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대항 방송을 자주 보는 편입니다. 유튜브도요.

그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보는건 뉴비들이 처음 시작하는 방송입니다.

좋지 않습니까? 옛생각도 나고요.

나도 저럴때가 있었는데 하는 조금 늙은이 같은 마음으로 흐뭇하게 바라보곤 합니다.

하지만 어느 방송이건 유튜브건 간에 반드시 나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훈지를 하는 고인물들이죠.

철지나 자신은 타지않으며 매물로 내놓자니 팔리지도 않을 어중간한 배와 아이템들을 도움이랍시고 선심쓰듯 넘겨버립니다.

거기서 끝나지도 않습니다.

함대초대를 해서 족쇄채우듯이 목에 쇠사슬을 걸고 칙명퀘니 증기퀘니 하며 끌고 다닙니다.

이건 꼭 해야한다면서 말이지요.

그렇게 끌려다니며 아무것도 모르고 대화->완료만 주구장창 누르던 뉴비는 십중팔구 다음날 대항 방송을 켜지 않습니다.

네.

그렇게 뉴비하나가 제초기에 썰리듯 썰려나간 겁니다.

20년이 다되가는 오늘내일하는 게임에 꼭 해야하는 퀘가 어디있고 꼭 올려야하는 레벨이 어디있습니까?

지금 대항들어온 뉴비들이 단박에 쟁팟 씹어먹고 발견물올클에 상인5클로 투자전 씹어먹을 각오로 왔겠습니까?

내가 바사 타고 힘들게 무역해서 모은 두캇으로 조선소주인에게 살수있는 배를 고민하고

그렇게 어렵게 구한 배가 이전보다 조금더 좋아진 것에 기뻐하다보면 대항에 빠져드는 겁니다.

군인도 되고 모험가도 되고 상인도 되며 자유롭게 바다를 누비면서 하고 싶은 걸 해도 되는구나 하고 깨닫기까지는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그리고 이 기쁨은 절대 두번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뉴비시절 퀘하나 완료해서 받아낸 아이템에 기뻐하고 혼자힘으로 저 먼 바다까지 나가 나름 큰돈을 벌게 된 그 순간은 절대 다시 누리지 못하는 소중한 추억입니다.

그 기쁨을 모두 빼앗아가놓고 뉴비를 도왔다 말할 수 있겠습니까?

그냥 방송에서 배자랑, 지식자랑 하고 싶은 게 아니고요?

그럼 거절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방송 하꼬 스트리머가 채팅을 쳐주는 유일한 시청자의 호의를 거절하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수십억 두캇의 배와 아이템을 받아서 자신이 게임을 재미없게 즐기게 된다는 것도 모르지요.

제발 그냥 두세요.

세비야에서 와인을 퍼서 프랑스로 가져가건

의뢰소에서 하등 쓸때없어보이는 퀘를 받아 다니건요.

제가 보기엔 염색시켜 재탕 삼탕하면서 뉴비 괴롭히는 개적도 악질이지만 호의를 포장해서 뉴비의 즐거움을 빼앗는 것도 그 못지 않은 악질입니다.

지금껏 그 호의로 흥미를 잃고 접은 뉴비가 몇이겠으며 그중에 방송을 오랬동안 했을법한 스트리머는 또 몇이겠습니까?

이런말 하면 저를 아니꼽게 보실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할 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