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은 구라비티가 싸고 쌈은 유저들끼리 하길래 안타까운 마음으로 몇 자 적어봅니다.
글이 다소 길고 가독성이 낮은 설명충 같은 글이니 안읽고 쫙 내리셔도 무방합니다.
다만 지금의 점핑 이벤트가 충분히 괜찮은데 왜들 난리냐! 라고 의문 가지신 분은 한 번 정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선 대명제를 하나 깔고 들어가보죠.
1. 게임은 유저수가 확보 되어야 매출이 확보 된다.
2. 매출이 확보 되어야 오래 서비스 가능하다.

위의 두 가지 명제에 반론이 ...설마 있을 거라곤 생각되지 않으니 바로 넘어가겠습니다.



대한민국이란 좁은 땅 덩어리에서 방학 시즌은 매우 특별합니다.
왜냐면 맨날 학교다 학원이다 시달린 청소년들+나름 시간 확보가 되어있으나 더더욱 프리해진 일상이 되어버리는 대학생들이 하루종일 키보드와 마우스로 합법적인 씨름을 할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죠.

이 시기의 게임 플레이는 그들에게 매우 특별하며, 이 때 재밌게 즐긴 경험이 비성수기(방학이 아닌 시즌)에 게임을 접속하게 되는 원동력이 됩니다.
상기 이유로 대한민국에서 겜팔이하는 대부분의 회사는 방학 시즌에 유저들을 끌어모으기 위해서 안간힘을 씁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점핑 이벤트죠. 그럼 점핑 이벤트가 뭐냐?

꾸준히 플레이해온 하드코어 플레이어들과, 그들을 기준으로 소모율을 극단적으로 낮춰둔 하이엔드 컨텐츠는 1등만을 인정하고 고집하는 대한민국 사회의 단면을 보이며 신규/복귀 유저들의 진입장벽이 됩니다.
모바일 게임 조금 해보신 분들이라면 이미 고인물이 판치는 서버보다 신규서버 가서 같이 스타트하는게 얼마나 편한지 아실 거예요? 적어도 내가 짱을 먹어야 겜할 맛이 나죠. 영원히 쩌리로 살아야 한다면 겜하기 싫으신분들 계시잖아요?



그래서 이 진입장벽을 낮출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2009년에 던전 앤 파이터에서 최초로 점핑 캐릭터라는 것을 지급하게 됩니다.
실제로 효과는 대단해서 지금은 한국에서 서비스하는 해외업체들도 아예 점핑 캐릭터 상품이라는 것을 팔기도 해요. 상시로 점핑 캐릭터를 판매하는 거죠. 실제로 매출이 발생하고 지표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그럼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고, 가장 성공받는 점핑 이벤트를 반복하기로 유명한 [던전 앤 파이터]의 사례를 보죠

1. 신규/복귀 유저가 하루 정도(만 5-6시간) 아무런 투자없이 플레이만으로 만렙을 달성하고 플레이 방법을 학습하도록 유도
2. 지급 장비는 하이엔드 컨텐츠의 바로 아랫 단계, 혹은 2단계 아래
3.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가챠 이벤트 등 동시 진행

이게 소위 국내에서 3N이라 불리는 대형 개발사들이 지금 벤치마킹하고 있는 던전 앤 파이터의 점핑 형태입니다.

그럼 점핑 이벤트로 얻는 효과를 살펴보죠.

1. DAU(일일 접속 유저) 증가
2. 게임 내 시장경제 활성화
3. 커뮤니티 활성화
4. 결론적으로 매출 증대로 이어짐

물론 만렙까지 힘들게 키웠는데 따라잡혔다는 박탈감이 들 수도 있습니다만, 올드 유저들에겐 본인이 키우지 않았던 부캐릭터의 육성을 돕는다는 효과도 있죠. 그럼 또 부캐릭터 장비도 맞춰야 하니 겜을 열심히 해야겠죠?


대략적으로 점핑 이벤트엔 이런 효과들이 있는데 구라비티가 제시한 것은...
순수 무자본으로 삼일이면 키울 수 있는 60레벨 캐릭터를 지급하고 점핑이라고 홍보한 상황입니다.

게다가 신규/복귀 유저가 1달이면 만렙을 찍을 수 있다고 홍보해두고 경험치 이벤트 기간은 [애미야 국이짜다] 수준이죠.
정말 한 달만에 만렙 찍을 수 있습니까? 게시판의 유저분 한 분이 50장 현질하고 몇만마리 잡아야 가능하다고 분석했는데, 그마저도 라이트 유저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현재 라그 제로의 운영 상황을 살펴볼게요.

1. DAU 하락(서버 하나당 5천명 수용이라고 계산할 때, 체감상 천명~2천명 사이, 노점외의 동접자 500명 미만이라 여겨집니다.)
2. 제니 시세 인플레이션
3. 커뮤니티 침체화

지금 위 상황만 보면요...똥오줌을 가릴 때가 아니예요. 그냥 퍼줘야 합니다.
괜히 큰 회사들이 방학만 되면 미친 듯이 퍼주는게 아니예요. 유저가 다 떠나면요. 여태 키운 노력과 투자금이 휴지쪼가리 되는 거예요.



게임 회사는 목표를 설정하고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저는 솔직히 구라비티가 뭘 의도하고 이번 겨울 이벤트를 준비했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어정쩡 합니다. 화끈하게 퍼주는 것도 아니고, 그리 매력적이지도 않죠.
지금 경쟁작들 다 신나게 퍼주고, 심지어 요즘 잘나가는 신규 겜도 있는데 뭘 믿고 이러는지....

라그나로크는 철저하게 추억팔이 게임입니다. 윈도우10 호환 최적화도 못맞춰서 겜하다가 수시로 멈춰서 재실행해야하는 게임이 그래픽이나 컨텐츠로 승부하는건 어불성설이죠.
그냥 00년대에 온라인 게임좀 해봤다 하신 분들이 추억으로 연어처럼 돌아오는 게임이예요.
아마 대다수가 하루에 플레이 시간이 제한된 직장인 유저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그 짧은 플레이 타임으로도 다시 흥미를 붙여줄 수 있는 이벤트를 기획해야죠...
이상적인 형태는 (구)라그 유저 붙잡기+신규 학생유저 맛보여주기로 목표설정을 했어야 합니다.

유저가 늘고, 소비가 늘면 지금의 꽉 막혀있는 시장 경제도 풀리겠죠. 당장 거래량이 늘면 여러분이 싫어하시는 [XX적]이라도 장사하러 돌아오지 않겠습니까?


그럼 마지막으로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점핑형태와 경험치 이벤트를 제시해볼게요.

1. 최소 90레벨 캐릭터 지급
2. 장비는 사막장비 수준으로 +7강 풀세트(운좋으면 9강 한두 부위 강화 가능하도록)
3. 게임 내 일일퀘스트 안내 튜토리얼 추가
4. 공식 커뮤니티에 신규/복귀 유저 육성 가이드 투척
5. 기본 경험치 증가 이벤트 기간 4주로(홍보 기사에 맞춰서 한달!)
6. 여관 버프 타임 테이블 빈도 확대

솔직히 이것도 매우매우 짭니다...짜요...던전 앤 파이터였으면 98렙 캐릭터 지급했을 겁니다...전 확신해요.
이것은 제로 시작한지 겨우 한달된 제가 체감상으로 느낀 기준으로 적은 희망사항입니다. 뭘 모르는 제로 라린이가 적은 거니 비난하셔도 좋습니다. 어떤 객관적인 지표가 기준으로 된 것이 아니며, 순수하게 저정도는 되어야 재밌게 이벤트 하겠다...싶어서 적어둔 거예요.

솔직히...저도 직장인이고 (구)라그의 연어같은 사람인데...재미는 느껴야 자금이던 시간이던 투자하지 않을까요?
90레벨 즈음...되어서 길드원하고 일일퀘스트좀 다니고 모르는 사람들하고 파티좀 하고 그러니 게임이 비로소 재밌게 느껴지더라구요. 그전엔 그닥...본섭에 비해 매력은 못느꼈었습니다.


솔직히 저도 어제 새벽 2시에 알데바란 여관에 대기타던 1인이었고...잠시나마 사람 복작거리는 것 보고 행복했습니다...
적어도 방학시즌엔 그런 모습 자주 볼 수 있었으면 하네요...

길고 영양가 없는 글 정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은 철저히 본인의 불만을 배설하기 위한 글이며 이렇게라도 써두니 후련하네요...
즐라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