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가 될 때마다 유저들의 아이온 방송을 시청하고는 한다.

한쪽 모니터에서는 아이온을 다른 한쪽 모니터에는 방송을 틀어놓고
그들의 현란한 컨트롤이나 위트있는 진행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게임보다 방송이 더 재미있어 멍~하니 화면만 바라보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


하지만 1년 가까이 아이온 방송을 시청하면서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는데...
이유인즉, 대부분의 BJ들이 시공만을 고집하고 한정된 콘텐츠만 보여주고 있었다는 것.


한창 타하바타 공략이 무르익을 때, 암흑의 포에타 방송이 반짝하는 듯 하더니
다시금 시공 방송만을 보여주는 예전의 상황으로 되돌아가 버렸다.
자연스럽게 들었던 의문은 ‘정녕 아이온에서 보여줄만한 것이 시공 밖에 없는가?'라는 것.


[ 대부분의 BJ들이 시공 방송만을 하고 있다. ]



분명 그들만의 사정이 있을 것 같아 인터뷰를 하리라 마음 먹었다.


어느 게임이든 해당 게임을 방송하는 BJ들의 활약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BJ들을 직접 만나 ‘아이온에서 왜 시공 방송만을 하는가?'에 대한 궁금증도 풀어보고
그들이 바라는 ’보여줄 것이 있는 아이온‘이 되기 위한 업데이트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보았다.




■ 인기 BJ - 호법성 미키가 말하는 아이온 방송


안녕하세요! 메스람타에다 천족에서 호법성을 육성하고 있는 미키라고 합니다.
나이는 28살, 직업은 변호사 사무실 과장 7년차 입니다. ^^;


[ 메스람타에다 천족 호법성 - 미키 ]



Q. 아이온 방송 근황은?


방송을 하게 되면 모니터링을 하는 유저들 때문에 어포작을 할 수 없기에
정예 천부장 풀세트를 맞출 때까지 방송을 잠시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정예 천부장 풀세트를 달성했고 천부장 악세서리가 남아있지만
방송을 하면서도 맞출 수 있기에 다시 방송을 시작하게 되었다.



Q. 최고급 사양으로 컴퓨터를 맞췄다는 소식도 들었다.


i7-975, GTX295 SLI 구성, DDR3 6G의 사양으로 컴퓨터를 새로 구입했다. (견적 600만원)
무모하게 산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워낙에 컴퓨터 게임을 좋아하고
그간 불가능에 가까웠던 어비스 전투와 요새전 방송을 하고 싶어서 이렇게 장비를 마련했다.
솔직히 저녁 7시부터 밤 10시까지 요새전 때문에 방송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



Q. 이러한 사양으로 요새전은 어떠한지?


이러한 컴퓨터 스펙으로 요새전을 원활하게 치룰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8시 요새전은 4번 정도 튕기면서 끝났고, 10시 요새전은 Fraps로 영상을 저장하면서
시도를 해 보았는데 역시나 바로 튕기면서 포기하게 되었다. 하지만 옵션을 조정하고
최적화를 한다면 방송을 하면서 요새전 영상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 미키의 요새전 방송 시도 영상




요새전에서 튕기는 문제는 컴퓨터의 사양보다는 기기의 차이라고 생각이 되는데
예전에 쓰던 컴퓨터가 4870 SLI로 구성된 컴퓨터에서도 요새전에서 자주 튕겨서
그래픽 설정을 아무리 바꿔도 해결할 수 없었는데, 집에 굴러다니던 컴퓨터인
지포스 7900에서는 렉이 너무 심해 게임을 못할지언정 요새전에서 한 번도 튕긴 적이 없었다.



Q. 위의 이유로 인해 요새전 방송을 하지 않는 것인가?


개인적인 생각을 수 있겠으나, 아마도 대부분이 공감하는 내용이라고도 생각하는데
어비스에서 전투가 벌어지는 않는 가장 큰 이유로 다음의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 공중 전투에서 벌어지는 밸런스 붕괴

비행 전투라는 컨셉은 매력적이지만 내가 상대방과 똑같거나 빠르지 않은 비행속도로 따라가지 못한다면 전투가 벌어질 수 없다는 것과 1:1 상황이 벌어졌을 때 궁성, 마도성, 정령성과 같은 원거리 직업군과의 전투에서 밸런스 차이가 너무 많이 나는 것 같다.


실제로 방송을 하는 BJ들도 두 가지 분류로 구분되는데 살성,수호성,호법성의 근접 계열들은 시공 방송을 할 수 밖에 없고, 궁성,마도성,정령성의 원거리 계열들은 대부분 어비스 방송을 하고 있는 현실이다. BJ로써 자기 직업으로 보여줄게 있는 방송을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 꾸준한 PvP가 벌어져야 한다는 것

BJ입장에서 내가 아무리 방송하는 것이 좋아서 한다고 한들, 시청자들이 많이 와 주어야 하는 것은 나로써도 보람된 일이기에 의식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상황에서 사냥 방송이나 한다면 내 방송을 보러와 줄 사람은 없다.


현재 어비스에서는 전투가 거의 벌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고 PvP를 한번 보여주려면 요새 인던에 입장하려는 급수 높은 유저들을 기습한다거나 심층부의 혈흔 작업팀과의 전투를 치루는 것뿐인데 이런 것들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시공을 타고 직접 적을 찾아 나서고 있는 것이다.


- 요새전 방송을 하고 싶지만 극심한 렉을 견딜 수 없다는 것


앞서 이야기했듯, 요새전의 상황을 방송하면 유저들에게 많은 재미를 줄 수 있겠지만, 게임조차 원활하게 할 수 없는 상황인데 방송까지 하기에는 큰 부담이 따르고 있는 현실이다. 최근 요새전 최적화 업데이트 등 많은 노력을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는 한 앞으로도 BJ들이 요새전 방송을 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Q. 벽타기가 막힌 후 시공 플레이에 생긴 또 다른 변화라면?


1인 미디어 방송을 하면서 현재 아이온에서 보여줄 것이라고는 시공밖에 없기 때문에
벽타기가 막힌 이후에도 꾸준하게 시공을 타고 있다. 벽타기 패치 이후의 차이점은 크진 않지만
도망갈 곳이 적어졌고 실질적인 전투 진형이 나오지 않아 포스급 견제 세력이 오면 몸을 사려
대기해야 하는 시간이 길어졌다는 것이 불편하다.



Q. BJ가 바라보는 아이온 업데이트의 방향성에 대해 말하자면?


지상형 어비스가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만약 그 콘텐츠가 현실이 된다면 솔로로 보여주기 위한 방송은 힘들 것이고,
어비스보다 더욱 심한 파티 지향성 전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방송을 하는 유저의 입장으로써는 컨트롤을 아무리 잘해도 파티 VS 파티로 싸우게 된다면
누가 잘하는지 구별하기 힘들고, 그냥 이기고 지는 결과만을 시청자가 구경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단적인 예로 드레드기온 전장을 보면 왜 전장임에도 방송하는 유저가 없는지에 대해 아시리라 생각된다.


어떻게 나오느냐가 중요할 것 같은데 인원을 분배해서 입장이 가능한 전장이 있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40명 정도의 중규모 필드 전장으로 자유롭게 입장하고 꾸준한 전투가 가능한 지역이 생겼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 인기 BJ - 수호성 초유량이 말하는 아이온 방송


안녕하세요! 메스람타에타 천족에서 수호성을 키우고 있는 BJ초유량이라고 합니다!
아는 사람들과 아이온을 즐기다보니 전쟁 축섭이라고 불리는 메스람타에다 서버까지 오게 되었네요.^^


[ 메스람타에다 천족 수호성 - BJ초유량 ]



Q. 아이온 방송 근황은?


방송은 꾸준하게 하고 있지만, 일 때문에 저녁에 서너 시간씩 방송을 하고 있다.
방송 시간이 즉, 하루 게임시간이라고 볼 수 있다. ^^;
방송 내용은 사냥 방송이나 인던 방송은 시청자들이 재미없어 하기에 대부분 PvP 방송으로 이루어져 있다.



Q. 방송 인기가 높다. 비결은?


방송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아이온에 흥미를 잃어갈 때 쯤, 인터넷 방송이란 걸 알게 되었다.
다른 BJ들이 방송하는 것을 보고 ‘아! 나도 방송 한번 해보고 싶다’라고 생각해 시작했고
처음에는 시청자가 거의 없었는데 한분한분 이야기 나누면서 게임을 하게 되니 아이온이 더 재미가 있었다.


흥미를 잃어갈 때마다 다른 아이온 유저들과 대화하고 정보 공유도 하고 재미있는 영상도 공유하다보니
애청자분들이 한분, 두 분 늘게 된 것 같다.



Q. 아이온 관련 방송이 획일화 되어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지?


사실 보여줄게 가장 많은 것은 단연 요새전 방송이다.
처음에는 요새전 방송을 했었는데 인터넷 방송과 음악을 틀고 아이온을 하는 상황에서
요새전까지 하게 되면 정말 좋은 컴퓨터가 아닌 이상 튕기기 십상이다.


방송도 못하고, 훈장도 못 먹고, 유저들은 실망하고 자연스럽게 안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


요새전에서 튕기는 이유는 사양적인 문제일 수 있고, 클라이언트 최적화 문제일 수도 있다.
아무리 좋은 컴퓨터에서 방송을 해도 아이온 요새전에서 튕기는 경험을 많이 했다.



Q. 비행 전투에 대한 생각은?


어비스를 가지 않는 이유는 비단 요새전의 렉 때문만은 아니다.
공중 전투를 하다보면 상대방이 보기에 내가 계속 사이드 스탭을 사용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과
강제로 모션이 사라지는 현상 때문에 박진감이 떨어지는 것이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컨트롤 하는 나도 재미가 없지만, 보는 시청자들에게도 그다지 흥미를 끌지 못한다.



Q. 벽타기 금지 후 생긴 변화라면? 그리고 만약 현재의 키스크 택시조차 막힌다면?


현재 벽타기는 막혔지만, 기존의 키스크 택시 자리에서 로그아웃 한 유저들을 통해
안전한 지역에서 키스크를 설치하고 시공플레이를 할 수 있기는 하다.


[ 벽타기는 막혔지만 정령택시는 여전히 가능하기에 시공 플레이가 가능하다고 한다. ]



만약 초기화 된다면 어쩔 수 없지만, 방송하는 입장으로써 키스크 테러가 많이 오게 되고
아마도 방송이 힘들어지지 않을까싶다. 방송을 하게 되면 상대 종족의 모니터링은 감수하고
전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인데 그렇게 되면 방송이 힘들어지지 않을까?



Q. 다음 업데이트에서 이런 콘텐츠가 등장했으면 좋겠다?


BJ의 입장에서 아이온 방송을 하면서 보여줄 거라고는 시공 방송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물론 지금도 재미있게 방송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이온 방송을 하는 유저들이 다수 등장하는 것은
유저에게나 개발사에게나 모두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진입 장벽을 낮춰 주었으면 좋겠다. 진정 싸울 의지가 있는 유저들이 시공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드레드기온 입장이 뜨기만을 기다리지 않고 자유롭게 전투를 치룰 수 있는 공간이 생겼으면 좋겠다.


비행 전투에 대해서도 회의적인데, 앞으로 나오는 전장은 비행이 불가능하고 지상에서 20:20정도의
지형을 이용한 전략도 있고, 키스크 걱정 없이 개인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곳 등장했으면 좋겠다.



■ BJ들의 바램 - 보여줄 것이 있는 아이온이 되기를!


아이온 BJ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시공 방송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었었고,
앞으로의 업데이트 방향에서도 BJ가 시청자에게 많은 것들을 보여줄 수 있는 아이온이 되어
자신을 비롯한 더 많은 유저들이 방송을 하고, 그로 인해 풍성한 온라인 커뮤니티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들을 수 있었다.


비록 그들의 목소리는 소수의 의견일 수 있으나, 1인 미디어가 게임에서 엄연한 가치를 지니고 있고
그들이 창조해내는 UCC를 보는 재미가 가져오는 콘텐츠들 또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볼 때도 재미있는, ‘보여주는 아이온'도 앞으로의 아이온이 고려해야 할 한가지 지침이 되리라고 생각된다.


Inven U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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