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을 즐기는 마음가짐.


과거 바람의 나라, 어둠의 전설 등 1세대 온라인게임 시절엔 정보가 많지 않았습니다.
선택지도 많지 않았기 때문에 MMORPG를 경험해보지 못한 많은 게이머들은 클래식이 처음이자 기준이 되었습니다.
소소한 작은 정보를 서로 공유하고, 소통하며 게임을 플레이하는 그 자체가 신선하게 다가왔을 겁니다.
하지만 이제는 너무 커버린 게이머들, 엄청난 작품들이 한 분기를 멀다 하고 쏟아지는 지금에 이르러서는 더 이상
'처음'의 설렘을 우리는 느낄 수 없습니다. 


오랜 시간 PC 앞에 앉아 분신과도 같은 캐릭터에 애정을 갖고 육성하는 맛을 즐기는 유저들이 이제 얼마나 남았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배틀그라운드, 롤, 피파온라인 등 짧은 시간안에 더 자극적인 쾌감의 경험을 중시하는 현 세태에서
라그나로크와 같은 게임들이 변화한다고 해도 지금 세대 게이머들의 눈높이를 맞춘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많은 생각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몇 시간을 들여 클라이언트를 내려받고 첫 캐릭터를 생성하여 판타지 월드에 접속하던 그 풀 내음을 생각하니 라그나로크를 플레이하는 시간이 너무 즐겁습니다. 시간당 경험치를 누가 더 많이 먹고, 어떤 아이템이 더 좋고 누가 더 낫다는 등 효율에 대한 고민을 내려놓으니, 순수히 게임을 즐기는데 큰 도움이 되더라구요.






삼 삿갓의 조우

  • 전 페이욘 마을을 좋아합니다. 배경이 녹색이라 그런지 눈이 편안하면서도, 맵이 주는 분위기가 참 좋습니다.BGM도 한몫 거들고요. 테일즈위버를 플레이하던 많은 유저들이 음악을 듣기 위해 말 그대로 접속만 했다는 말을 듣고 굳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이제는 이해가 갑니다. 마을에 캐릭터를 세워두고, PC로 다른 할 일 하러 가는 저를 보면요. 




트렌디세터

  • 이 날도 어김없이 페이욘을 떠돌다 저와 같은 의상을 걸친 분을 만났습니다. 서로 패션 센스가 있다며 칭찬하기 바빴습니다. 2018 묘르닐 F/W 트렌드는 후드와 머플러임이 틀림이 없습니다. 의상질을 멈출 수 없군요.



우리 가끔씩 오래 보자

  • 길드 회의를 가졌습니다. 사실 안건 자체가 엄청 중요해서 시간을 갖는다는 것보다 모이는 자체에 의미가 있습니다. 명절에 가족들이 모이는건 제사만을 위해서는 아니거든요. 얼굴도 보고, 그 동안의 안부도 나누고요. 관계란 그렇게 다져지는 것이 아닐까요. 다이나믹듀오가 부릅니다. 가끔식 오래 보자.



크라투라 학원 운동회 

  • 길드에서 쪼렙 캐릭터 육성을 했습니다. 부캐릭터는 혼자 키우면 지루하기도 하고 재미도 없는데 다 같이 육성을 시작하니 묘하게 즐겁습니다. 사실 라그나로크가 육성구간은 참 재밌습니다. 1-90까지 키우기만을 무한히 반복하는 길드원 분도 계십니다. 장판만 계속 까는건 의미가 없다나?



자, 고성 버스 출발합니다 

  • 매일 저녁 시간이 되면 일일 퀘스트 파티가 출발합니다. 평소엔 다 흩어져 있다가 이 시간만 되면 귀신같이 모이네요. 몬스터만 패서 레벨업 하기에는 답이 없다는 말에 처음엔 동의하지 않았는데 첫 일일 퀘스트를 완료하고 받아낸 경험치 양을 보니 절로 수긍이 되었습니다. 저는 비주류 캐릭터인 몽크라 길드가 아니면 참가하기 참 힘들었거든요. 본래 솔플만을 좋아했었는데, 이거 파티플레이도 하다보니 재미붙여서 참 괜찮네요. 




여러분을 위해 이 한 몸...

  • 우리 길드마스터, 참 고생이 많습니다. 닥치고 사냥말고는 컨텐츠라곤 전무한 상황에서 다 같이 게임을 즐기게하고자 정말 열심히 노력합니다. 라린이들 데리고 보따리 풀어서 생소한 몬스터 구경도 시켜주고, 보물찾기 같은 소소한 이벤트, 혼자선 엄두도 못 냈을 유페나, 기단, 용암등 고렙 사냥터를 최적의 발란스를 만들어내며 모두에게 이로운 결과물까지 내놓습니다. 이젠 장판을 깐 길드원들도 많고 잘 키운 캐릭터들이 많아 풀파티에서 제 역할을 분담하기에 아무 문제가 없을 정도입니다. 여기까지 길드를 끌어온 멤버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러브 판타지

  • 페이욘에서 패피들을 다시 만났습니다. 대화를 나눠보니 두 분이 커플이고 심지어 여성 분은 스무살이라고 합니다. 스무 살이 어쩌다 라그나로크를 시작했냐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참았습니다. 러브 판타지 그 자체네요 이분들에겐.



경치가 좋아서

  • 용암을 가기위해 이즈루드에서 비행정에 탑습했다가, 누군가 하늘이 참 이쁘다기에 난간에 올라 바람을 온 몸을으로 느끼던 중, 내리는 타이밍을 놓쳐 한 바퀴를 더 돌았습니다. 이 인원 중 누구도 캐치를 못한게 참 웃프네요. 진짜 구름만 보다가 메시지는 무시했습니다.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것이 틀린 말이 아닙니다. 



스치면 최소 사망

  • 이 날 용암던전을 처음 가봤는데요. 몬스터들이 때리면 많이 아프냐는 저의 질문에 아프지 않아요, 고통없이 죽습니다. 라고 아무렇지 않게 말하던 길드원의 말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고통스럽지만 다소 무난히 파밍을 하다가 앞뒤 몬스터들에게 둘러싸여 파티가 사망했습니다. 헌신을 해주던 기사가 박살나니 근딜 직업군이 나란히 눕고 원딜과 힐러들이 미처 도망가지 못하고 다 당했습니다. 전 몽크 신분을 망각하고 최전선에서 나대다가 얼마나 누웠는지 기억도 안납니다. 나중엔 용암 바닥이 침대같이 편하더군요. 



도전 1대100

  • 야심한 새벽, 프론테라 남문에서는 퀴즈대회가 열렸습니다. 영화 초성 맞추기, 스무고개, 단어낱말 맞추기등 다양한 문제들이 있었는데요. 전 하나도 맞히지 못했습니다. 분하네요. 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은 아재가 많아서 머리회전 만큼은 젊은 놈인 제가 앞설 것이라 생각했는데 여러분들을 너무 무시했습니다. 다음엔 제가 상품을 싹쓸이할거에요. 



따뜻한 시간을 당신과 함께, 묘르닐  '챌린지' 에서 

  • 소확행,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란 뜻입니다. 소확행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분들을 챌린지 길드에서는 언제나 기다립니다. 이제 게임을 시작해보려는 분이건, 이미 오랜 시간 라그나로크에 머문 분이건, 나이가 많건 적건, 플레이시간이 길건 짧건, 우리 사람들의 공통된 점은 게임을 제대로 즐기는 사람이라는 것 뿐입니다. 이 가을,  당신과 함께하길 고대합니다. 





작성자 아브람 외
묵직한주먹, Garam, 1InJa, 하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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