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U와 GPU를 만드는 반도체 업계 큰 별들의 ‘CES 2020’ 행보가 다르게 나타났다. 또 CES 행사의 중앙관인 라스베이거스 센트럴홀에는 4개 업체 중 어느 곳도 부스를 마련하지 않았다.

지난해 크게 성장한 AMD가 신제품을 대량 출시하며 공세를 이어간 반면, 인텔은 전시 규모만 유지하며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퀄컴은 스마트폰 시장을 겨낭한 부스를 만들지 않고 자동차 시장만 노린 둔 부스만 운영, 이 회사의 미래 선택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오랫동안 CES의 단골손님이었던 엔비디아는 올해 행사에는 불참, 이 회사의 차기 전략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

세계 최대 IT전시회인CES 2020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7일(현지시간) 개막, 10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리사 수 AMD CEO가 최대 64코어 구성의 ‘라이젠 스레드리퍼 3990X’ 제품을 들어보이는 모습. / AMD 제공
개막 전날인 6일 열린 AMD 기자간담회에는 전 세계 많은 기자들이 몰렸다. 이 자리에서 리사 수 AMD CEO는 3세대 라이젠 4000 시리즈 모바일 프로세서를 비롯해 차세대 노트북을 위한 제품군을 대거 발표했다. 출시 시기도 올 1분기로 확정했다.

AMD 라이젠 4000 시리즈 모바일 프로세서 제품군은 7나노미터(nm) 공정 및 라데온 그래픽 SOC 설계, ‘젠2’ 코어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된 고성능을 제공한다.

AMD는 추가로 라이젠 4000 모바일 프로세서, 라데온 그래픽, AMD 라데온 소프트웨어 아드레날린 2020 에디션 사용자를 위한 AMD 스마트시프트 기술을 공개했다.

AMD는 이와 함께 젠 아키텍처 기반 AMD 애슬론 3000 시리즈 모바일 프로세서 제품군도 함께 공개했다. 라데온 그래픽 탑재 AMD 애슬론 3000 시리즈 모바일 프로세서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헬로, 코타나, 일반 작업, 풀HD 스트리밍 등 기본적인 작업에 적합하다.

CPU 업계 초강자 인텔은 올해도 CEO 기조 연설과 대규모 부스를 이어갔으나, 신제품 출시 시기는 특정하지 않았다. 인텔이 이번에 공개한 신형 모바일 CPU(중앙처리장치) ‘타이거 레이크(Tiger Lake)’는 10나노(nm)+ 공정을 기반으로 그래픽 성능을 크게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인텔은 또 콘셉트 폴더블 OLED 디스플레이 폼팩터, 코드네임 ‘호스슈 벤드(Horseshoe Bend)’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접이식 터치 스크린을 장착해 12인치 노트북 크기지만, 열면 17인치 이상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다.

인텔이 인수한 모빌아이 관계자가 자율주행 택시 ‘로보택시' 개념을 발표하고 있다./류현정 기자
제품 출시 측면에서는 수세였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난해 인텔의 새 수장이 된 밥 스완(Bob Swan) CEO가 기조 무대에서 자율주행 로보택시 비전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인텔은 자율주행 솔루션 업체 모빌아이를 인수한 바 있다.

그는 "인텔의 목표는 소비자가 인공지능(AI), 5세대(G), 지능형 첨단 기술과 같은 기술 변화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며 "컴퓨팅의 모든 측면에 인텔리전스를 연결하려는 노력은 전례 없는 규모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퀄컴은 자율주행 시장 선점에 시동을 걸었다.

이번에 이 회사가 공개한 자율주행 플랫폼 ‘스냅드래곤 라이드’는 스냅드래곤 라이드 세이프티 시스템온칩(SoC), 스냅드래곤 라이드 안전 가속기 및 스냅드래곤 라이드 자율 스택 제품군으로 구성됐다. 스냅드래곤 라이드는 자율주행 및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의 복잡성을 해소하고 고성능, 전력 효율성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퀄컴은 신규 차량용 클라우드 서비스도 선보였다. 퀄컴 스냅드래곤 오토모티브 콕핏 플랫폼과 퀄컴 스냅드래곤 오토모티브 4G 및 5G 플랫폼을 통합해 커넥티드 카 서비스 형태로 제공한다.

퀄컴은 CES2020 자율주행차 칩을 전시하는 부스만 운영했다./류현정 기자
CES에서 매년 굵직한 발표를 통해 성장해온 엔비디아는 올해 행사에는 아예 참가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엔비디아가 별도 자체 행사를 통해 기술 리더십을 이어가려는 것으로 전략을 바꿨다는 관측과 게이밍을 위한 신규 모니터 제품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CES에 불참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엔비디아는 매년 미국 산호세(새너제이)에서 자체 행사인 ‘GTC’을 연다. CES 2020에 불참한 만큼 엔비디아의 GTC 2020 행보에 궁금증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