는 곳이니 그렇다쳐도 여기도 그러네요?
아랫 글에서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갑자기 '너 문제 있어' 라는 인신 공격을 받으니 빡칩니다.

제가 언제 디아4 재미 있다는 사람보고 '그게 재미 있으면 님이 문제 있는 거에요' 라는 말을 한 적이 있나요? 

아니 게임이 재밌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데 그게 문제 있는 인간과 없는 인간을 구별하는 척도가
될 수 있나요? 정말 어이가 없네요. 내가 재밌는 게임을 가지고 다른 사람이 재미 없다고 하면
그 사람이 문제 있는 사람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그렇게 생각하는 스스로가 문제 있는 사람인 건 아니고요?

그런데 이게 게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저러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으면 세상 모든 걸 내 기준에 맞춰서 그 기준과 다른 사람을 
뭔가 문제 있는 사람이라 낙인 찍어 버리고 대하는 게 정말 큰 문제입니다. 이건 그야말로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는 유아적인 흑백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거죠. 

보통 정치 이야기하면 사람들끼리 싸우는 게 이런 흑백론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보수가 옳다, 진보가 옳다는 식의 신념이 쌓이고쌓여서 종교화가 되버리면 나와 정치적인 의견이
다른 사람과는 아예 대화를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죠. 정치 뿐만 아니라 종교도 마찬가지고요.
종교는 신념에 따라 자살 폭탄으로 사람도 죽이죠. 그런 신념을 가지게 만드는 종교는 너무도 위험한 거고요.

그런데 그런 위험이 다 위에서 말한 흑백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고방식에서 비롯되는 겁니다. 

어떻게 사람이 다 옳을 수 있고 다 틀릴 수 있겠습니까? 
진보가 다 옳고, 보수가 다 틀리고 할 수 있을까요? 박정희도 의료 보험 같은 공산주의적인 정책을 썼고
노무현도 FTA 같은 자본주의적인 정책을 추진했죠. 그저 자본주의나 공산주의나 다 사람 잘 살아보자고 
하는 도구일 뿐인데 말이죠. 수단과 목적을 혼동하여 흑백론적인 옳고그름으로 나눠서 공산주의는
무조건 나쁘고, 자본주의는 무조건 천하고.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디아4가 무조건 재밌다거나 무조건 재미없다거나 그럴리가 없잖아요?

디아4가 재밌다는 사람이 문제 있는 사람인가요?
디아4가 재미없다는 사람이 문제 있는 사람인가요? 
그럴리가 없잖아요? 

이딴 걸 가지고 사람을 평가하는 척도로 삼는다면 그런 사람이야 말로 문제 있는 사람입니다. 

제가 게임 중에서 피오이를 가장 좋아합니다만 피오이 재미 없다는 사람보고 이상한 사람이라거나
뭔가 문제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 해본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전 그런 문제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요?
디아4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문제가 있는 것은, 디아4가 재미 없다는 사람이 문제라거나 디아4가 재미 있는 사람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딴 건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 없어요. 아이돌이나 스포츠 다 마찬가지입니다.
나와 생각과 의견이 다르다고해서 문제 있는 사람으로 몰아가는 버릇. 그런 게 문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