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사건은 시작되고...




여느 때처럼 사냥에 몰입하고 있던 헬카.



밀고 찍고 굽고 즐기고(?) 신나게 사냥을 하면서 알카드노 연구소 C-2를 왕복하던 중
문득 시야의 11시 방향에 있는 출입구에서 나타난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열심히 사냥 중이니 중간에 방해하지는 않겠지 뭐~'




3월말 ☞ 레벨차이에 의한 보상 감소 패치가 진행된 이후
중저레벨 인기사냥터에서 매크로들이 죄다 사라진 상황.



인기사냥터인 C-2조차 20개 채널 중 15개 가량이 비어있기 때문에
혼자 사냥을 하고 있으면 다른 채널로 옮겨가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그냥 묵묵히 사냥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사람은 예상과는 전혀 다른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몬스터가 나타나지 않는 위치로 뛰어서 올라가더니
의자를 꺼내서 휴식을 취하는 것. -_-!!!



'뭐지?! 사냥터까지 나와서 의자에 앉아 있을 이유가 없지 않나?!'



그 행동에 의문이 들었지만
딱히 헬카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은 아니었기에 무시하고 계속해서 사냥을 하던 중
물약갯수를 체크하러 화면의 우측 아래로 시선이 이동하는 순간,




그 사람과 헬카가 파티 중인 것을 발견했다.





파티초대에 대해 수락을 한 적이 없는데, 어느새 파티 중이었기 때문에
원하지 않았음에도 헬카가 사냥한 몬스터 경험치의 40%를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에게 빼앗기고(!!) 있었던 것.



사실을 확인한 즉시 파티에서 탈퇴를 한 후 당사자에게 자초지종을 물어보려 했으나
파티가 해체되는 것을 확인한 그 사람은 곧바로 다른 채널로 사라져버렸다.







과연, 어떻게 된 일인가?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함을 참을 수 없었던 헬카는
사냥을 잠시 중단한 후 해당 현상에 대해 검색해보았다.



헬카가 겪은 상황은 흔히 '강제 파티'라고 불리는 현상이며,
단축키 O를 누르면 나타나는 메뉴 중 두번째 '파티원찾기' 기능을 이용해서
레벨대에 맞는 파티원과 지역과 장소에 상관없이 파티를 결성할 수 있다는 것.



해당 시스템을 일반적인 파티구성과 비교/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A. 일반적 파티구성 방법


1. 친구/파티(단축키 P)창을 열어서 만들기를 클릭
2. 파티초대를 클릭해서 초대하고 싶은 사람의 아이디를 입력
3. 초대받은 사람에게는 파티초대 수락여부를 묻는 별도의 창이 나타남
4. O/X 중 O를 눌렀을 경우 해당 파티에 파티원으로 합류




B. 파티원찾기를 이용한 방법


1. 원정대(단축키 O)창을 열어서 파티원찾기 메뉴 활성
2. 대상이 되는 레벨대/직업 설정 후 검색시작 클릭
3. 조건에 맞는 사람이 자동으로 파티에 합류





즉, B를 이용한 파티 구성에는 파티원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다.
바꿔 말해 이 파티원찾기 시스템을 악용하는 경우, 헬카가 당한 것처럼
사냥에 몰두하고 있는 캐릭터의 경험치를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 빼앗길 수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해당 기능을 원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해당 인터페이스를 아무리 찾아보아도,
파티원찾기의 대상이 되지 않게끔 설정할 수 있는 곳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다시금 포털사이트의 검색을 해 보았더니
헬카와 같은 상황을 겪었던 사람의 고민에 대한 답변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 검색을 해보니, 나만 당한 상황이 아니었다. ]




해당 인터페이스 내에는 옵션 설정이 없으며,
시스템 메뉴 - 게임 옵션을 열어서 나오는 리스트 중에서
기본적으로 체크 상태로 되어 있는 파티찾기, 원정대초대의 옵션을 해제해야
비로소 '경험치 스틸'을 당하지 않을 수 있게 된다는 것.



경험치 스틸을 알아챈 이후, 문제 해결의 답을 찾느라 웹페이지를 뒤져가며
겨우 해답을 찾아내 원정대/파티원찾기 옵션을 끄고 나니,
신나게 사냥하던 C-2는 어느새 다른 사람이 찾아와 사냥을 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붐비기 시작한 시간, 어느새 자리가 차버린 사냥터를 둘러보다
씁쓸히 메이플을 종료하고 생각에 잠겼다.




[ 캐릭터 생성시부터 켜져 있던 옵션을 꺼야 강제파티를 막을 수 있다. ]






메이플스토리의 파티매칭, 문제가 있다.




똑같은 피해자들이 남긴 포털사이트의 기록을 통해서
더이상 원하지 않는 파티초대를 당하지 않을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헬카의 머리 속에는 다음과 같은 의문이 남았다.



Q1. 파티원찾기를 통한 초대시 수락 여부의 메시지가 표시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애초에, 파티를 구성하는 데 있어서 초대 대상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온라인 게임의 상식이다.
그런데 왜 이 기능을 통해서는 초대에 대한 승낙/거절 없이 바로 파티에 합류하게 되는가?




Q2. 당사자가 원하지 않음에도 강제로 파티에 넣을 수 있는 기능이 왜 처음부터 켜져 있는가?


상대의 동의를 구하지 않는 메이플의 파티원찾기 시스템에 대해
캐릭터를 생성하는 순간부터 강제파티의 대상에 포함되는 것은 대체 무슨 이유인가?




Q3. 이 시스템의 존재 목적은 파티 플레이를 유도하기 위함인가, 단절하기 위함인가?


헬카처럼 경험치 스틸을 당한 유저들은 이후로 해당 옵션을 평생 꺼버리게 될텐데,
이 시스템의 존재 목적은 '해당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인가?




Q4. 끝으로, 왜 해당 시스템에 대한 사용/방지 방법을 게임 내에서 알 수 없는가?


파티원찾기 창을 통해 해당 기능을 사용만 할 수 있을 뿐,
해당 시스템의 대상이 되지 않는 방법 및 시스템 설명을 찾을 수 없다.

국내의 유명 포털사이트가 메이플스토리의 Q&A 팀은 아니지 않나?




분명, 파티를 구하거나 만드는 것은 오래 걸리고 귀찮은 일이다.
때문에, 여타의 온라인게임에서도 파티플레이의 편의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시스템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허나, 파티 구성의 편의를 위해 타 온라인게임에 도입된 파티구성 편의시스템의 요지는
원하는 이가 해당 시스템에 스스로를 등록시킨 이후에야 서로 간에 매칭을 시켜준다는 점.
등록 자체가 시스템에 대한 동의와 같기에 이후의 강제매칭에 대해 불만을 갖는 유저는 없다.



그러한 시스템의 사용에 대해서는 별도의 튜토리얼 메시지를 표시하거나
게임의 로딩화면 등에서 '오늘의 팁'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가이드를 제공하는 등
사용자가 해당 시스템을 잘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를 마련하기도 한다.




[ 버튼 클릭 한 번으로 5인 던전파티가 구성되는 WOW의 무작위 던전 시스템 ]





하지만 메이플스토리의 파티매칭 시스템은 캐릭터 생성 즉시 강제로 대상에 포함되며
파티매칭시 대상자의 동의를 구하지 않을 뿐 아니라, 사용하고 싶은 시점을 선택하기도 어렵고
그 대상이 되고 싶지 않은 경우 그 방법을 게임 내에서 알아내는 것도 어렵다.



그렇게,
파티원찾기 시스템이 업데이트 된지 3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사람들은 1채널의 마을, 던전입구, 그 어디엔가에서 파티원을 구한다.



파티원모집 공고를 남들보다 더 잘 보이게 하기 위해
폴짝폴짝 뛰면서 계속해서 같은 메시지로 채팅창을 도배하고
더욱 돋보이기 위해서 캐시템까지 써가면서.




[ 파티를 찾느라 바쁜 어느 서버 1채널의 몬스터파크 풍경 ]





메이플스토리의 파티매칭 시스템,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파티는 하고 싶지만, 옵션은 끄고 지내는
Inven Helka
(Helka@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