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던 에습-폴투 불가침협정이 파기된지도 벌써 6개월이 넘었다.

에습과 폴투가 같은 쪽에 서면 서버가 재미없다는 주장부터, 프랑이 과도하게 강해서 그렇게 흘러갔다라는 분석까지, 수많은 논란이 있었을 정도로 에습-폴투 불가침협정은 에이레네 역사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고 한 시대를 규정지은 협정이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 즈음에서 에습-폴투 불가침협정의 의미와 그 파기의 의미에 대해 분석해 보고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를 전망해 보자.

 

 

1. 에습-폴투 불가침 협정의 체결의 역사적 배경

 

2009년 1월, 대항해시대가 무료화된다. 무료화로 인해 서버 내 인구가 폭증하였는데, 증가한 인구가 기존 유저들의 몇 배는 될 만한 폭증이었다. 이에 따라 평화롭게 정비되어 있던 섭내 질서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 신호탄이 된 것이 잉글의 북해점령이었다. 잉글이 네덜과의 평화협정을 깨고 북해 전역을 점령해 버린 것이다.

다음으로 나타난 것이 폴투의 리우 공투였다. 당시 무료화 이후 폴투령이었던 카사블랑카와 암보이나가 에습깃으로 여러차례 바뀌자, 폴투는 올드 유저들을 중심으로 의회를 구성하여 힘을 모았으나 리우를 취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롭다고 판단했던지 에습과 불가침협정을 맺고 리우 공투를 시작한다.

에습은 폴투와 불가침협정을 맺은 후, 서지중해 공투를 시작했다. 프랑은 리우를 포기하고 에습과의 1:1 투자전을 선택하여 6개월 이상 에습보다 우위에 선다. 그러나 에습은 끈질긴 투자전 끝에 결국 서지중해 전역을 차지하기에 이른다.

 

 

2. 에습-폴투 불가침 협정의 의미

 

많은 이들이 착각한 것이 에습-폴투 사이의 관계였다. '혈맹' 혹은 '동맹'이라는 표현이 많이 등장했으나, 에습과 폴투 사이의 관계는 그렇게 가깝지 않았다. 에습이 서지중해 공투를 하는 동안 폴투는 에습을 도운 적이 없다. 마찬가지로 폴투가 잉글과 싸우는 동안 에습이 폴투를 도운 적도 없다. 그러나 양국이 서로 싸우지 않겠다는 것만으로도 그것이 섭 내에 미치는 영향은 컸다. 마치 에습과 폴투가 등을 서로 기대고, 에습은 프랑과, 폴투는 잉글과 싸운 형국이었다. 이 때문에 몇몇 유저들이 에습-폴투가 뭉친 섭이 재미없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실제로 에습-폴투가 불가침협정을 유지하고 있던 기간 동안 서버 내 투자전은 능동적이지 못했고 이에 따라 정체된 느낌을 주기도 했다. 일단 한번 어떤 위치가 주어지면 자신만의 노력으로는 그것을 극복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될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에습과 폴투의 관계는 단순한 불가침이었지 동맹 수준의 강력한 관계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언제든지 양국 관계는 악화될 가능성을 항상 내포하고 있었다. 다만, 에습은 프랑과, 폴투는 잉글과 투자전을 계속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서로 불가침을 깨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것이다.

 

 

3. 왜 파기되었나?

 

불씨가 된 것은 다국적상인 늘푸른xx 가 서지중해에서 투자를 시작한 것이었다. 늘푸른xx는 에습이 프랑에게 항구를 한두개라도 양보할 것을 주장하며 서지중해에서 프랑깃으로 투자를 시작했고, 에습에서 받아들이지 않자 활동범위를 넓혀 서지중해와 동남아에서 프랑깃+폴투깃으로 투자를 했다.

이에 대해 에습에서는 불가침협정에 따라 폴투의회가 깃반환을 할 것을 요구했으나 폴투에서는 이를 거부하고 늘푸른-에습 사이의 대화를 주선하겠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그러나 에습은 이를 거절하고 불가침협정을 파기, 잉글과 동맹을 맺게 된다.

 

돌이켜보건데, 당시 잉글과 오랜 투자전 중이었던 폴투가 일부러 에습에게 싸움을 걸었을 리 없다. 당시엔 폴투가 잉글보다 투자전에서 우위에 있었던 시기도 아니었다. 따라서 에습-폴투 불가침협정의 파기는, 늘푸른xx의 투자는 구실이었을 뿐, 위 협정에 불만을 품고 있던 에습 내 일부 유저와 타국 일부 유저의 일방적인 계획으로 추진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과거 잉글의장이었다가 에습지도부로 변신한 미래의xxx 에 의한 이간책이었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4. 에습-폴투 불가침협정 파기의 의미 : 반폴투동맹의 추진과 그 좌절

 

양국이 불가침협정을 파기함으로써 섭 내에 많은 가능성이 생겨났다. 즉, 에습과 폴투 모두 새로운 적을 맞이할 가능성이 생겨난 것이다. 폴투는 잉글 외에 에습과도 싸우게 되었다. 앞마당인 서지중해에 동맹항 하나 없었던 프랑은 당연히 서지중해로 진출을 시작했으며, 로프부리 문제로 에습과 과거 알력이 있었던 네덜 또한 에습을 상대로 투자전을 시작하게 되었다. 네덜이 에습을 상대로 자유로워지면서 베네가 네덜과 투자전을 시작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다.

 

에습-폴투 양국 사이의 불가침협정을 파기하도록 이끈 세력은 반폴투동맹을 구상했을 가능성이 크다.(이에 대해서는 또 다른 한편의 글이 가능하므로 다음 기회에 자세한 내용을 쓰도록 하겠다.) 네덜을 동맹에 끌어들이려고 했던 것도 일단 6국 중 3국이 동맹을 맺게 되면 굳이 '선포'하지 않아도 문맥상 반폴투동맹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네덜은 이 점을 눈치채고 동맹에는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어떤 형식의 반폴투동맹이든 에습을 끌어들이는 한 프랑을 끌어들일 수는 없으며(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며), 네덜을 끌어들이는 한 베네를 끌어들일 수는 없다(and vice versa). 또한 에습은 지금까지 어떤 형태의 갈등도 제대로 풀어본 적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프랑과의 전쟁은 물론 네덜과의 갈등이나 베네와의 갈등, 심지어 과거 잉글과의 갈등마저도 곱게 마무리된 적이 없다.

 

이 모든 조건을 뒤엎고 반폴투동맹의 성사가 가능하려면 폴투가 그만큼 악덕한 짓을 저질렀음을 만인에게 증명해야 한다. '폴투의 개인투자자들'을 운운하고 싶었겠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의회의 통제 아래 있지 않다. 대항의 시스템상 개개인의 투자 행위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다. 에습이나 잉글 역시 과거 자국 개인 투자자의 활동을 제지못했던 게 사실이다. 차선으로, 폴투 의회의 악덕을 지적하고 싶었겠지만 폴투 의회는 과거 잉글과의 1차투자전에서 완승하고도 마술만을 자유투자항으로 남긴 채 모든 동맹항을 조건 없이 돌려준 바 있다. 당시 협정에 대해 놀랐던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이와 반대로, 과거 잉글은 네덜과의 협정을 먼저 깨고 북해를 완전 지배하면서 네덜에게 단 하나의 동맹항도 허락하지 않았으며, 에습 또한 프랑에게 굴욕적인 협상을 강요하며 단 하나의 동맹항도 허락하지 않았던 전력이 있다. 공교롭게도, 네덜이 그 상황에서 벗어나 지금의 동맹항을 취득한 것은 당시 폴투가 잉글과 싸웠기 때문이며, 프랑이 서지중해에 다시 동맹항을 만들 수 있었던 것 역시 현재 폴투가 에습과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누가 더 악의 축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 에습이나 잉글이 떳떳할 수 있다면, 당당히 반폴투동맹을 선포했을 것이다. 아마도 네덜, 베네, 프랑 등도 과거의 원한이나 상호관계 등을 접어두고 그 동맹에 합류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못했다. 때문에 에습과 잉글은 반폴투를 선포하지 못했다. 네덜은 에습과 투자전 중이다. 프랑은 앞마당인 서지중해로 진출하고 있다. 베네는 네덜과 투자전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에습-잉글 동맹의 문제가 노출되었다. 이제 잉글은 더이상 에습 동맹항을 지켜주지 않는다. 폴투의 창이 잉글로 향하는 것을 대비해 자금을 축적 중일 수도 있지만, 혹자는 잉글이 에습을 버렸다고 표현하고 있다. 반폴투동맹의 첫 연대 대상으로 끌어들인 에습이었으나, 에습은 반폴투동맹을 함께 구성하기엔 발목잡힐 일이 너무 많았다. 따라서 쓸모가 없어진 에습을 버렸다는 것이다. 에-잉 동맹을 주도한 미래의xxx 와 김xx 이 접하지 않고 있는 상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5. 전망

 

에습-폴투 불가침협정의 파기를 이끈 강력한 축인 잉글은 이미 에-잉 동맹을 후회하고 있을 것이다. 동맹을 맺을 당시와 지금은 상황이 너무 다르다. 에습 측의 미래의xxx와 김xx 은 벌써 몇 달째 잠적중이다. 이 두 명이 사라진 상황에서는 에습과의 대화조차 쉽지 않다. 지난 카사와 세우타의 잉글깃이 에-잉 대화가 순조롭지 않음을 그대로 드러내보인 결과가 아닐까.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에습은 잉글에겐 짐 그 자체일 뿐이다. 에습과의 동맹을 잉글 이미지의 훼손 없이 파기하고 싶을 것이나,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에습 지도부의 실책을 기다리다가 그것을 구실로 동맹을 파기할 가능성이 있다. (의장 부재, 투자 부재 등을 구실로 삼을 수도 있다.) 에습과 선을 긋고 폴투와 1:1로 상대(전쟁이든 협상이든)하는 게 차라리 낫겠다고 느끼게 되었을 것이다. 만약 에습을 계속 안고 가려면, 보다 적극적인 에습 방투를 해 줄 필요가 있다. 에습 내항까지도 부캐로 투자해서 에습깃을 유지해 주어야 에습과의 동맹이 유지될 수 있다. 그러나 잉글이 그렇게까지 하지는 않을 것이며, 그렇게 할 수도 없을 것이다. 따라서 에-잉 동맹은 그 생명을 오래 유지하지 못할 것이다.

 

에습은 이제 잉글의 발목을 붙잡고 폴투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싶어할 것이다. 프랑과의 전쟁에서도 그랬듯이, 1년 이상의 초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전쟁에 임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것이 잉글의 계산과는 동상이몽이라는 점은 차치하고라도, 에습은 현재 건드려 놓은 적이 너무 많으며, 각각의 적들과의 개별적인 협정조차도 쉽지가 않다. 이에 따라 엔트워프,로프부리 등은 네덜에게, 서지중해는 폴투와 프랑에게, 그 외 모든 외항은 폴투에게 내어준 상황이다. 행여나 폴투와 프랑이, 혹은 네덜-폴투-프랑이 에습을 공적으로 하는 모종의 협정이라도 맺게 된다면, 에습은 완벽한 올가미에 갖히는 상황이 된다.
에-잉 동맹의 조건 중 하나가 폴투와의 전쟁을 동시에 끝내는 것이라면, 프랑이라고 폴투와의 협정 조건에 '전쟁을 동시에 끝내는 것'이라는 단서를 넣지 말란 법도 없다. 만약 이와 같이 된다면 서지중해 문제에 폴투는 반드시 개입해야 하는 반면, 잉글은 개입하기 어렵다. 서지중해 문제에 북해 국가가 개입할 수는 없으므로. 따라서 이런 전개가 되면 에-잉-폴 관계와 에-폴-프 관계의 대립구도가 되고 두 대립구도는 각각 서로의 종전조건이 족쇄가 되어 영원히 끝나지 않을 전쟁으로 비화되게 된다. 그리고 그 영원히 끝나지 않는 전쟁의 가장 큰 희생자는 당연히 에습이 될 것이다.
이것이 필자가 이전 글에서 에-잉 동맹을 에습을 바보 만드는 동맹, 줄여서 에바동이라고 부른 이유이다.

 

폴투는 에습만 때리는 전략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기회를 보아 잉글로 창을 돌릴 계획일 것이다. 만약 폴투가 에습과 먼저 화해하고 잉글과 싸울 생각이라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북해의 네덜과 잉글은 이미 어느 정도 보조를 맞춘 것으로 보이며, 서지중해에서의 처신 문제도 걸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폴투가 잉글과 먼저 화해하고 에습과 싸울 생각이라면, 문제는 간단해진다. 에습과 프랑은 아직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후자를 택한다면 네덜-프랑이라는 2개국의 잠재적 벗이 생긴다. 이 경우, 시간은 폴투와 네덜,프랑의 편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프랑은 살아날 것이며, 에습은 어려워진다. 폴투로서는 전략적으로 볼 때 후자가 이득이다.

 


PS
필자가 예상했던 대로, 에잉 동맹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현재진행형이긴 하지만, 주말 반격이 끝난 월요일 오후 기준으로 볼 때 에습+잉글의 주말 반격은 저지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분석은 반응을 보아가며 다음 기회에 올리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