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름에 무색하지 않게 리빌드 이전과 이후의 트오세는 그 목적이 완전히 바뀐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리빌드 이전에는 캐릭 육성의 난이도가 높았고 초기화 기회가 적은 대신

일정 수준의 아이템을 맞추는 데 어려움이 적었고 다캐릭에 대한 실질적 이득도 있었죠 (캐릭수가 많으면 일일 축조 획득량이 늘어나는 시스템)

그리고 무엇보다 캐릭터 육성의 다양성이 엄청났기에 소위 말하는 뇌오세 후 부캐런이 주요 컨텐츠였습니다.

이는 리빌드 이후 우리가 아는 1캐릭 집중 및 아이템 맞추기 게임이 됩니다.

이렇게 바꾼 이유는 저는 다음과 같이 보는데요.

1) 밸런싱의 어려움: 리빌드 이전에는 수백만 가지 트리가 가능했지만 결국 살아남는 트리는 몇개 없었고 거기서 직업 한두개 더 바꾸는 수준이었습니다. 이걸 밸런싱한다는건 불가능했죠

2) 부캐런의 피로감 및 진입장벽: 부캐런을 하면서 캐릭은 바뀌지만 육성과정에서의 퀘스트나 동선은 그대로였기 때문에 부캐런 자체가 너무 노잼이었고 고인물들은 수십개의 부캐로 수녀원을 돌려서 축석을 뽑아낼 수 있지만 뉴비는 불가능해서 이것이 진입장벽으로 작용했죠. 그리고 고인물 입장에서도 부캐 30개씩 수녀원 돌다보면 내가 뭐하는거지 싶었고..

3) 1캐릭 선호유저의 성장한계 및 수익성: 이때 트오세는 만렙찍은 캐릭은 성장한계가 명확했고, 고강화 빨템으로도 레전드 아이템에 비빌 수 있었기 때문에 뼈빠지게 레전드 레이드 돌기보다는 즐거운 뇌오세 후 부캐런하는 사람이 많았죠. 하지만 이런 스펙향상에 대한 욕구 부재는 게임사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이후 리빌드를 통해 빌드 종류의 제한, 아이템 위주의 성장 및 밸런싱, 아츠 및 상특 추가로 인해 이제 다캐릭보다는 1캐릭에 집중하는 게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걸로 인해 트오세의 가장 강력한 장점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해요. 바로 뇌오세입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저는 과거의 장점인 부캐런과 지금의 장점인 1캐집중을 둘다 잡을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간단히 생각나는것만 대충 끄적여 보면..


1) 직업다양성 추가 및 정복자레벨 추가

- 예전 10랭크로 돌아갈 순 없으니... 전직한 3직업 및 기본직업 해서 4개중 하나를 선택해 강화해서 직업특성을 강하게 띄게 해서 다양성을 확보하고, 디아블로처럼 정복자 레벨을 추가해서 만렙 이후 성장 요소를 추가해줘서 1캐릭 육성자들도 더 할걸 줬으면 합니다.

- 정복자 레벨에 따라 상특 및 추가 스킬포인트 등의 다양한 효과 받을 수 있으나 그 성장곡선은 완만하게 하여 다캐릭 유저도 어느정도 따라갈 수 있게 하고, 특히 상특에 대한 금전적 부담은 줄이고 대신 레벨을 올려야 찍을 수 있게 했으면 좋겠네요

2) 부캐 육성과정 다양성 추가

- 라그나로크의 정신을 이어받은 트오세이지만 초기 라그나로크의 가장 큰 장점을 모두 버리고 껍데기만 배껴왔습니다. 라그나로크는 정말 다양한 맵이 있고, 맵마다 몹 타입, 속성, 공격타입등이 모두 다릅니다. 이것때문에 직업별로 거쳐가는 사냥터가 다 다릅니다. (예를 들어 화염속성 마법사는 땅속성 몬스터만 찾아다니며 파이어월-파이어볼트로 사냥, 소드맨은 고계수 배쉬를 이용해서 저체력 고렙몹 원킬~투킬사냥, 성직자는 언데드 맵 찾아다니며 힐팜사냥 등) 트오세도 속성/공격타입/종족 등을 도입하고 맵도 다양하게 많이 만들어놨지만... 이제는 챌린지할때 조차도 속성같은거 안보고 그냥 항상 가던 곳만 가죠. 이는 퀘스트 위주의 렙업과정이라 어쩔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맵선택 가능한 반복퀘 추가하고, 필드 사냥의 경험치와 보상도 늘리고, 상성이 더욱더 중요해지는 하드모드 맵 등을 만든다던지 하여 필드렙업 및 필드파밍을 되살려야 합니다.

- pvp캐릭 (cc기 중요한 맵을 만든다던가?), 성직자 캐릭, 등등 여러 다양한 직업들이 특화필드에서 사냥해서 특이한 직업 조합, 혹은 특이한 구성의 파티로 레벨업이 가능하고, 남들이 하기 힘든 파밍이 가능하다면 그 과정에서 다양한 맵에서 각각 다른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죠. 그럼 버려진 맵도 살리고 버려진 직업도 특정 컨텐츠나 맵 특화 캐릭터로 육성할 수 있게 되어, 즐거운 부캐런 및 뇌오세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네요

아이템 게임이 된건 바꿀 수 없겠지만, 요즘 뭐 레전드템 맞추고 일정수준까지 올리는데는 그리 어렵지 않으니 

현재 상황에서도 충분히 다양성만 잘 살리면 저같이 한 캐릭에 쉽게 질리는 부캐런 중독자들도 충분히 즐겁게 옛날처럼 게임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버림받고 있는 비주류 직업들도 특정 상황에서는 강력한 효율을 보이게 해주면, 그걸 부캐로라도 키우는 매니아층은 생기고, 직업 컨셉 잡기도, 밸런싱하기도 좀더 좋지 않나...합니다.

하지만 만성 인력부족인 트오세 개발진에게 이렇게 복잡하고, 많은 기획력을 필요로 하는 패치를 기대하긴 무리겠죠 ㅠㅠ

뇌오세 하는 재미로 즐겁게 부캐를 키우던 옛날 생각에 희망사항 몇개 끄적여 봤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