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당대표 연설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전국에서 함께하기 위해서 모여주신 당원 동지 여러분. 진심으로 환영하고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 정말로 귀한 분들 많이 오셨습니다. 국회의원 분들도 많이 오셨는데, 따로 소개를 시켜드릴 수가 없어서 죄송합니다. 격려의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어려운 지역에서 힘들게 민주당의 전국정당화를 위해서 힘쓰고 계신 원외위원장님들 많이 오셨습니다. 격려 박수 부탁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지금 이곳은 역사의 현장입니다. 6월항쟁으로 군사독재를 종식시켰고, 촛불을 높이 들어 국정농단으로부터 민주공화정을 회복한 바로 그곳입니다.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임을, 이 나라의 진정한 주인이 국민임을 선포하고 증명했던 바로 그 역사의 현장입니다. 여러분! 오늘 우리는 국가는 왜 존재하는가를 묻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공정한 질서를 유지하고, 국민의 더 나은 삶을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바로 국가의 역할입니다. 더 평등하고, 더 자유로운 나라,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드는 것이 바로 그것이 국가의 역할 아닙니까, 여러분!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그 어떤 정치인도 결코 국민 위에 군림하는 지배자일 수는 없습니다. 국민에게 잠시 권력을 위임받은, 국민을 위해 일하는, 국민에게 고용된 일꾼, 공복일 뿐입니다, 여러분! 국가가 국민입니다. 국민이 곧 국가입니다. 국가는 오로지 국민을 위해서 존재해야 하고 국가권력은 오로지 국민을 위해서만 사용되어야 합니다. 동의하십니까, 여러분! 우리 국민들은 산업화와 민주화의 그 고개를 넘어서서 위대한 역사의 성공을 써왔습니다.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10대 경제강국이 됐고, 높은 시민의식으로 세계 사회에 없는 무혈 혁명을 통해서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민주국가가 되었습니다. 김구가 꿈꾸었던 문화강국을 이루었고, 김대중이 꿈꾸었던 평화의 나라를 만들었습니다. 노무현이 꿈꾸었던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었고, 문재.인이 꿈꾼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왔습니다.

이제 우리는 소수 강자들의 횡포를 억제하고 다수의 약자들을 보듬어서 모두가 함께 사는 대동세상을 향해 나아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것이 바로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의 소명입니다. 여러분께 묻겠습니다. 윤석열 정권 출범 9개월이 지난 지금 우리 사회는 과연 단 한 발자국이라도 앞으로 나아갔습니까? 우리 국민들에게 꿈과 비전을 만들어주고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전진은커녕 그 짧은 시간에 상상 못할 퇴행과 퇴보가 이루어졌습니다.

평화가 위기입니다. 북한의 무도한 도발에 강대강 대결, 전쟁불사 같은 말폭탄으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평화롭던 휴전선에 대결의 기운이 감돌고 전쟁의 위기가 일상이 되었습니다. 국지전이라도 벌어져서 내 아들이 혹시 전쟁터에서 죽어가지 않을까, 내 삶의 터전이 파괴되지 않을까, 많은 사람이 걱정하게 됐습니다. 국가안보나 국민의 안전보다는 정권의 안전과 안보를 더 중시하는 윤석열 정권의 무능함과 무책임과 무대책 때문이 아닙니까, 여러분!
전쟁에서 싸워 이기는 것은 하책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대량 파괴가 이루어진 다음에 이기는 것이 무슨 큰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것도 충분하지 않습니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 상태를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바로 상책 아닙니까, 여러분!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안보능력이고 평화야말로 최고의 안보인 것을 동의하십니까!

국민의 피와 목숨을 바쳐 만든 민주주의도 위기에 처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지수가 1년 만에 8단계나 떨어졌다고 합니다. 정치가 아니라 전쟁을 하고, 상대를 죽이려는 정치보복에 국가역량을 낭비하는 바람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추락했습니다. 유신독재 정권이 몰락한 자리에 검사독재 정권이 다시 똬리를 틀고 있습니다. 유신 사무관 대신에 검사들이 국가 요직을 차지하고 군인의 총칼 대신에 검사들의 영장이 국민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정치의 자리를 폭력적 지배가 차지했습니다. 질식하는 민주주의를 우리가 나서서 지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여러분!

민생도 위기입니다. 난방비 폭탄이 날아들고 있습니다. 전기요금이 오르고 교통비도 오릅니다. 대출금 이자도 오르고 시장의 무값, 배춧값, 호박값도 오르고 점심값도 천정부지인데, 유독 우리 국민들의 일자리는 줄어들고 월급봉투는 얇아지고 있습니다. 국민은 허리가 부러질 지경인데, 은행과 정유사들은 잭팟을 터트리고 수익 나누는 파티를 즐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권은 무얼 하고 있습니까. 재정이 부족하다고 서민 지원 예산을 삭감하고 공공요금을 올리고 있지 않습니까. 재정이 부족하다면서 부자들 세금은 대체 왜 그렇게 열심히 깎아주는 것입니까, 여러분! 양극화와 불평등이 모든 사회문제의 근원입니다. 너도 알고 나도 알고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인데, 윤석열 정권만 모르고 있습니까. 아니면 알고도 모른척하고 있는 것입니까, 여러분! 여러분께 묻겠습니다. 이게 공정합니까! 이게 상식입니까, 여러분! 가장 불공정하고 가장 몰상식한 정권이 바로 윤석열 독재정권 아닙니까, 여러분!

가장 심각한 것은 경제 위기입니다. 기후 위기를 맞아 전 세계가 탄소문명을 넘어서서 재생에너지 중심의 생태문명사회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대전환의 시대입니다. 격동의 시기, 지금이야말로 결단하고 투자하고 미래를 준비할 때입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권은 탄소문명시대로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모두가 탈출하는 과거를 향해서 역주행을 하고 있습니다. 문명의 대전환기에는 낙오의 위험을 감수하는 추격자가 아니라 무한한 기회를 누리는 선도자의 길을 찾아가야 합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이 능력입니다. 없는 길을 만드는 것이 바로 정치인 아닙니까, 여러분!
모든 영역에서 우리 사회가 퇴보하고 수많은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생각하고 또 생각해 봅니다. 각자도생을 강요하지 않고 우리가 이웃을 살피는 공동체였다면, 신림동의 반지하 세 모녀는 살아있었을 것입니다. 국가가 책임을 다했다면, 이태원의 10월 29일은 평범한 일상으로 기억되었을 것입니다. 국민의 고통에 조금 더 민감했다면, 국민의 신음 소리는 더 작아졌을 것입니다. 정치가 살아있었다면, 그 어려움 속에서도 절망이 아닌 희망을 꿈꿀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저의 부족함 때문이었습니다. 패장인데, 전쟁에 졌는데, 삼족을 멸하지 않는 것만도 다행으로 생각하라는 조언 아닌 조언을 위로 삼겠습니다. 국민의 피눈물에, 그 고통에 비한다면 제가 겪는 어려움이 무슨 대수겠습니까, 여러분! 역사적 소명을 뼈에 새기겠습니다. 어떠한 핍박도 의연하게 맞서고 국민이 부여한 책임을 잊지 않겠습니다. 대열의 맨 앞을 굳건하게 지키고, 힘내라는 여러분에게 제가 힘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만들어왔고, 이 나라를 책임져야 할 민주당과 함께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적 소명과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여러분!
윤석열 검사독재 정권에 경고합니다. 이재명을 짓밟아도, 민생을 짓밟지는 마십시오! 국민을 아프게 하지 마십시오! 이재명을 부숴도 민주주의를 훼손하지 마십시오! 나라의 미래를 망치지는 마십시오! 국민도 나라도 정권도 불행해지는 길, 몰락한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갔던 길을 선택하지 마십시오. 국민의 처절한 심판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 나온다. 대한민국 헌법 1조를 다시 되새겨봅니다. 한겨울에 집을 나서 촛불을 들고 우리가 꿈꾸던 세상이 있습니다. 모든 국민이 안전하고 전쟁의 위협이 사라진 평화로운 나라. 맞습니까, 여러분! 공정한 기회 속에 노력한 만큼 보상이 이루어지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 맞습니까, 여러분!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고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은 나라. 국민이 주권자로 존중받고 국민이 스스로 통치하는 민주공화국. 맞습니까, 여러분!

반드시 만들어내야 할 이 나라의 미래 모습입니다. 우리가 꼭 만들어야 하는 나라. 나부터 용기를 내고 실천하고 행동하며 우리가 작은 차이를 넘어서서 힘을 합치면, 우리가 원하는 그런 나라 반드시 만들 수 있다는 것에 동의하십니까, 여러분! 용기는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을 이기는 의지다, 세상을 집어삼킬 것 같은 저 거대한 강물도 빗방울 하나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국민이 맡긴 역사적 소명을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이뤄내겠습니다, 여러분!

위대한 국민을 믿고 꿈을 잃지 않고 이 나라를 걱정하는 국민들과 함께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당원 동지 그리고 지지자, 국민들과 함께 용기를 내서 반드시 이겨내겠습니다. 민주당을 사랑합니다. 대한민국을 사랑합니다. 국민을 사랑합니다. 이 나라의 미래를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