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조국 부부 공판에서 조민양의 친구 장씨가 "세미나에서 조민양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영상 속의 여학생은 99% 조민양이 맞다"고 증언한 것을 보고, 늦었지만 용기를 내준 것에 대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시민들이 장씨 가족을 검찰의 보복(기소)으로부터 보호해줄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당시에 오이갤에도 이런 글을 쓴 적이 있음.)


그런데 어제 장씨가 본인의 SNS에 "영상 속 여학생은 조민이 맞다"며 법정에서의 증언(99% 맞다)보다 좀 더 나아가 단정적으로 조민이 맞다고 인정하면서 죄송하다며 용서를 구하는 글을 올린 후 오이갤 댓글들의 반응을 보며, 안타까움이 생겼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장씨를 '위증죄로 처벌하자'는 댓글을 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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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사건을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장씨에 대해서 잠깐 설명을 하겠습니다.


조민양의 친구인 장씨는 소위 '조민양 스펙 품앗이' 논란에 아버지인 장교수와 함께 연루된 사람입니다.


이로 인해 장씨 가족은 10여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아 왔습니다.


검찰 말대로 '품앗이'였다면, 검찰은 조국 가족에서 씌운 혐의를 장씨 가족에게도 얼마든지 씌울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검찰은 아직까지 장씨 가족을 기소하지 않고 있습니다.


장씨 가족은 검찰에 협조하지 않으면 언제든 불이익(기소)을 당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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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정경심 교수 1심에서 장씨 아버지인 장교수가 좀 특이한 행동을 했다고 알고 있는데, 이게 무척 의미심장하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장교수는 대체적으로 정경심 교수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긴 했지만, 일부 질문에 있어서는 정교수에게 유리한 증언을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증언을 마친 후 검찰석으로 가서 검사들과 악수를 하며 '수고하셨습니다' 이런 인사를 나눴다고 합니다.


증인이 검사들과 악수를 하는 것도 이상하지만, 검사들과만 인사하고 변호인 쪽으로는 눈길조차 주지 않자 한 판사가 '왜 변호인과는 인사하지 않느냐'고 묻더랍니다.


그 때 장교수의 답변이 이랬습니다. "변호인은 적입니다"....


보통은 설사 검찰과 변호인단 중 한쪽에 치우친 증인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법정에서 대놓고 드러내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편향된 행동을 하면, 판사가 그 증인의 증언 역시 편향되었다고 의심하기 때문입니다.


그걸 모를 리 없는 장교수는 왜 대놓고 검찰과 악수하고, 변호인한테는 적이라고 했을까요?



사실 장교수의 행동에는 한 가지 더 특이한 게 있었습니다.


장교수는 검찰에서 조사 받은 후 조서에 서명할 때 "우리 가족은 검찰 조사에 성심성의껏 협조하였으니 이를 감안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런 식의 코멘트를 검찰조서에 남겼다고 합니다.


이건 누가봐도 장교수 가족에 대해서는 기소하지 말아달라는 검찰을 향한 간절한 부탁이죠.


근데 이건 너무 티나는 행동입니다.


장교수와 검찰이 부적절한 결탁을 했을 수 있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을 장교수 스스로 문서에 남긴 것과 다름 없기 때문입니다.


장교수는 왜 이런 행동들을 했을까요?



저는 장교수의 행동들에서 마치 증거를 일부러 남기는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의 검찰조사가 사실은 오염되어 있고, 법정 진술도 편향된 것이다는 흔적을 스스로 남겨놓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제 짐작일 뿐입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를 꺼내는 건 장교수 가족 역시 검찰의 조국 가족 먼지털기 수사 과정 속에 엮인 피해자고,


그들 역시 진실을 이야기하고 싶어도 이야기하기 힘든 사정이 있을 수 있다는 걸 감안해줘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장교수의 진의까지 알 수는 없겠으나, 적어도 아들인 장씨는 조국 가족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고 있습니다.


검찰이 보복할 수 있고, 위증도 문제될 수 있음에도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개된 공간에서 자신이 정경심 1심 재판에서 했던 증언들을 사실상 뒤집었습니다.


장씨를 비난하는 건 검찰이 오히려 바라는 바일 것입니다.


검찰은 장씨가 진술을 번복한 걸 후회하길 바랄 테니까요. 다른 증인들도 진술을 번복해봐야 아무도 응원해주지 않는다는 걸 목도하길 바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