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툰을 아세요?


스크린샷+카툰(만화) 가 합쳐져 만들어진 단어랍니다.
메이플스토리를 즐기는 유저분들 중에서도 게임 스크린샷을 이용해 카툰을 제작하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요.


스크린툰은 게임 스크린샷을 이용한 만화이기 때문에 직접 그린 만화보다
게임에 좀 더 친숙한 느낌이 들고 마치 자신이 게임을 하고 있다는 기분도 느낄 수 있습니다.


스크린툰으로만 제작된 만화만 벌써 10권째!
게임과 친숙한, 그러나 게임과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함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메이플 공식카툰 작가 '싸비' 님을 만나보았습니다.



메이플 공식카툰 작가 '싸비' 를 만나다.





■ 마감 직전에 몸이 안좋으시다 들었는데 좀 괜찮으세요?


아직 감기기운이 조금 있기는 하지만 괜찮아요.
원래 마감시기가 되면 괜히 몸이 안좋아지기도 하는데 이번에는 유독 감기가 겹치는 바람에..


그래도 이번 5권 작업은 편집장님이나 출판사 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수월하게 할 수 있던 것 같아요.






■ 5권이 얼마전에 나왔는데 요즘은 어떤 일을 하세요?

6권 기획과 시놉시스 작업이 들어간 상태라 사실 오늘 밤샘 작업을 하고 왔어요. ^^;;



[빅토리메이플 스타 5권이 발매! 싸비님께 선물 받았어요.^^]




■ 그럼 게임 플레이도 잘 못할것 같은데..

어제 잠깐 게임에 접속해서 캐시 아이템 구경 했어요.

제가 캐릭터 꾸미기를 무척 좋아하기 때문에,
게임에 접속하면 가장 먼저 캐시샵에 들어가서 새로 나온 아이템을 구경하곤 합니다.






■ 메이플 스토리 게임도 무척 오래 하셨잖아요.

제가 지금 30살인데 23살 때 오픈베타 시절부터 계속 했으니 무척 오래되었죠.
나름 7년동안 하나의 게임만 꾸준히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만레벨을 찍은 캐릭터가 하나도 없네요.





■ 여러가지 캐릭터를 동시에 키워서 그런건 아니구요?

가이드북 관련 일을 할 때에는 여러 직업을 키우기도 했지만,
지속적으로 한 캐릭터는 아크메이지 썬콜 법사 '싸비' 뿐이 없어요.





■ 빅뱅 업데이트 이후 게임의 많은 부분이 변했는데 어떠세요?

옛날은 옛날 나름의 소소한 재미가 있던 것 같고,
지금은 게임 규모가 커져서 다양한 컨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예전에는 필요 경험치량이 많고 몬스터도 다양하지 않아서 50레벨 찍는것도 힘들었는데
지금은 70 레벨도 금방 찍는다면서요.


레벨업 때문에 사냥만 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 내에 등장하는 퀘스트나
여러 컨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되서 좋은 것 같아요.


지금 제가 키우고 있는 썬콜법사 레벨이 152쯤인데 예전에는 높은 레벨에 속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레벨업이 쉬워지고 나보다 높아진 사람들이 많아져서 조~금 마음이 아프기도(?) 하네요.





■ 업데이트 이후 캐릭터 밸런스도 바뀐 점이 많잖아요.

사실 이 이야기는 책과도 연관되기도 하는데요.
빅토리 메이플 스타에 등장하는 남자주인공 샤크의 직업이 아란으로 설정되어 있어요.


최근 캐릭터 밸런스에 대한 소식을 많이 접하고 있는데
게임이랑 어느정도 맞춰가야 하는 면이 있기 때문에 요즘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책에서는 이렇게 강한데 게임에서는 왜 이렇게 약하지? 라고 할 수도 있어서
가급적 게임과 책을 맞춰가고 싶은데 게임과 상황이 항상 같을 순 없으니까
그냥 책에서만큼은 영웅의 면모를 많이 보여주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저 책은 책으로써만 봐주셨으면 합니다.





[애독자 엽서 중에서 싸비님이 직접 뽑으신 엽서!
'와 이거 정말 잘 그렸네요~'라고 감탄하셨어요 ]




■ 게임 내에서도 알아보는 사람이 많을 것 같아요.

예전은 정말 많았지만 요즘은 아니예요.


아무래도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으로 책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잘 모른다는 느낌이 들어요.


책을 두달에 한번씩 내야 하기 때문에 예전처럼 게임을 즐기기엔 시간이 부족한 편입니다.
책 작업과 함께 애들 돌보기도 바빠서 다른 일을 겸하기 힘들기도 하구요.


그런 이유들로 요즘은 동영상으로 사냥하는 모습을 찍어 올리는 유저나
넥슨 채널FUN을 통해 활동하는 유저들이 더 인기가 있고 익숙한 듯 싶습니다.





■ 게임을 하며 겪은 여러가지 일들이 있을 것 같은데..

제가 둘째를 낳을 때 있던 일인데 그때도 게임을 하고 있었어요.
'애들아 나 애기 낳구 올께~' 라고 하고 병원에 가서 둘째를 낳으러 갔어요.

그런데 그당시 새로 나온 아이템이 있었는데 구하기도 어렵고 종류가 여러가지 있었거든요.
제가 병원에 간 상태였기 때문에 구할수가 없잖아요.


그런데 애들이 종류별로 모아서 애기 낳은 선물이라고 줬었거든요
별거 아닐 수도 있는데 제가 워낙 캐릭터 꾸미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종류별로 다 가지고 싶어했거든요.
그걸 친구들이 알고 선물해 준건데 그게 참 기억에 남더라구요.



아 참! 이런 일도 있네요.


사람들은 제가 넥슨캐시를 개발사에서 지원 받는 걸로 오해하기도 하는데 직접 핸드폰으로 충전해서 써요.
캐릭터 꾸미기를 좋아해서 캐시 아이템의 대부분을 가지고 있고,
예쁘지 않은 것은 안 사는데, 대부분은 다 사는 편입니다.







■ 스크린툰 만화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건가요?

저는 만화책을 만들기 위해 메이플 스토리 게임을 시작했어요.


원래 만화가가 꿈이였는데 결혼을 20살에 했고,
애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림을 그리기가 힘들고 집중도도 떨어졌죠.


그래서 생각한 것이 컴퓨터로 그림을 그리자는 것이였는데,
그것 역시 작업이 너무 오래 걸려서 '어떻게 하지' 고민하다가
게임으로 만화를 만들어보면 재미있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됬어요.


가장 처음에는 채팅하는 게임으로 작업을 시작했는데
그 게임은 싸이월드에서 자신의 미니룸을 꾸미는 게임으로 온라인 게임처럼
선실을 꾸밀 수도 있고 선실 내부를 걸어다닐 수도 있었죠.



[빅토리메이플 스타 5권 中...]



그렇게 계속 만화를 1년정도 만들었는데 유명한 신문사와 인터뷰를 할 기회가 있었어요.


그런데 본인들이 생각했던 것이 그림을 그려서 만화작업을 하는건 줄 알았는데
스크린샷 만화라고 하니까 '죄송하지만 인터뷰는 곤란하겠다' 라고 하더라구요.


그때 그 이야기를 들으니 이 게임이 아닌 다른 게임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큐플레이' 라는 게임을 선택했는데 큐플레이는 캐릭터의 하반신이 보이지 않아서
만화로 만들기는 무리가 있더라구요.


그러던 중에 광고 배너를 통해 메이플 스토리 게임을 알게 되었는데 딱 이거라는 생각이 드는거예요.


직접 게임도 해봤는데 '이거면 만화를 만들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 당시 활동하는 카페를 통해 4컷 만화식으로 연재를 했어요.


그러던 중 카페 운영진의 눈에 띄어 연락을 받게 되었는데 만화가 아니라
가이드북 작업을 해보지 않겠냐 하더라구요.





■ 만화 연재가 아니라 가이드북 관련 일이요?


네, 만화를 그리는 건줄 알았는데 가이드북 관련 일을 제의받았어요.
중간중간 게임 관련 잡지를 통해 여행기 관련 연재를 하기도 하고
당장은 내가 하고 싶었던 일들과 거리가 있던 게 사실이였어요.


얼른 만화가 그리고 싶었지만 그 당시 했던 일들이 용돈벌이도 됬었고
언젠가 만화도 할 수 있지 않을 까 생각도 했어요.


여담이지만 제가 1권부터 7권까지 가이드북 일에 참여했는데,
항상 스크린샷 만화가 두장 정도씩 들어갔거든요?


그게 내 아이디어로 넣게 된 건데 그 작업을 하기 위해서 가이드북을 썼던 것 같아요.
내가 만든 만화가 책으로 그렇게나마 나오는 것을 보고 싶었던 거죠.





■ 그럼 본격적으로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만화 연재를 하게 된 것은 언제인가요?

2003년에 여행기, 가이드북 관련 일에 합류했거든요.
가이드북 같은 경우 2004년에 나왔고 그 뒤로도 7권의 가이드북이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스크린샷으로 만든 만화가 만화책이 될 수 있을까? 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점점 스크린샷으로도 만화가 될 수 있구나 라며 생각의 변화가 생긴 것 같아요.



그 뒤로 2007년 공식적으로 빅토리 메이플 만화를 정식으로 연재하게 되었고,
책이 나왔던 것은 2008년도였어요.


만화책을 만들고자 했던 제 꿈이 5년만에 이루어 지게 된 셈이죠.






■ 처음 책이 나왔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확실히 메이플 스토리 라는 게임이 소재가 되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지금은 스크린샷 만화도 즐겨보는 유저가 많지만
그때 당시 스크린샷 만화를 만화라고 생각하며 재밌게 보는 유저는 얼마 안됬거든요.


그때는 메이플 스토리 게임 덕을 많이 봤던 것 같습니다.





■ 지금은 인기가 무척 많아서 시중에 나온 책만 10권째잖아요.

글쎄.. 사실 잘 모르겠어요.

책에 대한 반응들은 회사에서 알려주는 이야기로 듣는 것이 전부거든요.
막상 제 주변에서 애들이 제가 만든 책을 들고 다니며 보는 광경을 봤던 적이 흔하지 않아서,
스스로 아직까지는 계속 노력해야 하는 단계라고 생각해요.





[애독자엽서들.. 사진에 다 못 담을 만큼 정말 많았어요]




■ 게임에 새로 추가된 직업군들이 만화 곳곳에 등장하고 있는데,
자연스럽게 스토리를 만들 때의 어려움은 없나요?

어려운 점은 없어요.
보통 게임 컨텐츠가 추가될 때 이런 내용이 들어가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는 편인데요.


게임 직업에 관련된 내용을 넣어달라는 식의 내용은 힘들지 않은데
한번은 유저들의 캐릭터를 넣어 짧막한 에피소드를 만들어 달라는 제안을 받았어요.


이는 그 유저도 이야기의 캐릭터로 등장해야 하는데 독자들 입장에서는
'새로 생긴 캐릭터인가?' 라는 혼란을 겪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하지 말자고 한 적은 있습니다.





■ 싸비와 샤크의 이야기는 언제쯤 끝날 예정인가요?

이야기는 모두 준비된 상태이지만 여러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야기 자체가 직업이 많이 들어가야 하고 패치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만화 작업을 할 때는 항상 여러가지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빅토리 메이플 스타의 주요 등장인물들..]




■ 현재 하고 있는 만화 연재 외에도 해보고 싶은 일이 있나요?

동영상에도 관심이 많은 편인데
동영상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라 생각만 하고 있어요.





■ 만화 제작 과정에 대해 들을 수 있을까요?

모두 '합성' 입니다.


제작 순서는 우선 맵(배경) 을 만들고 맵에 필요한 구조물 같은것을 제작합니다.
그 이후 맵 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표정이나 행동 소스를 최종적으로 올려 작업하곤 해요.


맵을 완성할 때 필요한 이미지 소스 같은 것은
직접 게임에 들어가서 스크린샷을 찍기도 하고 필요한 소스를 개발사 측에서 제공 받기도 하는데요.
가능하면 메이플 그대로의 분위기를 살리고 싶기 때문에 가급적 게임 내에 있는 요소들을 합성하곤 합니다.


맵을 만드는 것도 합성인데 만화안에 등장하는 맵들은
게임에 있다기 보다는 게임에 있는 것들을 변형해서 쓰는 거예요.


쉽게 설명하면 기존의 맵에 책상이라던가 꽃병 등의 요소를 넣어
'교실' 이라는 배경을 만들어 내는거죠.


엘리니아에 있는 나무를 사용한다던가 페리온 마을에 있는 나무를 사용해서
주인공의 집을 만들기도 합니다. ^^




[만화 작업은 모두 "합성" ]




■ 합성을 통해 제작한다면 게임의 구석구석을 다 알아야 가능할 것 같은데..

예전에 가이드북 제작을 했던 것이 정말 도움이 됬던 것 같아요.

새로운 지역이 추가되면 직접 가보기도 하구요.
개인적으로 맵이 추가되거나 캐시 아이템이 추가되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몬스터가 주는 아이템도 만화에 등장시킬 수도 있거든요.



이와 관련해 한가지 더 이야기를 하면,
이야기를 풀어 나갈 상황을 만들 때에도 게임 내에 있는 내용인지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서, 비행기를 타고 가다가 비행기가 추락하는 장면을 쓰고 싶은데
비행기가 없다면 만들 수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게임 내의 배경이나 아이템 등을 보며
다음에 진행될 스토리 상황이나 에피소드를 생각하는 식이죠.





■ 엄마 역할과 책 작업을 함께 해야 하니 무척 바쁘시겠어요.

제가 결혼을 20살에 했는데 첫째가 10살이고 둘째가 8살이예요.


사실 애들이 8월달에 방학이였는데 8월달 내내 책작업을 하느라 같이 놀지를 못했어요.
애들이 할아버지나 아빠랑 놀러다니고..
저도 가고 싶었지만 갈 수가 없었고 마감 후에도 감기가 심하게 걸려서 못갔었죠.


그런데 또 6권 책 작업을 해야 하니 바빠질 것 같아요.





■ 무척 바쁘지만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 위한 기회를 만드는 것 같아요.

지금 하는 일도 일이지만 어디서 찾아올 지 모를 또다른 기회를 노리고 있는거죠.

앞으로 계속하고 싶다, 라기 보다는 언젠가 헤어지게 될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서 책이면 책, 게임이면 게임에 임하고 싶어요.


그리고 언젠가 또 다시 새로운 무언가를 할 기회가 올 지도 모르잖아요?
어떤 것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메이플 스토리와 관련해서 다양한 여러가지를 해보고 싶다.





■ 요즘 스크린툰이나 동영상 등의 컨텐츠를 생산하며 제2의 싸비를 꿈꾸는 유저들이 있습니다.
이런 유저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가 있다면요?

그냥 제 생각을 말하자면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그것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렇게 하다보면 자신이 생각한것보다 더 높은 곳에 도달할 수도 있을테니까요.


그리고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노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스크린툰을 시작했던 당시에는 아무도 스크린툰을 하지 않았고,
남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것이였기에 가능성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이미 기존에 나와있는 것이라도 나만이 할 수 있는 새로움이 있어야 해요.
자기만이 할 수 있는,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찾아 시도하고 도전하세요! ^^*




직접 만나뵙기 전에는 무척 떨리기도 했는데 무척 편하게 대해주셔서 정말 즐거운 시간이였습니다.
바쁜데 일부로 시간 내주신 싸비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의 빅토리메이플 스타도 기대하겠습니다. :)



※ 싸비님의 빅토리메이플 스타 5권은 현재 인터파크, 교보문고, 예스24 등의 인터넷 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인터넷 서점을 통해 구입해보시기 바랍니다.
(온라인 판매처 : 예스24 / 교보문고 / 인터파크 )



Inven Miika - 김소현 기자
(Miika@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