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란 덧없는 아지랑이의 날개처럼.......

 






일 년 후에는 혹은 한 달 후에는

당신은 나를 사랑하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언젠가는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겠지.

우린 또다시 고독해지고

그냥 흘러간 일 년의 세월이 있을 뿐이야.


프랑소와즈사강 / 한달후 일년후



조금 더 멀리까지 바래다줄 걸

조금 더 참고 기다려줄걸

그 밥값은 내가 냈어야 하는데

그 정도는 내가 도와줄 수 있었는데

그날 그곳에 갔어야 했는데

더 솔직하게 말했어야 했는데

그 짐을 내가 들어 줄걸

더 오래 머물면서 더 많이 이야기를 들어줄 걸

선물은 조금 더 나은 것으로 할 것

큰 후회는 포기하고 잊어버리지만

작은 후회는 늘 계속되고 늘 아픕니다.


착한 후회 / 정용철



인간이란 잊으려 하면 할수록 잊지 못하는 동물이다.

망각에는 특별한 노력 따위는 필요도 없는 것이다.

끝도없이 밀려오는 새로운 일들 따윈

거의 모두 잊어 버리고 살아간다.

잊었다는 것조차 모르는게 보통이다.

어느 때 문득,

그러고 보니 그런 일이 있었지 하고 떠올리기도 하지만

그걸 또 머리 속에 새겨두지 않으니,

기억이란 덧없는 아지랑이의 날개처럼

햇살 아래 녹아 내려 영원히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냉정과 열정사이 중



기억이란 누군가의 질문에 의해 억지로 끌어올려지는 게 아니다.

어느 기차역 카페에서 풍겨오는 샌드위치 냄새를 맡고

비슷한 냄새를 맡았던 오래전으로 돌아가는

우연한 조우 같은 것이다.

기억은 스스로 단계를 밟아나가며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불친절하게 불쑥 튀어나오고,

어떤 우연한 주제를 여는 서막일 뿐이다.

프라이팬에서 지글거리며 튀겨지는 요리가 아니라

다시 데운 음식이다.

또 다른 면에서,

누군가 물어보지 않는 상태에서의 수동적인 기억 속에서

현재의 무작위적인 조각들에 의해,

잘 알려진 마들렌 과자에 의해,

혹은 잘 알려지지 않은 쿠션의 느낌에 의해 영향을 받으며,

모든 감각을 통해 존재하고,

현재처럼 생생한 과거의 손아귀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우리는 이런 조명의 순간이 언제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다.

그저 그 일부 속에서 방황하며

잃어버린 세계를 되돌려낼 뿐이다.


알랭 드 보통 /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



살다보면 때로 잊을 날도 있겠지요.

잊지는 못하더라도 무덤덤해 질 날은 있겠지요.

그때까지 난 끊임없이 그대를 기억하고

그리워할 것입니다..

잊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안에 간직하기 위해서.


살다보면 더러 살만한 날도 있겠지요.

상처받은 이 가슴쯤이야 씻은듯이 아물 날도 있겠지요.

그때까지 난 함께했던 순간들을 샅샅이 끄집어내어

내 가슴의 멍자욱들을 키워나갈 것입니다.

그대가 그리워서가 아니라

그대를 원망해서도 아니라

그대에 대해 영영 무감각해지기 위해서.


씻은듯이 아물 날 / 이정하





























































♬ 지영선 - 가슴앓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