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 할머니에게 맡겨져있을때

할머니는 시골에서 나를 키우기위해 공사장에서 일하는 인부들에게 밥을 차려주는 일종의 식당일을 하셨다.

사람들은 소위 우리집을 '점빵' 이라고 불렀고 난 점빵집 손자였다
 
인부들이 많이 오지 않을때 그들은 늘 10첩반상을 차리시는 할머니를 배려해서 라면과 김치만을 요구했고

할머니는 라면을 끓이실때 늘 사진처럼 계란 2개를 풀어주셨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계란을 냄비에 바로 투하 하는것이 아니라 밥그릇에 계란을 젓가락으로 5-6번 휘저어 대충 풀어놓고 면이 어느정도 퍼지면 냄비 중간에 공간을 만들어 그곳에 투하한다.

그렇게하면 계란이 계란찜처럼 포슬포슬하게 일어나는데 이것이 정말 맛있다.

면을 다 먹고 밥을 말면 계란의 진가가 발휘된다.

밥알 사이사이에 구수한 계란이 그 존재감을 발휘한다.

그렇게 국물까지 다 먹고나면 이마엔 어느새 이슬같은 땀방울이 맽혀있다.

깔끔한 맛을 좋아하는 먹자들도 있겠지만 나는 이 구수한 추억의 라면을 도 좋아한다.

이렇게 라면을 끓여먹을때면 어느새 할머니와의 추억으로 머릿속이 가득 차기 때문이다.