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B2C 시장 입지 굳힌 AMD, 차기 먹잇감 B2B
[트렌드] B2C 마켓 6개월 연속 상승, AMD 라이젠 3세대 미소

[2020년 01월 02일] - 전 세계에서 가장 까칠하고 민감하며 집요하기에 잘 나가는 해외 브랜드조차도 혀를 내두르며 ‘장사하기 쉽지 않다’고 푸념하는 한국. 그 점에서 한국에서 인정받은 제품은 충분한 검증이 끝났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터. 글로벌 무대에서도 큰 이견 없이 질주하는 것이 하나의 공식이라는 목소리는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IT기업이 신제품이 나옴과 동시에 발 빠르게 한국에 제품을 유통하는 것의 첫째 이유라면 한국만큼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른 국가도 없는 데다가 다양한 성향이 집약된 테스트 환경도 유일하다.

동시에 제품에 관해 높은 이해도를 지닌 사용자도 드물다는 것이 핵심이다. 만약 한국이 배제된 경우라면 십중팔구 내부 테스트 결과에서 당장 해결하기 힘든 문제를 지니고 있음이 전제 조건이며, 그게 아닐 경우 사용성과 직결하지 않기에 당장 문제가 될 게 없음에 해결이 시급하지 않음에도 유독 지적하는 대상은 늘 한국이 첫 번째였다는 기존 사례 탓이다. 자칫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집단 이기주의가 불타올라 완성도까지 걸고넘어질 경우 이미지 손상은 불가피하기에 애초에 한국이라는 무대를 후순위에 두고 밖에서 포장한 이미지로 한국 시장에 론칭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게 아니면 미비한 문제점까지 보완한 차기 리버전을 내놓는 경우다. 그 점에서 시류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B2C 시장에서 지난 한 해 x86 시장은 그야말로 바람 그칠 날 없던 한해였다. 인텔과 AMD라는 두 기업의 접점이 10% 미만 수치까지 좁혀지며 점유율 부침이 유독 심했는데, AMD는 브랜드가 세상에 태동한 이래 연이은 기록 경신을 이어가며 x86 시장에서 확실히 존재감으로 인상 남겼다. 티격태격 상반기와 하반기를 서로 양보해가며 점유율을 내줬기에 지난 한 해 기준 가지고 승자와 패자를 섣불리 단정하기는 애매한 상황.


하지만 AMD의 비상한 움직임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개인 사용자 16코어 시장 포문 연
역대급 라이젠9-3950X 출시
절대 기준 고성능 라이젠5 or 7
3600부터 3800X까지 정비


AMD가 경쟁 브랜드를 상대로 순위를 뒤바꾼 것은 2019년 6월 말부터 7월 초순 무렵이다. 쇼핑 정보 서비스 다나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5월까지만 해도 62% vs 38%에 불과하던 수세가 7월로 접어들며 49% vs 51%로 역전했고 급기야 12월을 기점으로 이 차이는 44% vs 56%로 더 벌어졌다. 상반기에는 INTEL의 독무대나 다름없던 분위기가 반기를 넘어서는 하반기 초입부터 AMD가 바통을 탈환했고 분위기를 수성해 가더니 연말에는 2019년 한 해 AMD가 달성한 점유율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숫자를 달성했다.


절대 기준이던 인텔과 만년 2위에 불과하던 AMD라는 두 브랜드 사이에 절대 있을 수 없던 이변이 발생했다. 변화가 시작된 7월은 라이젠 3세대가 시장에 풀렸던 시기다. AMD의 점유율에 견인차 구실을 했던 효자 또한 라이젠 3세대가 유일하다. 라이젠이라는 코드명이 태동하던 1세대만 해도 시장에서의 여론은 AMD를 선호하는 마니아를 중심으로 형성되던 것에 지나지 않았다. 여전히 B2C 시장에서 인텔의 입지는 두터웠기에 컴퓨텍스 기간을 기점으로 공개한 3세대 제품의 성패는 5:5로 엇갈리던 상황.


하지만 제품이 시중에 풀림과 동시에 점유율이 일순간 반등했고 인텔은 AMD의 독주를 견제하지 못한 상태로 일인자에서 이인자로 밀려났다. 분명 자존심 상하는 일인 데다가 그 사건이 있은 지 무려 6개월 뒤인 12월까지 순위도 속수무책 내줬다. x86 업계 리더라는 자리에서 30년 만에 처음 밀려난 사건이 인텔 내부에 어떠한 교훈을 안겼을지는 불명확하다. 하지만 작년 12월에 열린 행사에서 인텔은 경쟁사를 상대로 맹렬히 날을 세우며 정책 변화를 감지하게 했다. 이미 AMD의 영향력 아래로 들어가 버린 B2C 시장. 튜닝이라는 시류가 더해지면서 수랭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눈요깃거리가 시장에 재미로 등극한 상태임에 불편한 기색을 표한 것.


물론 인텔이 작년 하반기 추세대로 시장을 빼앗기면서 가만히 보고 있을 가능성은 작다. 여전히 B2B 시장은 인텔의 버팀목이기에 아직 한국 내 전체 x86 시장을 보면 인텔의 입지는 두텁다. 당장 B2C보다 규모 면에서 크고 정치적으로 복잡하게 연결된 고리 탓에 느리게 변화하는 B2B 시장을 인텔은 사수하느냐 혹은 AMD는 차지하느냐가 두 브랜드 사이에 승패를 갈리게 할 기준이다. 때마침 2020년을 기점으로 인텔과 AMD 두 브랜드가 그나마 비슷한 출발 선상에서 경쟁할 구도를 정비하고 시장 변화를 예고한 상태이기에 보는 재미는 더욱더 남다를 전망이다.


인텔은 2,666MHz 클럭이던 9세대까지의 부진을 뒤로하고 10nm 공정이 도입되는 10세대부터 3,200MHz를 기본 메모리 클럭으로 속도 우위에 나설 계획이다. 라이젠 3세대는 이미 작년 6월을 기점으로 7nm 공정에서 3,200MHz 정비를 마치고 점유율 우위에 올랐고 인텔의 반격에 앞서 코어 수 경쟁까지 확고한 입지를 다져놨다. 그리고 1월부터 열리는 CES 2020을 기점으로 라이젠 4세대를 꺼내 들고 재차 반격에 나설 뜻이 점쳐지고 있다. 이미 x86 시장에서 ZEN 아키텍처로 재미를 본데다가 ZEN2로 경쟁사를 상대로 시장을 주도했고, 2020년에 한 차례 더 신제품을 선보여 B2B 무대까지 야심을 넓혀볼 여지에 새로운 주자의 필요성은 충분하다.

빼앗기느냐? 먹히느냐? 의 치열한 접점에서 두 거대 x86 브랜드의 자존심 대결은 2019년에 이어 2020에도 진행형이다. 30년 만에 만년 일인자에서 물러난 인텔이 어떠한 전략으로 경자년 새해에 반등을 꾀할지는 아직 가늠하기 힘든 상황. 분명한 거라면 작년 7월을 기점으로 AMD의 반등이 쭉 이어지고 있는 현상에 인텔의 심기가 몹시도 불편할 것이 자명한 사실이다. 그렇기에 이의 탈환에 명운을 건 움직임은 불가피하다. 그렇다고 AMD가 호락호락 자리를 내줄 리도 없다. 생산 효율에 무게를 둔 젠 아키텍처의 진화는 3세대에 접어들었음에도 여유가 넘친다. 인텔을 앞지르고 울린 6개월의 승전보가 앞으로 어떠한 점유율로 전개될 지 AMD의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