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학교 폭력의 원인에 대한 고찰'이란 글을 썼습니다.

 

학교 폭력에 대한 원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직접 학교 폭력의 주체인 '청소년'의 이야기는 정작 한 줄도 쓰지 못한채

그들이 처한 교육환경 이야기만 하다가 끝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직접 학교 폭력의 주체(가해자 및 피해자)인 청소년에

포커스를 두고 글을 써내려 갈까 합니다.

 

 

청소년과 성인의 차이는 곧 '자기 인식(or 자아 인식)'의 차이입니다.

성인은 자기 인식에 있어 성숙한 사람이고,

청소년은 반대로 아직 자기 인식에 미성숙한 사람입니다.

 

'자기 인식'이란 쉽게 말하면 '내가 누구고 어떤 사람인지를 아는 것' 입니다.

 

자기 인식이 서있는 사람이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스스로 낼 줄 알며,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어떤 일을 하고 싶어하고, 어떤 일을 하고 싶지 않은지

논리 정연하게 주장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자기 인식이 성숙하다는 말은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 볼 수 있다는 것과 같은 뜻입니다.

자기가 자기 자신을 바라보면서,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되고 싶어하는 모습을 투영하거나

자기의 단점이나 싫은 점은 제대로 보지 않는 것은

미성숙한 자기 인식입니다. (대표적으로 왕자병, 공주병이 미성숙한 자기인식이죠.)

 

자기 인식의 형성에 있어서  타인과의 관계는 매우 중요한 지표입니다.

좀 더 쉽게 얘기해서, '나를 알려면 나는 어떤 집단에 소속되어 있는가를 보면 된다.'

이게 중요한 지표가 된다는 것이죠.

또 하나의 지표는 타인 인식 입니다. '내가 내 주변에 있는 사람을 어떻게 인식하는가.'

그리고 '타인이 나를 어떻게 인식하는가' 요것도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청소년은 자기 인식이 완성되지 않고 형성되어가는 시기입니다.

'내가 누구고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떤 일을 하고 싶어하고, 하지 싫어하는지'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거죠. 

이 과정에서 혼란을 겪기도 하는데 자연스러운 현상이죠.

 

자기 인식이 형성되어 가면서 자연스럽게 '집단을 형성'하게 됩니다.

집단의 특성을 통해서 자기 위치를 확인하고, 자기를 인식하려고 하는 거죠.

 

성적을 기준으로  공부 잘 하는 집단, 중상위권 집단, 하위권 집단으로 나뉘고,

집안 재력이나 배경을 기준으로 나뉘기도 하고,

싸움을 잘하느냐 못하느냐를 기준으로 나뉘기도 합니다.

 

잘 놀고 멋있고 잘생긴 또래 집단에 소속되서, 나도 잘 놀고 멋있고 잘생겼다 라고 인식하고 싶어하고,

또한 집단의 특성을 강화 하기 위해서 그렇지 못한 사람을 배제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이 과정에서 집단에 소속된 구성원들 사이에서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해집니다.

(노스페이스 현상은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얼마나 자기 인식에 있어서 미성숙한가를 보여주는 한가지 사례로

볼 수 있겠습니다.)

 

예를 들어서, 집단에서 영향력이 있는 친구가 '야, 쟤 재수 없지 않냐? 저 새끼 진짜 싫다.'라고

얘기 했을 때,

자기 인식을 통해 자아 정체성이 확립된 친구라면 - '쟤가 왜? 난 괜찮던데' 라던지, '너는 쟤 싫어하는구나. 나도 쟤 별로야.' 이런 식으로 얘기하겠지요. 그러니까 저 타인을 인식함에 있어, 내가 좋다 나쁘다에 대해서 자기 내면의 기준으로

주장할 줄 안다는 거죠.

 

그런데 자기 인식이 안 선 친구라면 '집단'이 꽤 중요하게 작용하게 됩니다.

자기 자신을 인식하는데 있어서  '소속된 집단'에 매우 의존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자기 의사와는 상관 없이  그 집단에서 영향력 있는 친구의 의견을 따르게 됩니다.

'아, 그래? 나도 쟤 평소에 별로 안좋게 봤어. 나도 그래. 쟤 재수 없어.' 이렇게 대답하게 된다는 것이죠.

단순히 쟤가 싫은건 자기 내면의 기준에 의해서가 아니라,

영향력있는 친구의 주관이 자기 주관으로 전도 되버리는 것입니다.

 

여기서 '학교 폭력과 집단 따돌림(왕따)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폭력을 가하는 집단은 '힘세고 우수하고 멋진 집단'이고

따돌림을 당하는 개인 혹은 집단은 '찌질한 집단'으로 인식하기 시작 하면서,

 

가해집단과 피해집단에 속하지 않는 중간 단계의 집단들 조차,

따돌림을 당하는 쪽을 더욱 소외하게 되는 현상이 벌이집니다.

따돌림을 당하면 지속적으로 고립되게 되는 것이죠.

 

왕따 당하면 기분이 나쁘고 괴롭고 수치심이 드는 이유는, 

대다수가 자신을 '찌질하고 ㅄ같은 놈'으로 인식하는 상황에서,

본인 스스로가 '아, 나는 진짜 찌질한가? ㅄ같은 놈이 아닐까?' 하고 생각되기 때문이죠.

 

자기 인식에 있어서 굉장히 안좋은 영향이 지속되면

극단적으로 자기를 부정하게 되고, 자살까지 이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진짜 현실은... 폭력을 가하는 쪽이 정말 찌질한 새끼들이라는 겁니다.

 

왕따를 당하는 사람은 결코 찌질하지 않다!!  - 이걸 강하게 말하고 싶습니다.

 

왜 폭력을 가하는 쪽이 진짜로 찌질한 새끼냐...하면...

 

인간은 서로 평등한 존재고 서로 협력해서 살아야 한다는 고등한 생각을 하지 못한다는 거죠.

 

단순히 자기 자신을 뽐내기 위해서 상대방을 짓밟는 방법을 택한다는 건,

정말... 저등한 정신 세계를 반증하는 것입니다.

 

범죄심리학자가 말하는.... 범죄자의 폭력이 가해지고 심화되는 이유 중 하나가

피해자를 '사람'으로 보지 않고 '물건' 취급하기 때문이랍니다.

 

그러니까 학교 폭력 가해자는... 피해 학생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물건'으로 본다는 거죠.

사람 취급하지 않고 '물건'으로 본다는 건 '인간의 존엄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얘깁니다.

 

쟤도 나 처럼. 이름이 있고 가족이 있고 감정이 있고 아파할 줄 아는...

그리고 나와 평등하며, 나처럼 자유가 있으며, 나처럼 의지가 있는...

나와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모르거나, 인정하지 않거나, 무시한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폭력을 행사하는 쪽은...

자기 인식이나 타인 인식에 있어서 매우 편협하고 매우 비뚤어진....

정~말 찌질한 새끼가 맞는 겁니다.

 

결국 폭력은 자기 인식 결여에서 오는 것 입니다.

 

그러므로 왕따를 당하거나 폭력을 당하는 학생은... 결코...

그 원인이 자기에 있지 않고,

오히려 폭력을 가하는 쪽이 자기 인식에 있어서 미성숙한 찌질한 놈이다!

라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불쌍하게 보세요.

 

성숙하고 현명한 사람일 수록 어떤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서 '폭력'이라는 방법을

택하지 않습니다. 당연한 얘기 아닙니까?

 

문제는 피해 학생 역시 '자기 인식'이 올바르게 안서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 난 정말 찌질한가보다. 아~ 난 정말 ㅄ인가보다~ 그렇게

자기를 인식하게 되면서, 자기 부정, 자기 혐오에 빠질 수 있다는거죠.

 

자, 그러면 어떻게 학교 폭력을 줄 일 수 있을지 방법이 나오지 않겠습니까?

 

당연히, 청소년으로 하여금 성숙한 '자기 인식'을 할 수 있게끔 도와주면 되는 겁니다.

 

그런데, 정부 당국의 교육 조치를 보면 참... 답답하기만합니다.

청소년 아이들의 대한 진지한 고찰 없이...

정치적인 이익에만... 급급한... 모습... 진정 탁상공론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답답해 죽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