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31일 동작 유세에 당명이 사라진 파란색 점퍼를 입고 등장했다. 박 후보는 전날도 당명이 적히지 않은 하늘색 점퍼를 입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인한 성난 부동산 민심에다 2030 이탈,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전셋값 논란까지 정부여당에 악재가 이어지면서 박 후보가 민주당과의 차별화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후보는 지난 25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에는 줄곧 앞면에 '더불어민주당'이 적힌 파란색 점퍼를 착용해 왔다. 캠프 관계자는 "선물 받은 점퍼로, 어떤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애초부터 정치적 구도보다는 후보 자체의 경쟁력에 초점을 맞췄고 일 잘하고 민생 챙기고 서울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후보로 승부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이슈가 사실상 재보선 정국을 송두리째 집어삼키며 민주당이 그간 선거 국면마다 활용해 온 각종 카드들이 사실상 속수무책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격히 확산했던 작년 총선에서 K-방역, 재난지원금 등의 이슈로 표심 잡기에 성공했는데 올해는 이마저도 신통치 않다. 핵심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되다 보니 국난을 극복하자는 메시지가 크게 효과가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방역은 서울시장이 다 책임질 수 있는 영역이 아니어서 메인테마가 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선거 초반 일명 '쥐어짜는 주사기'를 내세워 K-방역의 주역임을 부각했지만 본격 선거국면에 들어와서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됐지만 이미 여러 차례 재난지원금 지급이 이뤄지면서 주목도가 낮아진 탓에 선거 측면에서는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한 '문재인 마케팅'도 이번 선거에서 찾아보기 힘든 상태다. 임기 후반으로 가면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정권 출범 후 최저 수준인데다 '부동산 민심'이 이번 재보궐선거의 핵심 이슈로 떠오른 상황 때문이다.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대국민호소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선거에서 문 대통령을 홍보하는 문구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에 "이번 선거의 주된 쟁점이 부동산인 영향이 있다고 본다"며 "방역이나 재난지원금 문제가 주요쟁점이라면 대통령 이야기를 더 많이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야당이 '정권 심판'을 내세우고 나서면서 '문재인 마케팅'이 곧 야당의 심판 프레임을 강화하게 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