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기 전에 우리나라-한반도 전체에서 가장 추운 곳은 북한이 실효지배 중인 중강진입니다. 휴전선 이남에서 가장 추운 곳은 철원이고, 그 다음으로 추운 곳이 바로 대관령입니다.

철원은 왜 이렇게 추운걸까요?
위에 있는 철원의 지형도를 보시면 철원이 분지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여름철의 대구랑 비슷한 상황인거죠.
겨울철 북풍이 몰고 온 한기는 철원지역을 쉽게 빠져나갈 수가 없습니다. 서쪽과 남쪽은 명덕산, 광덕산때문에 막혀있고 동쪽은 그 유명한 양구-화천라인의 산악지대입니다. 북쪽에서는 계속 한기가 유입되고 있구요.
때문에 철원에 유입된 찬 공기는 빠져나갈 수가 없습니다. 더군다나 겨울에는 습도가 낮기 때문에 해가 지면 기온이 빠르게 내려갑니다. 안 그래도 차가운 공기가 더 차가워지는거죠.
그래서 철원은 추울 수 밖에 없는거구요.

여담이지만 여러분이 방송에서 접하는 철원 최저기온은 어떤 의미로는 진정한 철원의 최저기온이 아닙니다. 최저기온의 기준이 되는 철원기상대의 소재지는 철원군 갈말읍 군탄리인데 여기는 철원의 지역구분 상 신철원에 속하는 곳으로 철원에서는 그나마 나은 편에 속하거든요. 구철원이나 민통선에 있는 원철원 지역은 훨씬 추운 편이고, 기상청도 이 지역들 곳곳에 AWS라는 자동관측장비(오지게 비쌈 --)를 설치해놓고 기온을 관측하고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에는 갈말읍의 기온이 최저기온으로 나가는 이유는 세계기상기구WMO에서 정한 관측규정은 사람이 직접 관측한 기온값이 공식기온이라고 못박아두었기 때문입니다. 이때문에 방송에서 철원의 최저기온이 영하 29도라고 나온다면 민통선 안쪽은 기온이 2~5도 가량 더 낮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철원 = 추운 지역 이라는 이미지가 박히는 걸 싫어하는 지역주민의 압력도 무시할 수는 없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